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연극 산증인 ‘토박이’ 동명동에 새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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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연극 산증인 ‘토박이’ 동명동에 새 둥지
15일 민들레 소극장 개관 잔치
박효선 전집 출판기념회도 열려
12∼22일 오월극 ‘모란꽃’ 무대
2016년 10월 13일(목) 00:00
광주 동명동에 새롭게 문을 연 극단 ‘토박이’의 민들레 소극장 로비에는 고(故) 박효선을 기억하는 작은 갤러리가 마련돼 있다.
‘모란꽃’, ‘청실홍실’, ‘금희의 오월’은 ‘5월 3부작’으로 불린다. 모두, 항상 세상과 당당히 마주하며 시대를 노래했던 ‘오월광대’ 고(故) 박효선(1954∼1998)의 작품들이다.

1970년대부터 20년 넘게 광주를 지켜온 문화운동가이자 연극운동가였던 그는 황석영 등과 함께 지역문화운동을 시작했으며 윤상원 열사와 들불야학을 꾸려갔다. 1979년 전남대 연극반, 탈춤반 후배들을 이끌고 극회 ‘광대’를 창단한 그는 1980년 단원들과 항쟁에 참여, 홍보와 투사회보 제작 등을 맡았고 항쟁지도부 홍부부장으로 활동했다.

박씨의 많은 희곡 작품들은 그가 창단한 극단 ‘토박이’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왔고 1989년 전남대 정문에 문을 열었던 ‘민들레 소극장’은 그 전진 기지였다. 지난 1995년 궁동 예술의 거리로 옮겨온 민들레 소극장은 끊임없이 오월극을 올리며 열정을 이어갔지만 열악한 극장 여건이 아쉽기는 했다.

올해 광주시 동구 동명동 전남여고 뒷편에 3·4층 공간을 얻은 단원들은 수개월에 걸쳐 직접 공사를 진행했고 15일 민들레 소극장 이전 개관 잔치를 연다. 새로운 공간에서 오월극을 꾸준히 올림과 동시에 많은 이웃들과 함께 더 많은 홀씨를 뿌리겠다는 각오를 함께 담은 행사다.

이날은 또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박효선 전집 출판 기념회’도 함께 마련하며 개관 기념작으로 ‘모란꽃’을 무대에 올린다.

12일 ‘모란꽃’ 첫 공연을 앞둔 4층 공연장은 쾌적한 관람 환경이 눈에 띄었다. 긴 벤치 형태로 양쪽에 마련된 150석의 좌석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예전 극장은 천장이 낮아 관람객의 시야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공연장은 층고가 높아 무대에 집중하기 좋아졌다.

3층 로비는 토박이와 박효선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작은 갤러리로 꾸몄다. ‘금희의 오월’, ‘가물치 왕자’ 등 공연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고 박효선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도 판넬도 전시했다. 또 토박이와 박효선 관련 영상을 상영할 대형 TV와 서가도 마련해 3층과 4층 사이 계단에도 갤러리를 꾸밀 예정이다.

같은 날 극장에서는 황광우씨를 중심으로 한 박효선 전집 출간 위원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제작한 ‘박효선 전집’(전 3권)’ 출판기념회도 갖는다.

1권에는 황광우의 글 ‘박효선의 고뇌’와 ‘금희의 오월’, ‘청실홍실’ ‘그들은 잠수함을 탔다’ 등 오월극, 마정화의 평론글 ‘빚으로 만들어낸 빛의 세계’가 실렸다. 2권에는 ‘시대극’이라는 타이틀로, 세상과 항상 마주했던 박효선의 작품들을 실었다. ‘함평 고구마’, ‘김삿갓 광주 방랑기’, ‘부미방’, ‘딸들아 일어나라’ 등이다. 또 소설가 임철우의 ‘친구를 추억함’, 오월 연극으로 토박이와 인연을 맺은 오수성 교수의 ‘연극에 미친 사람 박효선님’ 등의 글과 박씨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일기와 수기를 담았다.

3권은 그를 추억하는 이들의 글이다. 김명곤·리명한·김영학·박문옥·임동확·조진태의 글과 함께 토박이 단원들의 ‘무대 위에 핀 민들레, 그대 가는가’를 만날 수 있다.

연극 ‘모란꽃’은 개관식보다 앞서 12일부터 22일(수∼금 오후 7시, 토 오후 3시) 민들레 소극장에서 이전 기념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임해정씨를 비롯해 박정운·김수현·박유정·박세훈·송은정씨가 출연하며 연출은 박정운, 무대미술은 허달용씨가 맡았다. 티켓 가격 1만원. 문의 062-222-6280.

/글·사진=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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