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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광주 아파트 재개발
시공사 선정 과정 금품 고소·브랜드업체 시공사 도용 등 잇단 잡음
탈·불법 난립시민 피해 우려…“사업 초기 적극적 행정 개입” 지적
2019년 12월 11일(수) 04:50
광주 도심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 재개발 사업들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개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뿌렸다는 내용의 고소가 접수되는가 하면 시공사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유명 브랜드 업체가 시공사에 선정된 것처럼 상표를 무단 사용하거나 홍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파트 재개발 사업은 시민들의 재산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자치단체들은 정상적인 재개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사업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행정 개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광주북부경찰과 광주시 북구 풍향구역 재개발조합측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9일 포스코건설 측이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금품을 돌린 정황 등 10여 건이 있다며 북부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조합측은 포스코건설 측 직원들이 총회 2일 전 현금 100만~230만원 상당 또는 고기로 바꿀 수 있는 수십만 원권의 정육상품권, 의류 등을 시공사 선정 대가로 조합원들에게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러한 증거로 ‘다른 사람에게 (금품전달 사실을) 알리면 큰일 난다’는 내용이 담긴 전화통화 녹취와 돈 봉투를 주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 의류 구매 영수증 등의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측은 “고소 내용은 사실이 아닌 조합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경찰 고소 접수증을 분쟁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우선 고소인을 불러 조사를 진행한 뒤, 피고소인 신분으로 포스코건설 측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고소장 제출 사건은 현 조합 임원진과 시공사간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측에서 현 조합장 등 임원진을 교체하려하자, 조합측에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조합 측은 일단 오는 26일 포스코건설 시공사 선정 취소 등을 안건으로 임시 총회를 개최하고, 추후 다른 업체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광주시 광산구 한 주택조합은 시공사 협의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확정된 것처럼 홍보해 논란이 되고 있다.

건설사 측은 주택조합 측이 시공계약 체결까지 상표나 건설사 이름을 조합원 모집 광고에 쓰지 않기로 한 양해각서 내용을 어겼다며, 약속 위반을 이유로 지난달 27일 광산구 지역주택조합에 양해각서 해제를 통보했다.

동구에선 아파트 재개발을 추진 중인 모 지역주택조합이 아무런 협의나 동의 없이 포스코건설의 상표를 내걸고 조합원을 모집했다가 소송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건설사측은 심각한 상표 무단사용이라고 판단해 소송 등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광주 곳곳에서 포스코가 지역주택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가짜 뉴스가 떠돌고 있다”며 “조합 가입을 결정할 때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을 도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포스코측이 지난 2004년 봉선동에 건설한 아파트의 높은 인기 때문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아파트 재개발 사업으로 시민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자치단체에선 재개발 조합측이 시공사 선정부터 모든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나서기는 힘들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재개발 사업이 시비와 불법으로 얼룩지고 있는데,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어 불탈법 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업계 한 전문가는 “지자체가 재발사업 자체를 컨트롤하기 힘들겠지만, 조합원 모집·시공사 선정 등 진행 과정에서 법률적 자문 등을 통해 시민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