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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포유건축 대표] 광주 도시역사관을 전일빌딩에
2019년 11월 13일(수) 04:50
역사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해석의 차이와 지혜를 얻는 수준의 높낮이는 다를 수 있지만 역사적 사실은 변하지 않는 기록이고 기억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이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는 점은 변함없다. 변하지 않는 과거 역사적 사실이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 것인지는 각자 자신의 함량에 달려있다. 개인이든, 지역이든, 국가든 다 그렇다.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 과정,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역사적 사실의 성찰을 통해 지혜를 얻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한다.

현재의 우리가 우리네 삶의 터전인 도시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얻을 공간을 가지고 있는가? 광주의 미래 도시 모습을 상상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신창동 선사 시대 유적, 고려 시대 읍성 흔적을 보면 광주의 오랜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이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다.

아주 오랜 역사는 박물관에 있다고 치고, 최소한 광주가 전라남도 관찰부로 된 1896년 전후부터 시작하여 일제 강점기, 미군정, 산업화, 도시화, 전남도청의 남악신도시 이전을 포함하여 현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50년을 상상할 수 있는 그런 광주의 도시역사관이 없다. 어디서 도시에 대한 지혜를 얻을 것인가?

‘광주광역시가 세종시 다음으로 아파트가 많다. 고층 아파트가 문제다. 도시 관광 문화 자원이 없다. 경쟁력이 부족하다.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 등등…. 문제점은 잘 나열하지만 지속적인 지혜를 얻고, 공유하고, 공감하며 도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해 나갈 인재 육성과 이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보이질 않는다. 집약된 공간이 있어야 그나마 지속적인 교류와 실천의 가능성도 좀 더 높아지고, 광주 사람들의 삶의 장소에 대한 상상력과 지혜를 얻는 보물 창고가 될 것이다.

옛 전일빌딩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곳에는 헬기 탄흔 전시관과 남도 관광 홍보관을 비롯하여 여러 기능의 공간으로 채워진다. 11층 옥상 공간은 광주 구도심은 물론 무등산 조망이 아주 좋은 곳으로 도심 여행의 시작점이자 마무리할 지점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이 건물에 모 은행 소유의 공간이 있다. 금남로변 코너 부분 3개 층에 바닥 면적 약 1800㎡정도다. 현재는 비어 있고 추후 용도는 모르겠다. 이곳을 주목해 본다. 옛 전일빌딩은 이미 광주의 문화 자산이 되어 있는데, 아직까지 사기업의 지분을 매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이곳을 매입해야 한다. 만약 광주도시공사가 2011년에 전일빌딩을 매입하지 않고 개인 사업자에게 매각되었다면 지금쯤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행이 보존되어 문화 유산으로 재생되고 있고, 모 은행 소유의 공간이 남아 있다는 것은 다시 광주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곳을 광주 도시역사관으로 꾸몄으면 한다. 옛 전일빌딩은 광주 도시 역사와 현대사에서 빠질 수 없는 건물이며 역사적 장소에 자리하고 있기에 더욱 더 의미와 가치가 있다.

현재 광주광역시에서 수백 억, 수천 억 사업이 여럿 진행되고 있다. 민간 영역에서도 여기저기 재개발,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그 방향을 잘못 잡았다면 예산 대비 효과는 아주 미비할 것이고, 어떤 것들은 이 지역 후손들에게 부채로 남을 수도 있다. 이런 누를 줄이기 위한 지혜는 광주 도시역사관에서 찾도록 해야 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보면서 축적된 역사 속에서 지식과 지혜를 얻게 하고, 지역적인 한계를 지리적 장점으로 만들 창의적 발상 공간이 되게 해야 한다. 경쟁력 있는 도시만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그 도시 수준이 현재 모습으로 되기까지 얼마나 선조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는지를 거울 삼아 지금부터라도 후손들이 현재의 우리에게 감사할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예산이 허락된다면 규모 있게 장소를 정하고 신축하여 전시 및 각종 문화 공간 등이 포함된 복합 도시역사관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전일빌딩 일부 남은 공간을 매입하여 적극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