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전문가에게 배우는 ‘미니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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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향] 전문가에게 배우는 ‘미니멀 전략’
당장 오늘, 이것부터, 천천히, 꾸준히
2026년 01월 05일(월) 17:20
전부 꺼내놓고 정리할 필요는 없다. 냉장고 한 칸만 비워도 충분하다.
미니멀 라이프를 결심하는 순간은 대개 비슷하다. 새해를 맞아, 또는 신학기를 앞두고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옷장부터 열어보지만 손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버릴 것도, 남길 것도 애매해 다시 문을 닫는다. 그러다 보면 정리는 결국 ‘해야 할 일’로만 남는다.

정리수납 전문가들은 바로 이 지점을 꼬집는다. 미니멀 라이프는 한 번에 완성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생활 리듬을 조금씩 바꾸는 과정임을 스스로 인식하라고 이야기한다. 새해를 맞아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결심이 아니라 속도를 낮추는 일이다.

정리수납 전문가 조희진 대표는 “정리를 잘하려고 마음먹을수록 오히려 손이 멈추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무엇을 버려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정리의 출발점으로 ‘재고 파악’을 강조한다.

버릴 물건을 찾기보다, 지금 내가 무엇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집 안을 천천히 둘러보며 신발은 몇 켤레인지, 컵은 몇 개인지, 같은 기능의 물건이 겹쳐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정리는 이미 시작된다.

#미니멀 챌린지

미니멀 라이프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대신 한 달 정도의 시간만 있어도 집은 분명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한 달 미니멀 챌린지’를 권한다. 매 주 하나의 영역에만 집중하는 방식이다.

첫 주는 공간 정리다. 현관이나 거실처럼 하루의 시작과 끝이 오가는 장소부터 살핀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비우기가 아니다. 내가 어떤 물건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그 사실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시간이다. 정리가 시작됐다는 신호는 물건이 줄어드는 순간이 아닌,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순간이다.

‘옷장 다이어트’는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다.
둘째 주는 냉장고와 주방이다. 주방은 가장 자주 쓰는 공간이자, 가장 쉽게 어질러지는 공간이다. 전부 꺼내놓고 정리할 필요는 없다. 냉장고 한 칸만 비워도 충분하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 비슷한 양념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소비 습관까지 함께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주는 옷장 다이어트.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어려운 공간이기도 하다. ‘살 빼면 입을 옷’, ‘비싸게 산 옷’, ‘언젠가 입을지도 모를 옷’…. 버리지 못할 이유는 너무 많다. 하지만 기준은 단순하다. ‘지금의 나에게 잘 맞는 옷인가!’ 옷장은 미래를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현재를 가장 편안하게 만드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정리된 주방은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는 체감 효과가 가장 큰 공간중 하나다. <조희진씨 제공>
넷째 주는 디지털 미니멀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많이 피로가 쌓이는 영역이다. 알림이 가득한 스마트폰, 정리되지 않은 사진과 파일들. 앱 몇 개를 지우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집중력은 달라진다.

#정리 초보자를 위한 3단계 시작법

STEP 1 재고 파악하기= 버리기 전에 확인부터 한다. 신발장, 주방, 서랍 하나만 열어도 같은 물건이 여러 개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르니까 또 사고, 또 쌓인다”는 말처럼, 정리는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STEP 2 ‘지금의 생활’에 맞는지 묻기= 예전에 쓰던 물건, 언젠가 쓸 것 같아 보관해둔 물건이 지금의 생활에도 필요한지 점검한다. 기준은 단순하다. 최근 1년 안에 한 번이라도 사용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면 옷장 안쪽이나 다용도실 등 생활권 밖으로 잠시 옮겨두는 것도 방법이다.

STEP 3 제자리 만들어주기= 버리지 않기로 한 물건에는 반드시 자리를 만들어준다. 자리가 없는 물건은 다시 어질러지기 쉽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아는 ‘고정된 자리’가 있을 때 정리는 유지된다.

#조희진 정리전문가의 현실정리 팁

하루를 보내는 자리가 단순해지면 집중해야 할 것도 분명해진다. <홍채읍씨 제공>
▲정리 초보자가 먼저 버려도 되는 것 5가지= 쌓여 있는 나무젓가락, 신지 않는 신발, 쓰지 않는 충전선·케이블, 사용설명서, 기한이 지난 문제집과 학습지. 버려도 후회 없는 물건부터 손대면 부담이 줄어든다.

▲정리가 확 달라지는 공간 TOP 3= 주방 상판, 거실 오픈 공간, 화장대 위. 문을 닫으면 보이지 않는 옷장보다 매일 눈에 들어오는 공간을 정리하는 것이 체감 효과가 크다.

▲유지를 위한 핵심 공식= 꺼냈으면 다시 제자리. 라벨링은 선택이 아니라 유지 장치다. 물건이 돌아갈 곳이 보이면 가족 모두의 행동이 달라진다.

▲교체의 법칙= 같은 기능의 물건이 새로 들어오면, 기능이 떨어진 기존 물건 하나는 내보낸다. 공간이 유지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미니멀한 삶을 위한 책 7선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정리 못하는 사람을 위한 정리책
디지털 미니멀리즘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이지영 지음)= 인테리어·정리수납 노하우를 비롯해 죽은 공간을 되살리고 편리함을 극대화하는 공간 재구성의 모든 것을 담았다. 실용적 정리 노하우와 수년간 경험한 다양한 공간 재구성 에피소드를 통해 ‘공간’뿐 아니라 ‘인생’까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루 15분 정리의 힘(윤선현 지음)= 넘치는 물건 속에 살며 많은 물건에 집착하느라 쉴 공간마저 확보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정리를 통해 더 나은 자유로움과 안정된 정서를 가질 수 있다는 모토를 제시한다. 쓸모없는데 버리지 못해 쌓아둔 물건, 아무 생각 없이 방치한 물건 등 실현 가능한 정리정돈의 기술을 소개한다.

▲심플하게 산다(도미니크 로로 지음)= 물건을 줄이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욕망을 다루는 책이다. 소유가 많아질수록 마음이 복잡해지는 이유를 차분히 짚어준다. 정리를 해도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다거나 미니멀 라이프의 철학이 궁금한 이들에게 추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사사키 후미오 지음)= 소비를 줄이라는 조언 대신 삶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묻는다. 요노(YONO)적 삶의 감각을 가장 잘 담은 책이다.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지치기 쉬운 사람, 덜 쓰고 더 만족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정리의 힘(곤도 마리에 지음)= 정리를 기술이 아닌 ‘감정의 선택’으로 설명한다. 무엇을 남길지 결정하는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책. 정리 기준이 늘 흔들리는 사람 또는 미니멀 라이프 입문자에게 추천.

▲디지털 미니멀리즘(칼 뉴포트 지음)= 자극과 알림에 지친 현대인의 삶을 정리하는 책. 기술에 압도당하지 않고 생활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도록 도와준 30일간의 ‘디지털 정돈’ 과정과 함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들을 구체적인 실천지침들을 제시한다. 집은 정리됐는데 여전히 피곤하거나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정리 못하는 사람을 위한 정리책(와타나베 아야 지음)= 정리란 단순한 물건 정리나 수납이 아니라 인생을 보다 나아지게 하는 기술임을 강조한다. 자신을 비난하거나 남을 부러워하지 말 것, 되찾을 수 없는 매몰 비용에 얽매이지 말 것, 스트레스로 물건을 사들이고 있는건 아닌지 본심을 들여다볼 것 등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굿모닝 예향] 새해엔 해피 미니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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