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청년창업 모델을 찾아서 <11> 독일 베를린혁신센터(IZ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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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청년창업 모델을 찾아서 <11> 독일 베를린혁신센터(IZBM)
청년창업가들의 든든한 후원자 … 세계의 인재들이 몰려온다
2017년 11월 27일(월) 00:00
독일 베를린 아들러스호프 내에 위치한 베를린혁신센터. 이곳은 독일을 넘어 전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청년들이 창업한 뒤 입주해 안정적인 지원을 받으며 사업을 성장시켜나가고 있다. 베를린혁신센터 현관에는 입주해 지원받고 있는 스타트업의 명패가 붙어 있다.(사진 오른쪽)
“아들러스호프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던 곳이죠. 저희 회사는 이 곳에 입주한 것만으로도 영광이자 국제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베를린의 첨단과학단지 아들러스호프 내에 위치한 베를린혁신센터(IZBM:Innovations-Zentrum Berlin Managemanagement)에 입주한 중국출신 룬장씨는 “현재 이곳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와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올해 여름 중국을 떠나 독일 베를린혁신센터의 스타트업 ‘MEINERGY’에서 일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각국 기업에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공급하는 회사다. 공장 내에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자가발전 시스템 등을 설치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아들러스호프와 베를린혁신센터에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연구와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중국의 기업과 스타트업들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게 룬장씨의 설명이다.

아들러스호프는 청년창업가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도 하고 있었다. 단지 조성 때부터 ‘혁신 및 비즈니스인큐베이션센터’(IGZ:Innovations-und GrunderZentrum)를 만들고 기술개발과 협력, 자금조달 등에 도움을 줬다. 여기에 1994년에는 해외진출을 꿈꾸는 창업가를 돕기 위한 ‘국제비즈니스인큐베이터’(OWZ:Internationales Grunderzentrum)도 설립했다.

본격적으로 창업가에 대한 인큐베이팅을 시작한 것은 무려 20년 전인 지난 1997년이다. 혁신 및 비즈니스인큐베이션센터와 국제비즈니스인큐베이터가 합작해 베를린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베를린혁신센터가 문을 열게 됐다.

베를린혁신센터는 지역 내 모든 스타트업의 지원을 맡고 있다. 특히, 지역 대학들과 연계해 대학생들의 창업을 돕는 것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들러스호프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훔볼트대학부터 베를린자유대 창업센터, 베를린예술대·베를린공대, 베를린자유대 등 4개 대학과 연계해 인큐베이팅을 지원한다.

졸업을 앞두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싶은 대학생들은 각 대학 내에 있는 창업센터의 지원을 받은 뒤 사업계획을 세운다. 1년 동안 대학에서는 정부가 출자한 자금으로 기자재를 지원하고, 무엇보다 창업초기 수익이 보장되지 않은 청년들에게 생활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매년 각 대학마다 평균 20∼30개 스타트업에 탄생하고 있다.

지원받는 금액도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우선 결혼하지 않은 미혼자는 매달 260만원(1800유로) 상당을 지원받고, 기혼자는 최고 340만원(2700유로)까지 받는다.

청년들이 창업에 나서면서 가장 큰 두려움은 ‘자금’이다. 이 자금에는 사업자금 외에도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비가 포함된다. 독일에서는 청년들이 생활비 걱정으로 창업시 집중력이 분산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공동창업자도 모두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더 큰 장점은 그동안 지원을 받은 뒤 당장 성과를 거두지 못했어도 지원금에 대한 상환의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베를린혁신센터는 지역 출신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서 청년창업가들이 모여들고 있다.

남미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에서 젊은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처럼 세계 청년들이 모여들면서 독일 내 스타트업 기업들은 자연스레 해외친출에 나설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고, 독일은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을 수도인 베를린에 모여들게 할 수 있었다.

광주에서 베를린혁신센터와 비슷한 청년창업 지원제도를 보자면 지난해 문을 연 ‘아이플렉스(I-Plex) 광주’가 있다. 광주의 대표적인 창업지원시설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지역산업을 혁신한다’는 의미의 I-Plex광주는 총 222억원이 투입돼 광주시 동구 동명동 옛 광주교육과학원 부지에 대지면적 5992㎡로 본관 6층과 별관 2층으로 건립됐다.

본관 1층과 2층, 별관 1층이 청년창업 지원 공간으로 창업카페, 시제품제작실, 제품전시실, 회의실 유망스타트업 입주공간인 청년창업지원센터 등이 들어서있다. 창업카페(스타트업 빌)는 별관 1층에 위치한 카페형 창업지원 공간으로 별도의 사무실이 없는 창업 준비자들이 업무를 보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제품제작실에는 3D프린터, 레이저커터 등 시제품 제작 장비를 구축해 아이디어의 실제 모형화를 통해 사업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했고, 제품전시실은 지역 청년창업가의 독창적인 제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유망 스타트업 입주공간인 ‘광주청년창업지원센터’는 공모를 통해 유망 청년창업가에게 최장 2년간 업무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현재 이곳에는 코어기술을 보유한 IT·생명·디자인 등 12개 유망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는 상태다.

다행인 것은 광주시가 입주기업들에게 공간 무상임대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연구기관 및 유관기관들을 연계한 기술·사업화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제 막 문을 열었지만 입주 기업들 중에는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수상팀,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자 등 우수한 아이템을 보유한 청년들도 많다.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밸리 조성이 마무리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입주도 현실화되면 ‘한국판 베를린혁신센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독일 베를린=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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