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도루 저지로 승률 높인다
  전체메뉴
KIA, 도루 저지로 승률 높인다
지난주 KT·두산전 도루 저지
상대팀 흐름 끊고 승리 가져와
선수들 호흡 중요한 ‘팀플레이’
‘도루 저지율 높이기’ 순항 중
2025년 04월 23일(수) 19:40
KIA 타이거즈 박찬호가 지난 20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맞선 5회말 정수빈의 도루를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대의 발, 손이 아닌 발로 잡는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주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연달아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모처럼 경기 후반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났고, 흔들리던 불펜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승리를 지켰다. 그리고 승리를 이끈 또 다른 순간들도 있었다.

KIA는 17일 KT와의 홈경기에서 3-3으로 맞선 7회초 선두타자 로하스를 3루수 송구 실책으로 내보냈다. 긴박한 승부에서 실책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낸 KIA는 도루 저지로 분위기를 끊었다.

로하스가 슬라이딩을 했고 손이 베이스에 먼저 닿는 것 같았지만, 2루 베이스가 아닌 1루 방향에서 몸을 날려 공을 잡은 박찬호가 그대로 로하스의 다리를 글러브로 찍으면서 아웃을 만들었다.

이 경기는 9회말 나온 나성범의 끝내기 안타로 KIA의 5-4 승리로 끝났다.

KIA 제임스 네일과 두산 잭 로그가 맞붙은 20일에는 0-0으로 맞선 5회말 중요한 아웃카운트가 나왔다.

네일이 조수행과 정수빈을 연속 안타로 내보내면서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케이브의 잘 맞은 타구가 박찬호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면서 원아웃, 이어 박찬호가 2루 베이스를 밟으면서 스타트를 끊었던 조수행까지 동시에 잡아냈다. 그리고 양의지의 타석에서 정수빈이 바로 도루를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박찬호가 정수빈의 다리를 공략해 태그에 성공했다.

흐름이 넘어갈 수 있던 상황에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KIA는 이날 6-2 승리를 거뒀다.

박찬호는 “포수들에게 부탁을 했다. ‘내 기준 왼쪽으로 멀리 던져주면 알아서 잡아서 태그하겠다. 거기만 던져주면 다 아웃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주자’로서의 실패 경험이 공부가 됐다.

박찬호는 “작년에 내가 그렇게 많이 당했다. 그래서 알았다. 손이 아니라 다리에 태그가 돼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걸 느껴서 포수들에게 부탁을 했다. 올해 그렇게 해서 왼쪽 방향에서 아웃을 잡았다”며 “뒤에서 공만 잡으면 태그가 된다. 포수들이 잘한 것이다. 요구한 대로 잘 던져줬다”고 포수들의 공을 이야기했다.

포수 한승택은 “찬호가 항상 완전 왼쪽으로 쏠리게 던져주라고 이야기를 한다. 포수는 습관적으로 베이스 위를 보고 던진다. 몸이 그렇게 반응을 하는데 찬호가 시합 때도 그렇고 빠른 주자 나가고 하면 계속 왼쪽으로 던지라고 신호를 보낸다. 인식이 된 상태에서 그렇게 하니까 공도 거기로 간다”며 “(로하스 도루저지 때) 공이 많이 벗어났지만 찬호가 자기가 말한 게 있으니까 더 가서 잡아준 것도 있다. 생각해 보면 확률이 높지 않을까 해서 그런 쪽으로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타케시 배터리 코치는 ‘도루 저지율 높이기’를 목표로 언급했다. KBO는 가장 많이 뛰는 리그인 만큼 도루에서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는 게 타케시 코치의 설명이었다.

시즌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다. 시즌 첫 연속 위닝 시리즈에도 도루 저지가 있었다.

도루 저지는 투수와 포수 그리고 공을 잡는 내야수 모두의 호흡이 중요한 ‘팀플레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포수 한승택은 “포수 혼자 해낼 수 있는 플레이는 아니다. 포수는 투수가 킥 모션을 빨리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는 최대한 빠르게 해서 정확한 송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도루는 양날의 검이다. 성공하면 득점 확률이 치솟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전체적인 경기 흐름이 끊길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잘 막고, 잘 뛰어야 한다.

박찬호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포수들과 좋은 호흡으로 상대 주자를 막아야 하고, 주자로서 상대를 괴롭히면서 득점의 물꼬를 트는 역할도 해야 한다.

한승택은 “상대의 빠른 선수 둘이 두 번씩 살아 나가면 그 경기는 질 수밖에 없다. 그런 선수들이 나가면 피곤하다”며 “우리 팀에서는 (최)원준이, 찬호가 출루하면 상대 입장에서는 골치 아프다. 중간에 성범이 형, 선빈이 형, 형우 형 이렇게 있으니까 머리 아플 것이다. 포수 입장에서는 찬호랑 가까이 있으니까 좋지만 다른 팀에 있었으면 싫었을 것 같다. 얄밉게 플레이를 잘 한다. 그래서 좋은 선수다”고 언급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