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이주현씨 교내 조류 생태지도 완성 ‘눈길’
  전체메뉴
전남대 이주현씨 교내 조류 생태지도 완성 ‘눈길’
참새는 용지·까치는 대운동장
2013년 11월 15일(금) 00:00
“참새는 용지에, 까치는 대운동장에, 꾀꼬리는 홍도(중앙도서관) 주변에 많이 삽니다.”

새에 미친 한 대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캠퍼스에 서식하는 모든 새들을 관찰해 생태지도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학생은 평소는 물론 군복무 휴가중에도 캠퍼스 곳곳에서 새들을 관찰해 이를 서식지·종별, 개체수로 구분한 지도를 완성했다.

전남대 생명과학기술학부 3학년 이주현(22)씨는 어린 시절 순천만 인근에서 산 덕택에 새를 좋아했다. 탐조활동이 취미였던 이씨는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얼마나 다양한 새들이 살고 있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 조류 관찰을 시작했다.

2012년 한해 동안 이 군이 발견한 새는 8목 23과 45종으로 텃새 24종, 여름철새 8종, 나그네새 7종, 겨울철새 6종이다.

이 중 참새, 직박구리, 까치, 붉은머리오목눈이, 멧비둘기와 같은 도시형 조류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으며 원앙·울새·노랑딱새·큰유리새·흰눈썹황금새·꾀꼬리 등 천연기념물과 도시에서 보기 드문 조류들도 찾았다.

이 군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대학 캠퍼스에 생각보다 다양한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었다”며 “이는 전남대의 생태환경이 그만큼 건강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류들의 주요 서식지도 꼼꼼하게 관찰했다. 농업생명과학대학 4호관 앞, 사회과학대학 인근 수풀, 인공호수 용지 주변, 정보전산원 옆 동산 등 캠퍼스 내에서도 녹지가 많은 곳에 새들이 모여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1년 간의 관찰내용을 종합해 분석하고, 전남대 생물학과 성하철 교수의 도움을 받아 논문과 지도를 완성해 지난 10월 열린 제7회 국제철새심포지엄과 한국조류학회에 이를 발표해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우선 이씨는 아직 조류학 전공을 시작하지 않은 학부 학생임에도 새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1000만㎡가 넘는 거대한 캠퍼스에서 조그마한 조류들을 관찰해 생태지도를 완성한 그의 열정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조류 전문가이자 이 논문을 지도한 성하철 교수는 “새의 작은 발자국을 쫓고, 작은 숨소리까지도 귀담아 듣는 이씨의 새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다”며 “그 마음이 좋은 연구로 이어졌고, 조류들의 귀한 생명과 생태계를 지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채희종기자 chae@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