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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심은 모두의 이익으로 돌아온다
보살핌의 인문학
달라이 라마 등 지음· 이창신 옮김
2019년 12월 13일(금) 04:50
현대사회는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사회다. 그러다보니 경쟁에서 낙오돼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경쟁이 심할수록 그 반대편에 있는 가치 또한 중요하다. 어떤이들은 이를 ‘보살핌’이라고 한다. 연민과 연계되는 보살핌은 약자를 아우르고 힘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달라이 라마와 세계 최고 지성 19인이 모여 ‘힘’과 ‘보살핌’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뇌과학, 심리학, 생태학, 인류학, 경제학 등 최고 지성들이 나눈 희망의 대화가 ‘보살핌의 인문학’으로 출간됐다. 책은 ‘마음과 삶 연구소’가 도덕적 책임과 연민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콘퍼런스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이들 대화의 핵심은 ‘보살핌의 가치’에 있다. 대화의 주제는 흥미로우면서도 다채롭다. 예를 들면 이렇다. ‘공감과 위로 능력이 탁월한 침팬지가 어떻게 우두머리가 되는가’, ‘보살핌 노동은 사회적으로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가’, ‘예술은 어떻게 인간을 보살피는가’ 등이다.

무엇보다 보살핌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연민’과 ‘공감’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공감은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감정 상태를 느끼는 것이지만 지나친 감정이입은 ‘감정 고통’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그에 반해 ‘연민’은 타인을 염려하고 사랑하되,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연민의 상태에서 발현되는 행위가 보살핌이며, 타인을 보살피고 ‘힘’을 지혜롭게 사용하려는 이들이 알아야 하는 특성이다.

“인간이든 침패지든, 우두머리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바로 독재자와 좋은 지도자입니다. 좋은 지도자는 약자를 보호하고 위로를 잘합니다. 제 연구에서 그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우두머리는 암수를 통틀어 위로를 가장 많이 합니다.”

일반적으로 동물 세계의 우두머리는 가장 힘이 센 개체가 우두머리가 된다. 아니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작은 수컷이 무리를 지배하기도 한다. 동물행동학자 프란스 드 발 박사 연구에 따르면 우두머리 첫 번째 조건은 이렇다. 무리를 보살피고 침팬지들 간 싸움을 중재하며 고통받는 동료를 위로할 줄 아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갖춘 이를 ‘분쟁 조정과 위로의 달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인간과 침팬지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그것은 인간은 타인에게 아기를 맡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인류학자 세라 블래퍼 허디 박사에 따르면 침팬지 어미는 출산 후 여러 달 동안 새끼를 품에서 놓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아기를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안도록 허락하기도 하고 부탁한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인간은 ‘타인의 도움’이 아기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을 인식한다. 보살핌을 받으면 다양한 관점을 통합하는 능력이 높아지고 타인에게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협력하는가.

“연민과 자애를 포함한 보살핌이라는 동기에서 보면 사람들은 물질적 보상을 받지 않아도 이익을 내놓습니다. 이것이 이타심의 본질입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서로 연결됩니다.”

경제학자 데니스 스노우 박사는 ‘보살핌의 경제학’을 제시한다. 인간은 힘과 보살핌 뿐 아니라 많은 동기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다. 특히 인간은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을 토대로 선택을 하는데 그로 인해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지속적인 정신 훈련은 이타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주요 종교의 메시지는 바로 ‘사랑’이다. 혹여 종교가 사회적 갈등과 연계돼 있다면 종교 체제나 전통을 수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김영사·1만5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