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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장남 다시 사죄 전두환도 회개해야
2019년 12월 09일(월) 04:50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 씨가 다시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직접 사죄의 말을 전했다. 지난 8월 투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을 대신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오월 영령들에게 사죄한 지 석 달여 만이다.

오월어머니집 등에 따르면 재헌 씨는 엊그제 80년 5월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여성들의 쉼터인 광주시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했다. 그는 5·18 당시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에게 반드시 사죄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곳을 찾았다고 했다. 방명록에는 “(5·18의) 아픔과 희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주는 터전이 됐다”고 적었다.

재헌 씨는 이어 정현애 이사장 등 오월어머니집 관계자들과 대화를 통해 “병석에 계신 아버님을 대신해 찾아왔다”며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신군부의 책임을 부정하고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던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과 관련해 “개정판을 낼지 상의해 봐야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 측의 이 같은 잇단 사죄 행보는 5·18과 자신은 관계가 없다며 사과는커녕 적반하장의 태도로 공분을 사고 있는 전두환과 대조된다. 하지만 진정한 사죄는 당사자의 죄에 대한 고백과 참회로부터 시작된다. 유족들이 재헌 씨를 만난 자리에서 “사죄를 하려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명확히 밝히고 증언이든 자료 제공이든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동을 보여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5·18 40주년을 앞두고 당시 보안사의 사진첩과 문건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발포 명령자 등 5·18의 핵심 의혹을 밝히는 것부터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사죄의 진정성을 인정받고 가해자와 피해자 간 극적 화해를 이뤄낼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차제에 전두환의 회개와 사죄도 다시 한 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