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본량마을 모듬북 놀이패 ‘여명’
“모듬북은 활력소…마을 풍물패 만들어 전통 이어갈 것”
50~60대 여성 농부 10여명 참여
공연으로 소외된 농촌에 활기
사물놀이·난타 접목 다양한 연주
축제 현장·재능기부 등 활동
소외계층·독거노인 반찬봉사도
50~60대 여성 농부 10여명 참여
공연으로 소외된 농촌에 활기
사물놀이·난타 접목 다양한 연주
축제 현장·재능기부 등 활동
소외계층·독거노인 반찬봉사도
![]() ‘여명’ 회원들이 지난 21일 광주시 광산구 본량동 ‘더하기센터’에서 모듬북 연습에 앞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마을 풍물패를 다시 만들어 명절때마다 북과 꽹과리를 신명나게 치고 공연하는 것이 꿈입니다.”
설 연휴를 앞둔 21일 오후 8시30분 광주시 광산구 본량동 ‘더하기센터’ 2층 대강당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본량동 모듬북(여러 가지 크기의 북을 모아 놓은 것) 놀이패 ‘여명’ 팀의 신명나는 북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쿵쿵쿵’. 풍물 강사의 능숙한 지휘 아래에 회원들의 거침없는 춤사위도 펼쳐졌다.
회원들은 북을 앞에 두고 칼군무를 연상시키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광주시 광산구 본량동 마을 여성 농부들이 모여 만든 모듬북 공연팀 ‘여명(회장 양순)’은 침체한 농촌마을에 북 공연으로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논과 하우스에서 땀 흘리던 이들은 밤이면 북을 치는 행위예술가로 거듭난다.
양순(여·61) 여명 회장은 “회원 모두가 똘똘 뭉쳐 농사 일 바쁜 농번기에도 밤잠을 아껴가며 연습에 매진해 이웃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며 “사물놀이와 난타를 접목한 다양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명’은 지난 2014년 10월 광산구 본량동 주민자치 프로그램 신설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본량동에서 농사를 짓는 50∼60대 주부회원 10여 명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원주민들과 공기 좋은 본량동으로 귀농한 이주민들이 섞여 있는 덕분에 그 흔한 ‘원주민-귀농인’간 갈등도 사라진 지 오래라고 한다.
이들은 낮에는 벼, 배추, 콩, 참깨 농사 등 고된 일을 ‘본업’으로 삼다가 밤에는 모듬북 공연을 펼친다.
주요 퍼포먼스는 사물놀이를 활용한 모듬북 공연으로 장윤정의 ‘트위스트’, 민요 ‘찔레꽃’ 등에 맞춰 연주를 선보인다.
농촌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모듬북 공연을 접하기 전까지 ‘문화’란 단어는 낯선 존재였다.
매일 집안 일과 농사 일로 반복되는 삶에 지쳐 있던 이들에게 어느 날 찾아온 모듬북은 스트레스 해소책이자 숨을 돌릴 수 있게 해주는 존재가 됐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모여 단체 연습을 하고, 연습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회원들은 수시로 ‘광산구 더하기센터’를 찾아가 개별 연습을 한다.
7년전 본량동으로 귀농한 김기숙(여·67)씨도 모듬북에 매료돼 4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몸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북을 신나게 치다 보면 모두 해소된다”며 “농삿일을 할 때도 어느 순간 손은 모듬북 연습을 하고 있다. 모듬북 때문에 새로운 활력소를 얻었다”고 말했다.
여명의 풍물 강사로 활동중인 이미옥(여·59) 강사는 “20여 년간 풍물강사 활동을 했지만 여명 팀처럼 독특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팀은 처음 본다”며 “이들은 취미로 북을 배우는 일반 도시민과 달리 상호 소통을 통해 음악을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농촌 마을에서 협동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여명은 북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본량동 마을 주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도 맡고 있다.
지난 2015년 ‘본량동 정월대보름 한마당’에서 데뷔한 여명은 ‘광산구 우리밀 축제’ 공연을 비롯한 더하기 축제, 사회단체 한마당, 지역 초·중·고 동문회, 마을 동사무소, 농협, 송년회 등에서 재능기부 공연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들은 시간나는대로 소외계층과 독거노인에게 밑반찬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양 회장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본량동에서는 풍물패 공연이 활발히 진행됐지만 지금은 사라졌다”며 “우리 여명회원들이 아버지·어머니 세대에서 끝난 마을의 전통을 다시 이어받아 풍물패 공연을 이어가는 등 사라진 전통문화를 계승하는데도 앞장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설 연휴를 앞둔 21일 오후 8시30분 광주시 광산구 본량동 ‘더하기센터’ 2층 대강당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본량동 모듬북(여러 가지 크기의 북을 모아 놓은 것) 놀이패 ‘여명’ 팀의 신명나는 북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쿵쿵쿵’. 풍물 강사의 능숙한 지휘 아래에 회원들의 거침없는 춤사위도 펼쳐졌다.
![]() '제 2회 도농 더하기축제’에서 ‘여명’ 회원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여명 제공> |
논과 하우스에서 땀 흘리던 이들은 밤이면 북을 치는 행위예술가로 거듭난다.
양순(여·61) 여명 회장은 “회원 모두가 똘똘 뭉쳐 농사 일 바쁜 농번기에도 밤잠을 아껴가며 연습에 매진해 이웃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며 “사물놀이와 난타를 접목한 다양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낮에는 벼, 배추, 콩, 참깨 농사 등 고된 일을 ‘본업’으로 삼다가 밤에는 모듬북 공연을 펼친다.
주요 퍼포먼스는 사물놀이를 활용한 모듬북 공연으로 장윤정의 ‘트위스트’, 민요 ‘찔레꽃’ 등에 맞춰 연주를 선보인다.
농촌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모듬북 공연을 접하기 전까지 ‘문화’란 단어는 낯선 존재였다.
매일 집안 일과 농사 일로 반복되는 삶에 지쳐 있던 이들에게 어느 날 찾아온 모듬북은 스트레스 해소책이자 숨을 돌릴 수 있게 해주는 존재가 됐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모여 단체 연습을 하고, 연습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회원들은 수시로 ‘광산구 더하기센터’를 찾아가 개별 연습을 한다.
7년전 본량동으로 귀농한 김기숙(여·67)씨도 모듬북에 매료돼 4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몸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북을 신나게 치다 보면 모두 해소된다”며 “농삿일을 할 때도 어느 순간 손은 모듬북 연습을 하고 있다. 모듬북 때문에 새로운 활력소를 얻었다”고 말했다.
여명의 풍물 강사로 활동중인 이미옥(여·59) 강사는 “20여 년간 풍물강사 활동을 했지만 여명 팀처럼 독특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팀은 처음 본다”며 “이들은 취미로 북을 배우는 일반 도시민과 달리 상호 소통을 통해 음악을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농촌 마을에서 협동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여명은 북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본량동 마을 주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도 맡고 있다.
![]() 여명 회원들이 풍물패 의상을 곱게 차려입고 흥겨운 농악가락 아래 모듬북 공연을 펼치며 관객들의 흥을 돋우고 있다. <여명 제공> |
이들은 시간나는대로 소외계층과 독거노인에게 밑반찬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양 회장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본량동에서는 풍물패 공연이 활발히 진행됐지만 지금은 사라졌다”며 “우리 여명회원들이 아버지·어머니 세대에서 끝난 마을의 전통을 다시 이어받아 풍물패 공연을 이어가는 등 사라진 전통문화를 계승하는데도 앞장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