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는 탕평할 것이라는 행복한 상상- 채희종 디지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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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신문과 방송, 각종 매체들은 앞다퉈 투표 독려 기사와 칼럼을 내보내고 있다. 뽑을 사람이 없고, 그 놈이 그 놈일지라도 그중에서 덜 나쁜 놈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이런 주제는 매 선거 때마다 대동소이하게 되풀이 됐고, 이번 6·3 대통령 선거에서는 ‘잘못 뽑은 지도자가 국민을 얼마나 괴롭혔는가’하는 계엄·탄핵발 대선을 강조하는 주제들이 추가됐다. 그럼에도 21대 대통령 선거는 역대 대선 중 가장 분위기가 뜨지 않는 심심한 선거임에 분명하다.
이번 대선은 별다른 재미도 없지만 성격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명징하다. 인물과 공약은 볼 것도 없고 여야 대결도, 좌우 대결도 아닌 탓에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계엄 세력에 대한 심판이라는 시대성이 여전히 국민들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다. 21세기에 군대를 동원한 계엄으로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치러지는 선거에서, 그 책임을 져야 할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다는 것은 상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 3월 스웨덴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발표한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세계 41위로 우리의 정치 수준이 수리남(40위)과 남아프리카공화국(36위)보다 못한 나락으로 떨어진 것도 윤석열 정권의 책임이 크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윤석열의 계엄·탄핵(반대)·부정선거음모론과 이별하지 못한 국민의힘의 패배는 정해진 결론이다.
계엄·반란세력에 대한 국민의 응징
대부분의 여론 조사 결과 국민의 탄핵 찬성과 정권 교체 의견이 50~60%대를 형성한 것을 감안하면, (선거일까지 예상치 못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국민의힘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공표 시점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하면 1,2위 후보간 격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판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게 확실하다. 결국 대선 관전 포인트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여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간 격차,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상승세 정도이다.
소중한 한 표가 국가를 살리고 역사를 발전시킨다는 주권 행사의 소명감을 느끼기 어려운 밋밋한 대선임에 틀림없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었던 민주당 지지자들은 느긋한 반면 윤석열 후보를 뽑았던 1639만 여명의 유권자들은 착잡한 심정일 것이다.
대선이 끝나면 역대 정권들은 첫 인사에 많은 공을 들였다. 국정에 대한 첫 평가 대상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의 철학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고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번 대선은 인수 기간 없이 선거 다음날 당선자가 바로 집무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전 정권들에 비해 인사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정권의 첫 번째 임무가 계엄과 탄핵으로 갈라진 정치와 민심을 아울러야 한다는 점에서 새 대통령은 인사의 초점을 탕평에 맞춰야 할 것이다.
탕평이란 단순히 당파에 치우침 없이 골고루 등용한다는 의미를 넘어 지도자의 오류를 막는 견제장치이다. 새 대통령의 인사가 새 정부의 활력이 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되 상대 진영이나 정적도 중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동시에 자신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역사나 과거 사례를 보면 탕평 인사는 언제나 주효했다. 조선시대 서인 세력을 기반으로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인조는 백성들의 반발과 혼란이 일자, 반대 당파인 남인의 이원익을 영의정으로 올려 민심을 달래고 임기 초반 정권의 초석을 다졌다.
상대 인정하고 끌어안는 리더되길
역사가 긴 중국의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중국 중흥기를 이끌었던 당 태종은 황권을 놓고 다투는 과정에서 경쟁자인 형의 책사로 자신을 수차례 죽이려 한 ‘위징’이라는 인물을 ‘항상 험담을 해달라’는 주문과 함께 중용했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환공은 자신을 죽이고 형을 군주로 세우려한 ‘관중’을 발탁했다. 이렇게 발탁된 이들로 인해 당나라와 제나라가 중흥기를 맞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탕평의 극치는 가장 싫어하는 이를 중용하는 것이다. 정치를 함에 있어 가장 미워하는 사람에게 요직을 맡겨 여러 사람을 평안케하는 것을 일컫어 옹치봉후(雍齒封侯)라고 한다. 이는 한고조 유방이 싫어하던 옹치(雍齒)를 제후에 봉한 데서 유래했다. 유방(劉邦)이 나라를 평정한 후 측근이 아닌 사람이나 정적들이 보복을 두려워해 불안에 떨자 가장 싫어한 신하인 옹치를 되레 승진시켜 주변을 안정시켰다.
