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운영하는 ‘양당 정치’ 언제까지 -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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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운영하는 ‘양당 정치’ 언제까지 -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
2025년 09월 12일(금) 00:00
한국 정당은 ‘자산 부자’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은 67억 건물과 125억 토지를 보유한다. 예금과 현금으로 450억 8919만원에 부동산 임대료 수입이 2억 5000만원이다

국민의힘은 215억 건물과 642억 토지를 갖고 있다. 예금과 현금으로 72억 601만원에 11억 4000만원의 임대료 수입도 있다. 모두 여의도 소재 부동산의 공시지가 기준이다.

‘이중 지급’의 결과다. 경상과 선거 보조금에 선거비용 보전까지 추가된다. 2024년 4분기 경상보조금이 민주당 54억원 국민의힘 52억원이다. 경상보조금은 선거가 있든 없든 정당에 지급되지만 선거 때는 보조금이 추가된다. 작년 총선 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189억원과 177억원의 선거보조금을 받았다. 양당은 선거비용도 전부를 세금으로 보전 받는다. 선거보조금도 받고 선거비용도 돌려받는 것이다. 선관위도 바로 잡자는 입장이지만 양당 협치는 요지부동이다.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은 평균 158억원 국민의힘은 평균 1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으로 선거를 치를수록 정당은 부자가 된다. 양당의 자산(대출) 증식(청산) 속도는 기네스북 수준(?)이다. 2015년 민주당의 재산 총액은 77억 8500만원이고 건물도 없었지만 10년 만에 657억 3100만원으로 8.4배 늘었다. 10년 전 445억 4600만원이었던 국민의힘은 지금 1198억 5400만원으로 2.7배 늘었다.

민주당은 2016년 193억원에 현재 당사를 매입했는데 이때 123억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국민의힘도 2020년 480억원에 당사를 구입하면서 320억원을 은행 대출로 마련했다. 양당 모두 5년 안쪽으로 은행 빚을 전액 청산했다. ‘조물주 바로 밑이라는 건물주’ 양당이다. 재원은 국민 세금과 당비로 끊임없이 들어오는 현금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342억 5800만원 국민의힘은 205억 2700만원의 당비를 걷었다. 여기에 국고보조금으로 양당은 각각 438억 1000만원과 411억 5200만원을 받았다. 양당의 세금 의존은 구조적이다. 양당 재정 수입의 절반이 넘는다. 2024년 기준 민주당은 56.1%, 국민의힘은 66.8%를 국고보조금에 의존한다.

한국 정당은 ‘당원 부자’다. 민주당은 2024년 전당대회 기준 권리당원 약 122만명,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약 82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과 비교하면 민주당 권리당원은 25.6만→150.4만명,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37.8만→91.8만명으로 늘었다는 추정도 있다.

세계적 추세와 반대다. 대규모 전통적 당원의 쇠퇴와 느슨한 참여의 확장이 대부분이다. 양당의 당원 수 폭증을 매우 이례적으로 보게 되는 까닭이다. 2023년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 전체 당원은 512만 3000명이다. 2014년 243만명에서 두 배가 넘게 증가했다. 국민의힘은 444만 9000명으로 2014년 270만 8000명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히틀러의 나치당(900만)에 비유될 수의 당원 수로 대한민국 인구의 20%가 양당 당원이다. 주요 선진국의 10배가 넘는다. 영국과 독일이 2% 일본이 1% 내외다. 중국(7%)보다도 3배 가량 높다.

건물주와 당원 부자의 정당 특히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정당은 위험하다. 세금 의존이 커질수록 정당은 ‘국가화’되어 당내 경쟁을 제한·안정화하려는 ‘카르텔 정당’화 위험이 커진다는 게 정설이다.

개딸과 태극기 부대의 강성 지지층을 향한 구애가 과열되는 모순이 발생하는 근본 배경이다. 강성 당원들에게 찍히면 경선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에 그들이 좋아할 센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말이다. ‘정청래 당선’과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선명성 경쟁’은 구조화된 부자 정당 카르텔의 완성을 상징한다. 상식을 벗어난 강성 지지층 중심의 극단화된 정치는 민주주의 후퇴의 지름길이다

국민 혈세로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충당하면서도 양당은 당직 선거에서 유권자 의사를 무시한다. 민주당은 ‘권리당원과 대의원 70%+국민여론 30%’,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80%+국민여론 20%’로 지도부를 구성한다. 권리당원과 책임당원도 양당 공식 당원의 1/5과 1/4 수준에 불과하다.

양당은 공적 자금으로 운영하면서 의사결정은 소수가 독점하는 ‘사유화된 공기업’이다.국민 혈세를 쓴다면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한다. 주주 자본주의의 혈세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정당 재정의 공공성에 상응하는 시민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싫으면 받지 않으면 된다. 당원과 지지층 우선이라면 당비와 후원금으로 운영하라.

보조금 비중만큼의 시민참여는 당심-민심 괴리의 완충판이자 공적 기구로서 정당에게 부여된 국민 책임실현의 가교다. 내 세금이 제대로 쓰이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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