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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애환의 역사 웹 만화로 알려요”
[일제강점기 한센인 이야기 웹 만화 제작 이재훈 애니그라프 대표]
지역문화산업연구센터 지원 사업 선정 2년째 연재 중
연내 5·18 40주년 웹툰 공개…“지역史 킬러콘텐츠 만들고 파”
2020년 01월 23일(목) 00:00
일제강점기 시절 소외된 한센인들의 고통으로 얼룩진 삶을 조명하고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웹 만화 사이트에서 연재 중인 웹툰 ‘어린 사슴의 밤’을 제작한 콘텐츠 제작사 애니그라프(대표 이재훈)다.

‘어린 사슴의 밤’은 이재훈(38) 애니그라프 대표가 글을 쓰고 동 회사 소속 김성진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연재를 시작했으며, 총 45회까지 게시될 예정이다.

웹툰은 지난해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진행한 ‘2019년 지역문화산업연구센터(CRC)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됐다. 지역의 전통·역사적 상징성이 담긴 소재로 웹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업으로, 이 대표는 총 6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대표는 웹툰을 “일제시대 고흥 소록도로 쫓겨난 채 핍박받았던 한센인 환우들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스토리”라고 설명했다.

“취재 중 주민 한 분이 소록도 곳곳을 소개시켜 주며 ‘감기 걸린 이를 ‘감기인’이라 하지 않듯이, ‘한센인’이라는 표현 자체가 우리를 소외시키는 표현이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았어요. 고립된 채 고통받았던 소록도 주민들의 삶을 최대한 녹여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대표는 웹툰을 통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삶의 가치, 인간 존엄성을 지켜내며 희망을 찾아가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한다.

줄거리는 실제 인물과 가상 인물, 사실과 상상이 뒤섞인 팩션(팩트+픽션)으로 짜여졌다.

출산을 앞둔 인애(가상인물)는 가족에게 버려져 소록도에 오게 된다. 아기를 낳지 못하게 하는 소록도 내에서 인애는 환우들의 도움으로 출산에 성공한다. 하지만 광복 직후 소록도 학살 사건이 일어나고, 인애의 아이는 우여곡절 끝에 소록도를 탈출해 ‘소록도 천사 간호사’ 마리안느·마가렛에게 보고 들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한센인 이춘상이 소록도 강제 노역으로 악명 높았던 스오 원장을 처단한 일 등 실제 사건을 스토리에 섞었습니다. 가족에게 버려진 이야기, 일본의 ‘우생학’에 기반한 차별 등 애환도 담았어요.”조선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과 석사를 졸업하고 동 학과 외래교수로 출강 중인 이 대표는 지난 2012년 애니그라프를 설립했다. 4명의 전문 작가와 함께 웹툰,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멀티미디어 등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이 대표는 광주·전남지역 소재로 ‘성공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주 목표다. 그 말처럼 애니그라프는 정율성거리 일러스트 지도, 무안 창포마을 홍보 만화, 고흥 설화 웹툰 등 우리 지역을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해 왔다. 최근에는 5·18 40주년을 맞아 책 ‘녹두서점의 오월’을 VR웹툰으로 제작했으며, 올해 안에 공개할 예정이다.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재미있고 경쟁력 있는 지역 스토리가 많습니다. 이를 브랜드화하고 글로컬 콘텐츠, 킬러 콘텐츠로 제작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