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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문화를 품다] <12>프랑크푸르트 시립중앙도서관
세살 아이 독서 습관 들이고 예순 어르신 컴퓨터 배우고 시민 평생학습장 딱이네
2018년 10월 18일(목) 00:00
프랑크푸르트 도서관의 마스코트인 ‘북 트럭’.
독일의 대문호 괴테를 배출한 프랑크푸르트(Frankfurt)는 국제적인 책도시로 유명하다.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전 세계 도서저작권의 25%가 거래되는 세계 최대의 도서시장이다. 특히 인구 70만 명의 도시이지만 중앙도서관, 음악도서관, 어린이·청소년 도서관, 18개의 시립도서관 분관, 학교 도서관 100개 등 독서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이런 풍부한 문화적 소프트웨어를 통해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지식사회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프랑크푸르트 시립중앙도서관(프랑크푸르트 도서관)은 18개의 분관을 거느린 대표 도서관이다. 괴테 생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지리적 접근성은 시민 뿐 아니라 프랑크푸르트를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프랑크푸르트 도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1층 로비 중앙에 자리한 붉은 조형물에 시선이 꽂힌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도서관 2층의 천장에 닿을 정도다. 깔끔한 화이트 톤의 천장에는 노랑, 빨강의 원형 조명이 설치돼 도서관이라기 보다는 세련된 분위기의 문화센터에 온 듯 하다.

대형 조형물 앞에는 소형 리어카를 떠올리게 하는 여러 개의 북트럭이 옹기 종기 놓여 있다. 도서관을 찾은 방문객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북트럭에 진열된 책들을 들춰보는라 시간 가는줄 모른다. 다른 도서관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프랑크푸르트 도서관만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프랑크푸르트 도서관은 옛 은행건물을 리모델링해 2007년 개관했다. 프랑크푸르트를 대표하는 공공 도서관 답게 총 70여 만 권의 도서에서부터 잡지, 신문, 비디오 및 오디오 자료, 음악 컬렉션(희귀악보, 레코드, CD), 전자책, 전자기록물 등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1층에는 정기간행물실, 소설류가 비치된 자료실이 들어서 있고 2층은 비소설 자료실· 노트북석· 스터디룸이, 지하 1층은 음악·외국어 자료실, 청소년 자료실, 컴퓨터실, 세미나실로 꾸며져 있다. 특히 지하층 한켠에는 은행금고시설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18개의 시립도서관 분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프랑크푸르트 도서관은 시민들의 평생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07년 옛 은행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프랑크푸르트 도서관.




지난 2007년 옛 은행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프랑크푸르트 도서관.








프랑크푸르트 도서관은 국제도시로서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로 유명하다. 전체 인구 가운데 약 30%가 18개 이상의 국가에서 온 다문화 도시인 만큼 다양한 언어의 자료를 다수 소장하고 있다. 회원증이 없는 외국인도 자유롭게 다국어 간행물(신문·잡지)을 열람할 수 있게 문턱을 낮췄다.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분관, 일반 성인층을 위한 분관, 음악자료를 위한 분관 등 계층과 자료유형에 따라 섹션별로 구분돼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60대 이상 시니어들을 겨낭한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직장에서 은퇴한 퇴직자들을 도서관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문학, 여행, 사진, 건축 등을 주제로 한 문화강좌에서 부터 정보화 시대의 미디어 활용능력을 키워주는 특화된 교육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도서관을 둘러 보면 열람실,컴퓨터 활용실, 세미나실 등에서 ‘열공’중인 어르신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처럼 프랑크푸르트의 커리큘럼은 시민들의 생애주기에 맞춘 평생학습에 맞춰져 있다. ‘책읽는 도시’를 모토로 어린 시절부터 책읽는 즐거움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에서부터 일선학교와 연계한 ‘학교도서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여가활용과 미디어 활용 교육까지 다양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독서클럽’은 도서관의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독서전문가와 문인들이 지도하는 교육강좌에서 부터 글쓰기 강좌까지 미래의 독서애호가를 길러내는 산실이 되고 있다.

또한 일선 초·중·고 100개 학교와 연계한 ‘학교 도서관’도 빼놓을 수 없는 도서관의 간판 콘텐츠다. 전문도서를 배치한 일부 학교를 제외하면 상당수의 학교 도서관이 자원봉사자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도서관의 사서들을 학교에 파견해 도서관 이용교육을 실시한다. 이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미래 공공도서관의 주요 고객으로 길러내기 위한 일종의 ‘장기투자’라 할 수 있다.

‘찾아가는 도서관’ 역시 프랑크푸르트 도서관의 공공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도서관 이용을 문화복지의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추세에 맞춰 하루 수차례 시내 30 곳을 순회하는 이동도서관 버스를 운행한다.

이와함께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테마의 문화행사는 도서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루 평균 7000여 명, 일년에 150여 만명이 찾는 도서관(연 자료 대출 276만 건)은 콘서트, 작가와의 대화, 마술쇼, 미술치료, 벼룩시장, 동화구연 등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의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기간에는 주빈국의 작가들을 선정해 분야별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외국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독일어 강좌는 물론 매년 프랑크푸르트 시와 공동으로 ‘책 읽어주는 날’ ‘뮤직 페스티벌’ 등 130 여개의 다문화행사를 개최한다.

/프랑크푸르트=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