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건축으로 조명하는 ‘아시아’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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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건축으로 조명하는 ‘아시아’ 건축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EAA SO?, 존홍·최춘웅 엮음
2026년 01월 23일(금) 00:20
튀르키예의 건축사무소 SO?가 버려진 수영장을 개조해 공공을 위한 ‘물 없는 수영장’으로 바꾼 공간. <공간서가 제공>






건축사무소 EAA가 참여한 프로젝트 이스탄불의 산카클라 모스크의 모습. <공간서가 제공>






해외 건축가들을 초청해 강연을 비롯해 출판을 하는 시리즈가 있다. 지난 2016년 서울대 전봉희 교수가 동문 김정식 기부금을 토대로 설립했다. 바로 서울대-목천 강연이다.

강연 시리즈는 지난 2017년 스페인의 저명한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를 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는 프로그램을 아시아로 눈을 돌려 “지역적 맥락에 뿌리를 두면서도 세계적 담론에 참여하는” 이들을 주목했다. 중국 건축가 리우지아쿤, 베트남의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의 강연을 계기로 각각의 작품집을 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세 번째 작품집은 튀르키예 건축가에 초점을 맞췄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이 아니라 건축사무소다.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EAA, SO?가 주인공이다. 특히 건축사무소에 물음표가 붙은 SO?는 그 자체로 흥미를 유발한다.

책을 엮고 기획한 이들은 건축가 겸 서울대 교수인 존홍, 최춘웅이다. 존 교수는 디자인 랩 ‘프로젝트: 아키텍쳐’를 대표하는 건축가이며 ALA 건축상을 15회 받았고 대표작들이 베니스비엔날레 등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최춘웅은 광주비엔날레(2008년), 서울미디어아트 비엔날레(2010)에서 공간 디자이너로 활동했으며 ‘플레이타임’(문화역서울284, 2012) 등 전시에 참여했다.

책 제목의 일부이자 건축사무소인 EAA는 런던과 이스탄불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도시 마스터플랜 외에도 공항, 주거, 문화공간 등 폭넓은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2010년 에디르네의 이페콜 직물공장으로 아가 칸 건축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7년에 설립된 SO?는 로마 국립21세기미술관에 로스트 베리어를 비롯해 2024년 대구에 파빌리온을 설치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작업을 했다. 이들의 작업은 국제적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목천 강연에서 두 건축사무소를 초청한 것은 차이보다는 서로 공유하는 감각에 중점을 뒀다. 오늘의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절박함을 두 곳 모두 인식하고 있다.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은 절박함 가운데서도 나름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엠레 아롤랏 EAA 대표는 ‘맥락의 세부 사항을 추적해 반대 의견과 타협하기’라는 주제의 에세이에서 박물관 호텔 안타키아와 이스탄불 회화 및 조각 박물관 프로젝트를 거론한다. 박물관 호텔 안타키아는 로마시대의 큰 도시 가운데 하나인 안티오키아 중심에 자리한다. EAA는 당시 기술자문위 위원 요청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들의 지향은 “박물관 호텔 안타키아가 위치한 주변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동시에 그 맥락이 지닌 잠재력과 기회를 누리는 것”이었다. 이 같은 모든 구조적 특징들로 인해 “이스탄불 회화 및 조각 박물관은 도시의 문화적 풍경 속에서 새롭고 독특하며 활기찬 중심지”로 부상하게 했다.

세빈제 바이라크 SO? 공동대표(MEF대학교 부교수)는 ‘주인공이 아닌 건축’을 주제로 한 글에서 플로리아 아타튀르크숲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치 지형과 맞물려 2000년대 이후 수영장과 빌라 건설을 위해 숲의 일부가 폐쇄됐고 이후 수영장은 방치돼 있다시피 했다. SO?는 공공을 위한 강당으로 개조하자는 의견을 냈고 오래된 타일, 개폐식 지붕 등 가능한 요소를 남겨뒀다.

“유아용 수영장은 흙을 채워 겨울 정원으로” 바꾸고 수영장 기계실도 무대 뒤로 빼 대기실로 바꿨다. 수영장에 있으면 마치 역사적인 공간에 있는 느낌을 환기한다. 지붕이 열려 있어 수영장에서는 새 주인인 갈매기들의 울음소리와 타일 위로 떨어지는 물소리가 정교하게 조응하는 효과를 발한다.

건축사무소에 물음표를 붙인 이유에 대한 글도 수록돼 있다. 강예린 서울대 교수는 ‘어떻게 건축사무소의 이름에 물음표가 붙었을까?’에서 SO?의 견해를 언급한다. 2023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접했을 당시 SO?의 건축가들은 건축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안하고 있음을 느꼈다. “빈 공간을 재생·재활용하는 도구적 방법만 찾아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 건축은 이제 짓는 일이 아니라 담아내는 일이다.” <공간서가·2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튀르키예의 건축사무소 SO?가 버려진 수영장을 개조해 공공을 위한 ‘물 없는 수영장’으로 바꾼 공간(위)과 건축사무소 EAA가 참여한 프로젝트 이스탄불의 산카클라 모스크의 모습.

<공간서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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