겉으로는 국정 철학이 같은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충성파와 측근들로만 똘똘 뭉친 윤석열 정권의 계엄·반란 사태가 바로 탕평 인사가 필요함을 극명하게 방증하고 있다. 계엄 이후 극도로 불안한 정국에서 국민들은 정적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겸손한 지도자, 상대 진영의 사람과도 동행할 수 있는 넉넉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론 조사 결과 국민의 탄핵 찬성과 정권 교체 의견이 50~60%대를 형성한 것을 감안하면, (선거일까지 예상치 못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국민의힘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공표 시점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하면 1,2위 후보간 격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판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게 확실하다. 결국 대선 관전 포인트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여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간 격차,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상승세 정도이다.
소중한 한 표가 국가를 살리고 역사를 발전시킨다는 주권 행사의 소명감을 느끼기 어려운 밋밋한 대선임에 틀림없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었던 민주당 지지자들은 느긋한 반면 윤석열 후보를 뽑았던 1639만 여명의 유권자들은 착잡한 심정일 것이다.
대선이 끝나면 역대 정권들은 첫 인사에 많은 공을 들였다. 국정에 대한 첫 평가 대상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의 철학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고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번 대선은 인수 기간 없이 선거 다음날 당선자가 바로 집무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전 정권들에 비해 인사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정권의 첫 번째 임무가 계엄과 탄핵으로 갈라진 정치와 민심을 아울러야 한다는 점에서 새 대통령은 인사의 초점을 탕평에 맞춰야 할 것이다.
탕평이란 단순히 당파에 치우침 없이 골고루 등용한다는 의미를 넘어 지도자의 오류를 막는 견제장치이다. 새 대통령의 인사가 새 정부의 활력이 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되 상대 진영이나 정적도 중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동시에 자신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역사나 과거 사례를 보면 탕평 인사는 언제나 주효했다. 조선시대 서인 세력을 기반으로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인조는 백성들의 반발과 혼란이 일자, 반대 당파인 남인의 이원익을 영의정으로 올려 민심을 달래고 임기 초반 정권의 초석을 다졌다.
상대 인정하고 끌어안는 리더되길
역사가 긴 중국의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중국 중흥기를 이끌었던 당 태종은 황권을 놓고 다투는 과정에서 경쟁자인 형의 책사로 자신을 수차례 죽이려 한 ‘위징’이라는 인물을 ‘항상 험담을 해달라’는 주문과 함께 중용했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환공은 자신을 죽이고 형을 군주로 세우려한 ‘관중’을 발탁했다. 이렇게 발탁된 이들로 인해 당나라와 제나라가 중흥기를 맞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탕평의 극치는 가장 싫어하는 이를 중용하는 것이다. 정치를 함에 있어 가장 미워하는 사람에게 요직을 맡겨 여러 사람을 평안케하는 것을 일컫어 옹치봉후(雍齒封侯)라고 한다. 이는 한고조 유방이 싫어하던 옹치(雍齒)를 제후에 봉한 데서 유래했다. 유방(劉邦)이 나라를 평정한 후 측근이 아닌 사람이나 정적들이 보복을 두려워해 불안에 떨자 가장 싫어한 신하인 옹치를 되레 승진시켜 주변을 안정시켰다.
겉으로는 국정 철학이 같은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충성파와 측근들로만 똘똘 뭉친 윤석열 정권의 계엄·반란 사태가 바로 탕평 인사가 필요함을 극명하게 방증하고 있다. 계엄 이후 극도로 불안한 정국에서 국민들은 정적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겸손한 지도자, 상대 진영의 사람과도 동행할 수 있는 넉넉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