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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중국 매각 안 된다
2017년 07월 05일(수) 00:00
최재호 편집부국장 경제부장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싼 산업은행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간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은 매각의 1차 걸림돌인 상표권 문제를 풀기 위해 박 회장을 압박한다. 하지만 우선매수권 행사 포기로 한발 물러났던 박 회장은 상표권 사용 불허로 반전을 모색하며 요지부동이다. 이에 맞서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과 경영권 및 우선매수권 박탈을 경고하는 등 으름장을 놓으며 박 회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채권단의 의지다. 채권단은 최근 채권단 안을 박삼구 회장이 거절할 경우 특단의 조치를 운운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호남 대표적 기업인 금호타이어에 대한 정치권이나 재계 및 지역의 여론이나 배려는 안중에도 없다.

정치권은 물론 재계는 채권단의 이러한 강경 일변도의 행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매각 금액보다 지역 경제와 일자리 문제 등 국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매각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한 셈이다.

광주·전남권 정치권이나 경제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절차적 부당성, 고용 안정 문제, 기술 해외 유출, 더블스타의 재무건전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여론을 무시하고 불합리한 매각을 밀어붙이고 있어 이를 염려하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것은 또다시 중국에 국가 기간산업을 넘기는 것이어서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시장점유율 30%의 업체로 기술력이 뛰어난 알짜 기업이자 방산업체다. 이런 기업을 중국에 넘기는 것은 한국 타이어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음을 채권단은 명심해야 한다.

물론 구조조정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산업은행의 딱한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대우조선, STX해양조선,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3조6411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는데 199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새 주인 찾아 주기마저 실패하면 산은이 더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채권 회수가 지연되고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산은에 직격탄이 될 수 될 수 있어 조기 매각하려는 성급함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 앞가림만 하려는 산업은행은 최근 핵심기술 보유 기업 지키기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 기업에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혀 왔다. 자국의 첨단설비와 기술을 경쟁국에 넘길 수 없다는 이유다.

이처럼 인수합병 시장에서 인수 기업의 국적을 중요시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면서 일관되게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팔아야 한다는 산은의 입장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중국은 사드 보복으로 한국기업들을 전방위로 배제하고 있다.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과 수입 제한 등으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괴롭히는데 산은은 중국기업에 팔지 못해 안달을 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금호타이어가 보유해 온 900여 개의 핵심기술 유출 우려부터 해소하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 더블스타가 인수할 능력이 있는지 인수 이후 제대로 성장시킬 역량이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매출 규모가 금호타이어의 5분의1 수준인 더블스타가 과연 금호타이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느냐는 기본적 질문에도 묵묵부답이다. 더욱이 더블스타는 인수대금 9550억 원 가운데 나머지 부족한 7200억여 원을 중국 금융권에서 대출받겠다고 밝혔다. 연간 이자만 수백억 원에 달해 은행돈으로 인수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

일본 정부와 은행은 도시바를 팔면서 기술 보호와 기업 국적을 중시했지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중국에 매각만이 최선이라는 주장이니 일본과는 너무나도 비교된다. 따라서 금호타이어 매각은 방산기술 유출을 막으면서 한국기업이 경영권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

특히 더블스타에 매각이 성사됐을 경우 중국이 우리의 알짜 기술만 쏙 빼먹고 버리게 된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묻고 싶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 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이런 일에 앞장서서 매각을 부르짖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또한 더블스타의 인수컨소시엄은 허용하고 박삼구 회장은 배격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박 회장은 개인 돈으로 인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는 것은 사실상 박 회장을 배제하려는 태도다. 특히 그동안 박삼구 회장과 원만한 협조 관계를 구축해 왔던 산은이 금호타이어 인수 문제에서 유독 편향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산업경쟁력이라는 중요한 요소를 외면하고 원금 회수라는 자기 앞가림과 원론적 명제에 몰입해 있는 것은 아닌지, 산업은행은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