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만㎞ 탄 버스로 편도 120㎞ 등교…위험 안고 달린다
‘장애인의 날’ 되짚어본 현실 멀고도 험한 ‘학교가는 길’
<중> 노선·노후버스 개선 ‘하세월’
전남 특수학교 버스 29대 중
절반 이상 9년·12만㎞ 넘어
차량 교체 기준 충족했지만
교육청, 예산 핑계로 소극 행정
사립 6대 중 1대 교체 진행 중
학교 측 노선 다변화 엄두 못내
<중> 노선·노후버스 개선 ‘하세월’
전남 특수학교 버스 29대 중
절반 이상 9년·12만㎞ 넘어
차량 교체 기준 충족했지만
교육청, 예산 핑계로 소극 행정
사립 6대 중 1대 교체 진행 중
학교 측 노선 다변화 엄두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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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특수학교 통학 차량에 대한 개선 요구는 10년 넘도록 끊이질 않고 제기됐음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게 장애인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이 된 현재까지 매년 노선 변경 등을 요구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두꺼운 벽에다 대고 소리치는 절망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장애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특수학교=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남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학생 수의 경우 2022년 1174명에서 1197명(2023년)→1240명(2024년) 등으로 늘어났고 전남 9개 특수학교 내 학급 수도 2022년 196학급에서 2023년 220학급, 2024년 231학급으로 늘었다.
하지만 들어가기는 ‘바늘 구멍’의 경쟁을 거쳐야 하는 형편이다. 특수학교 입학정원은 한 학급당 유치원 4명,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6명, 고등학교는 7명으로 한정돼 있다.
고흥·곡성·구례·담양·무안·보성·신안·영광·완도·장성·장흥·진도·화순·해남 등 14개 시·군은 특수학교가 아예 없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둔 부모들은 지역을 넘나드는 장거리 통학을 감수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통학버스도 부족=학생들을 위한 통학버스도 턱없이 부족하다.
광양햇살학교는 5대의 통학 버스를 운영중이며 여수여명·순천선혜·나주이화학교는 4대씩 운영하면서 학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목포인성학교와 함평영화학교는 4대, 소림학교 3대, 덕수학교 2대, 은광학교 1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46인승 대형버스를 이용하는데 학교 학생 수와 상황에 따라 34인승 중형 버스도 통학버스로 이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차량 한 대당 20~30명씩 학생들을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12월 기준 탑승인원은 여수여명학교 123명, 목포인성학교 113명, 순천선혜학교 107명, 나주이화학교 96명, 광양햇살학교 102명, 함평영화학교 108명, 소림학교 70명, 덕수학교 34명, 은광학교 29명이다.
문제는 이들 학생들이 전남 곳곳에 거주하다보니 버스당 2개 시·군씩 묶어서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편도 120㎞씩 왕복 240㎞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장애학생이 일반인도 견뎌내기 쉽지 않은 등하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통학버스 시설도 불안=오래된 통학버스가 대부분이라 편할 리도 없다. 학교측은 차량을 늘려 노선을 다변화하기는 커녕, 노후화된 차량을 운행하는 것도 버겁다는 입장이다.
차량 한 대당 예산은 구입비 2억 5000만원과 연간 2500만원, 인건비 6000만 원, 운영비 최대 2000만 원이 소요되는데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학교는 버스 연한 9년과 12만㎞ 주행을 충족해야만 차량 교체를 신청할 수 있다. 교체 또한 즉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차량 구입비와 차량이 준비될 때까지 수리비 지원을 받으며 버텨야 한다. 차량 준비 과정은 최소 2년 이상 걸린다.
지난해 말 기준 전남 9개 특수학교가 운행 중인 버스 29대 중 16대가 차량 연한(9년)을 넘어섰고 주행 거리 12만㎞를 넘긴 차량은 18대였다.
함평영화학교의 경우 운행 중인 차량 4대가 모두 차량 연한을 넘겼고 주행 거리도 37만~42만여㎞에 달한다.
덕수학교는 차량연한을 넘기고 주행 거리 29만~31만㎞에 달한 버스 2대를 운영중이고 소림학교는 주행 거리 43만~45만㎞, 여수여명학교도 11년된 버스(주행 거리 38만㎞)가 학생을 실어나른다. 오래된 차에 장애 학생들을 위한 시설을 제대로 갖추기도 쉽지 않다.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버스는 전체 29대 중 8대에 불과하다. 모든 차량에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할 경우 좌석도 줄어들어 또다른 버스 구입으로 이어져 학교측도 꺼리는 상황이다.
