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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함 ‘문재인 효과’에 지역여론 왜곡
민주 광주·전남 예비후보 19명 중 15명 靑 직함 사용...지지율 최대 8~10%P 높아
변별력 떨어지고 유권자 혼란...민주당, 사용 논의 찬반 팽팽
2020년 01월 29일(수) 00:00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포함된 경력을 대표 직함으로 쓰는 광주·전남지역 후보가 크게 늘면서 “지역 여론이 왜곡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 등 호남 지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대를 넘나들고 있어, 문 대통령 관련 직함을 사용하는 후보의 지지율도 덩달아 높게 나온다는 분석 때문이다.

후보의 역량과 정치력 등과는 별개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경력 포함여부 만으로도 후보 간 지지율이 달라지면서 ‘광주·전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호칭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28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예비 후보자들은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각종 경력을 대표 직함으로 사용하거나 최근 대표 직함을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로 대거 교체했다.

실제, 이날 현재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로 등록된 19명의 민주당 후보자들 중 무려 15명이 문재인 대통령 관련 호칭을 대표 직함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역구별로 살펴보면 ▲동남갑 서정성·윤영덕·이정희·최영호(이하 가나다순) ▲동남을 김해경·이병훈 ▲서구을 고삼석·양향자 ▲북구갑 조오섭 ▲북구을 전진숙 ▲광산갑 이석형·이용빈 ▲광산을 김성진·민형배·박시종 예비후보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청와대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문 대통령 재임 기간에 정부 부처에서 근무한 경력을 ‘0000(문재인 대통령 임명)’ 등으로 표기해 간접적으로 ‘문재인 효과’를 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 관련 직함을 쓰지 않았던 일부 예비후보들도 기존의 직함을 버리고 문재인 관련 직함을 선관위에 대표 직함으로 교체하고 있다.

광주지역 한 예비후보자의 경우 기초단체장 직함과 문재인 대통령 직함으로 각각 여론조사를 한 결과 많게는 8~10%포인트 가량 지지율 차이가 나자 최근엔 문재인 대통령 직함만을 사용하고 있다. 또 광역단체의 부단체장을 역임한 다른 예비후보도 같은 이유로 부단체장 직함 대신 문재인 대통령 직함을 여론조사에 쓰고 있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 직함 자체가 광주지역 선거 판세를 크게 흔들고 있어 유권자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너도나도 문재인 대통령 직함을 사용함으로써 후보들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지고, 지역의 역량 있는 후보들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없지 않다”며 “선관위의 직함 등록 규정을 정비해 광주·전남만이라도 특정 직함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당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관련 경력을 사용하느냐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 측에서는 정치 신인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본선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관련 경력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후보 본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지지율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선 자체를 왜곡시킨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