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기후’ 세계 인류의 역사를 지배한다
‘날씨가 바꾼 익사이팅 세계사’ 반기성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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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성 미래보고서는 가장 먼저 핵전쟁이 벌어질 나라로 인도와 파키스탄을 꼽는다. 지구 온난화로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버리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다. 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규모 기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핵전쟁이 인종이나 종교 갈등이 아닌 기후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올 여름 최악의 폭염이 맹위를 떨쳤다. 연일 지속되는 더위와 열대야로 전력대란 직전까지 이르렀다. 기상이변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닌 현상이 되었다. 한국형 스콜(Squall)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기후 변화의 진폭이 크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다. 기상이변은 전 지구적인 현상이다. 러시아 시베리아는 지난 겨울 수은주가 영하 50도까지 떨어졌고 동사자가 속출했다. 지구 반대편 호주에서는 4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120년 만의 극심한 폭염으로 200여 곳에서 산불이 났다.
아프리카에서는 기후 변화로 내전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초지의 부족으로 식량 생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비단 이런 사태가 아프리카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에도 동남아에도 중남미에도 식량 부족으로 내전이 빈발한다.
기후산업 연구소 반기성 소장이 ‘날씨가 바꾼 익사이팅 세계사’를 펴냈다. 제목 그대로 역사적 사실 이면에 숨겨진 날씨의 비밀을 파헤친다. 저자는 날씨와 기후라는 관점으로 문명과 전쟁, 역사를 들여다본다.
일단, 저자가 근거로 삼고 있는 기후와 날씨는 크게 두 영역으로 분류된다. 전자가 문명을 변화시키는 요인이라면 후자는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원인이라는 거다.
마야 문명이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대가뭄으로 멸망했다. 고대 에티오피아 지역에 근거한 악숨 왕국도 극심한 가뭄 탓에 소멸되었다. 앙코르와트의 문명이 우림 속에 파묻혀버린 것도 아카드 제국이 멸망한 것도 동일한 이유 때문이었다.
소빙하기 때 그린란드에 살던 바이킹은 멸족되었으나 변화에 적응한 이누이트족은 살아남았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술래이만 1세의 헝가리 정복과 프레베자 해전은 날씨가 승패를 결정했다. 나폴레옹이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짙은 안개 덕분이었다.
그와 달리 고대 그리스를 침공한 페르시아군은 강한 폭풍과 이상 조류로 패배했다. 십자군은 더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이슬람군에 대패했다.
우리나라 전쟁사를 보더라도 날씨는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고려를 위협하던 부여는 한랭한 기후로 무너졌고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는 얼어붙은 압록강 덕분에 진격이 가능했다.
이렇듯 기후와 날씨는 한 국가의 존립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해수온도가 상승하고 해수면이 올라가면 북극곰은 슬프다. 그러나 돌고래와 알바트로스는 신난다. 돌고래는 바닷물이 더워지면 활동범위가 넓어지고 알바트로스는 강해진 바람 덕분에 쉽게 날아 먹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와 기후 변화는 대책이 없는 민족에게는 엄청난 위기이다. 그러나 잘 준비하고 적응하는 민족에게는 엄청난 기회일 수도 있다.”
〈플래닛미디어·1만8000원〉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다. 기상이변은 전 지구적인 현상이다. 러시아 시베리아는 지난 겨울 수은주가 영하 50도까지 떨어졌고 동사자가 속출했다. 지구 반대편 호주에서는 4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120년 만의 극심한 폭염으로 200여 곳에서 산불이 났다.
아프리카에서는 기후 변화로 내전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초지의 부족으로 식량 생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비단 이런 사태가 아프리카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에도 동남아에도 중남미에도 식량 부족으로 내전이 빈발한다.
일단, 저자가 근거로 삼고 있는 기후와 날씨는 크게 두 영역으로 분류된다. 전자가 문명을 변화시키는 요인이라면 후자는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원인이라는 거다.
마야 문명이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대가뭄으로 멸망했다. 고대 에티오피아 지역에 근거한 악숨 왕국도 극심한 가뭄 탓에 소멸되었다. 앙코르와트의 문명이 우림 속에 파묻혀버린 것도 아카드 제국이 멸망한 것도 동일한 이유 때문이었다.
소빙하기 때 그린란드에 살던 바이킹은 멸족되었으나 변화에 적응한 이누이트족은 살아남았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술래이만 1세의 헝가리 정복과 프레베자 해전은 날씨가 승패를 결정했다. 나폴레옹이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짙은 안개 덕분이었다.
그와 달리 고대 그리스를 침공한 페르시아군은 강한 폭풍과 이상 조류로 패배했다. 십자군은 더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이슬람군에 대패했다.
우리나라 전쟁사를 보더라도 날씨는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고려를 위협하던 부여는 한랭한 기후로 무너졌고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는 얼어붙은 압록강 덕분에 진격이 가능했다.
이렇듯 기후와 날씨는 한 국가의 존립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해수온도가 상승하고 해수면이 올라가면 북극곰은 슬프다. 그러나 돌고래와 알바트로스는 신난다. 돌고래는 바닷물이 더워지면 활동범위가 넓어지고 알바트로스는 강해진 바람 덕분에 쉽게 날아 먹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와 기후 변화는 대책이 없는 민족에게는 엄청난 위기이다. 그러나 잘 준비하고 적응하는 민족에게는 엄청난 기회일 수도 있다.”
〈플래닛미디어·1만8000원〉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