교육청은 예산 핑계만 내세우며 소극적이다. 한 해에 1~2대 정도를 교체 지원해 주는 것도 신경쓰고 있다는 식이다. 전남교육청은 올해 교체 대상 6대 차량 중 1대 교체하는 중이며 2026년 3대, 2027년 2대, 2028년 1대를 교체할 계획이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특수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이 된 현재까지 매년 노선 변경 등을 요구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두꺼운 벽에다 대고 소리치는 절망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학생 수의 경우 2022년 1174명에서 1197명(2023년)→1240명(2024년) 등으로 늘어났고 전남 9개 특수학교 내 학급 수도 2022년 196학급에서 2023년 220학급, 2024년 231학급으로 늘었다.
하지만 들어가기는 ‘바늘 구멍’의 경쟁을 거쳐야 하는 형편이다. 특수학교 입학정원은 한 학급당 유치원 4명,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6명, 고등학교는 7명으로 한정돼 있다.
◇통학버스도 부족=학생들을 위한 통학버스도 턱없이 부족하다.
광양햇살학교는 5대의 통학 버스를 운영중이며 여수여명·순천선혜·나주이화학교는 4대씩 운영하면서 학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목포인성학교와 함평영화학교는 4대, 소림학교 3대, 덕수학교 2대, 은광학교 1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46인승 대형버스를 이용하는데 학교 학생 수와 상황에 따라 34인승 중형 버스도 통학버스로 이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차량 한 대당 20~30명씩 학생들을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12월 기준 탑승인원은 여수여명학교 123명, 목포인성학교 113명, 순천선혜학교 107명, 나주이화학교 96명, 광양햇살학교 102명, 함평영화학교 108명, 소림학교 70명, 덕수학교 34명, 은광학교 29명이다.
문제는 이들 학생들이 전남 곳곳에 거주하다보니 버스당 2개 시·군씩 묶어서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편도 120㎞씩 왕복 240㎞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장애학생이 일반인도 견뎌내기 쉽지 않은 등하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통학버스 시설도 불안=오래된 통학버스가 대부분이라 편할 리도 없다. 학교측은 차량을 늘려 노선을 다변화하기는 커녕, 노후화된 차량을 운행하는 것도 버겁다는 입장이다.
차량 한 대당 예산은 구입비 2억 5000만원과 연간 2500만원, 인건비 6000만 원, 운영비 최대 2000만 원이 소요되는데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학교는 버스 연한 9년과 12만㎞ 주행을 충족해야만 차량 교체를 신청할 수 있다. 교체 또한 즉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차량 구입비와 차량이 준비될 때까지 수리비 지원을 받으며 버텨야 한다. 차량 준비 과정은 최소 2년 이상 걸린다.
지난해 말 기준 전남 9개 특수학교가 운행 중인 버스 29대 중 16대가 차량 연한(9년)을 넘어섰고 주행 거리 12만㎞를 넘긴 차량은 18대였다.
함평영화학교의 경우 운행 중인 차량 4대가 모두 차량 연한을 넘겼고 주행 거리도 37만~42만여㎞에 달한다.
덕수학교는 차량연한을 넘기고 주행 거리 29만~31만㎞에 달한 버스 2대를 운영중이고 소림학교는 주행 거리 43만~45만㎞, 여수여명학교도 11년된 버스(주행 거리 38만㎞)가 학생을 실어나른다. 오래된 차에 장애 학생들을 위한 시설을 제대로 갖추기도 쉽지 않다.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버스는 전체 29대 중 8대에 불과하다. 모든 차량에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할 경우 좌석도 줄어들어 또다른 버스 구입으로 이어져 학교측도 꺼리는 상황이다.
교육청은 예산 핑계만 내세우며 소극적이다. 한 해에 1~2대 정도를 교체 지원해 주는 것도 신경쓰고 있다는 식이다. 전남교육청은 올해 교체 대상 6대 차량 중 1대 교체하는 중이며 2026년 3대, 2027년 2대, 2028년 1대를 교체할 계획이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