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수도 없었다” 광주·전남 자영업자 ‘울상’
전통시장, 대목은커녕 매출 예년비 3분의 1 수준으로 ‘뚝’
시장 밖 소상공인도 한숨…“고물가·탄핵 정국 더는 못버텨”
시장 밖 소상공인도 한숨…“고물가·탄핵 정국 더는 못버텨”
![]() 지난달 31일 광주시 동구 대인시장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
광주·전남지역 자영업자, 시장상인이 명절 특수 실종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고물가에 지역민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된데다 폭설까지 겹쳐 고객발길이 끊긴 탓이다. 자영업자들은 “예년에 비해 설 연휴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고물가에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설 명절 연휴 직후인 지난달 31일 찾은 광주시 동구 대인시장. 상인들이 펼쳐놓은 매대에는 설 연휴 동안 미처 팔지 못한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
대인시장에서 50년 동안 홍어 장사를 해온 홍영숙(여·77)씨는 이런 명절은 처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홍씨는 “본래 명절을 전후해 손님이 배 이상 느는데, 올해 설에는 3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면서 “대인시장은 수산물 환급 행사 대상 점포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격이 크게 오르지도 않았는데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명절 필수 음식인 떡도 예외는 아니었다. 30년 동안 떡을 빚어온 이모(70)씨는 “그나마 찾아오던 단골들마저 평소 2박스 주문할 물량을 1박스로 줄이는 상황이다 보니 지난 추석에 비해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인시장은 명절임에도 문을 연 가게보다 문을 닫은 가게가 더 많았다. 한 시간 동안 전통시장을 찾은 손님은 10여명이 채 되지 않았다.
광주시 남구 무등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시장에서 국밥을 판매하는 이근호(64)씨는 “지난해 명절보다 40% 손님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시장에 손님이 있어야 식당을 찾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경기가 어렵다 보니 다들 지갑을 닫는 분위기”라고 혀를 찼다.
가게 반찬으로 사용되는 부추는 1관(4㎏)에 1만 8000원이었지만 최근 3만 50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국밥집 운영에 사용되는 재룟값은 오르는데 손님은 줄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토요야시장이 열렸을 때는 매출이 30% 가량 올라서 장사할 맛이 났는데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국이 얼어붙으면서 연말 분위기도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명절에는 손님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되려 줄었다”며 말끝을 흐렸다.
시장 안에서 분식을 파는 박미경(여·59)씨도 지난해 추석에 비하면 3분의 1가량 손님이 줄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박씨는 “보통 주말, 공휴일이면 매출이 최대 3배까지 늘지만 이번 명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주변 상인들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루하루 유지만 하거나, 문을 닫는 가게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상인들은 연말연초 혼란스러운 정국에 폭설까지 이어진게 악재라고 했다. 시민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인정(여·53·북구 용봉동)씨는 “명절 연휴 주간은 주로 가족 단위 고객들이라 하루 매출이 큰 편이다. 그래서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장사하러 나오는데 대목을 실감할 수 없어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통령 탄핵, 제주항공 참사 등 혼란스러운 와중에 대설특보까지 내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님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광산구 하남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강수훈(59)씨는 “설 연휴 기간 내내 반찬과 고기를 넉넉하게 준비했는데 평소보다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명절 같은 대목에 기대고 사는데 이제는 그런 기대감도 사라졌다. 물가 따라 음식 가격도 오르니 고물가에 자연스레 외식부터 줄이는 것 같다”며 “특히 눈까지 잔뜩 내려서 시민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으니 장사가 될리 없다”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고물가에 지역민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된데다 폭설까지 겹쳐 고객발길이 끊긴 탓이다. 자영업자들은 “예년에 비해 설 연휴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고물가에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대인시장에서 50년 동안 홍어 장사를 해온 홍영숙(여·77)씨는 이런 명절은 처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홍씨는 “본래 명절을 전후해 손님이 배 이상 느는데, 올해 설에는 3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면서 “대인시장은 수산물 환급 행사 대상 점포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격이 크게 오르지도 않았는데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명절 필수 음식인 떡도 예외는 아니었다. 30년 동안 떡을 빚어온 이모(70)씨는 “그나마 찾아오던 단골들마저 평소 2박스 주문할 물량을 1박스로 줄이는 상황이다 보니 지난 추석에 비해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남구 무등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시장에서 국밥을 판매하는 이근호(64)씨는 “지난해 명절보다 40% 손님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시장에 손님이 있어야 식당을 찾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경기가 어렵다 보니 다들 지갑을 닫는 분위기”라고 혀를 찼다.
가게 반찬으로 사용되는 부추는 1관(4㎏)에 1만 8000원이었지만 최근 3만 50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국밥집 운영에 사용되는 재룟값은 오르는데 손님은 줄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토요야시장이 열렸을 때는 매출이 30% 가량 올라서 장사할 맛이 났는데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국이 얼어붙으면서 연말 분위기도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명절에는 손님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되려 줄었다”며 말끝을 흐렸다.
시장 안에서 분식을 파는 박미경(여·59)씨도 지난해 추석에 비하면 3분의 1가량 손님이 줄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박씨는 “보통 주말, 공휴일이면 매출이 최대 3배까지 늘지만 이번 명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주변 상인들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루하루 유지만 하거나, 문을 닫는 가게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상인들은 연말연초 혼란스러운 정국에 폭설까지 이어진게 악재라고 했다. 시민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인정(여·53·북구 용봉동)씨는 “명절 연휴 주간은 주로 가족 단위 고객들이라 하루 매출이 큰 편이다. 그래서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장사하러 나오는데 대목을 실감할 수 없어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통령 탄핵, 제주항공 참사 등 혼란스러운 와중에 대설특보까지 내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님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광산구 하남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강수훈(59)씨는 “설 연휴 기간 내내 반찬과 고기를 넉넉하게 준비했는데 평소보다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명절 같은 대목에 기대고 사는데 이제는 그런 기대감도 사라졌다. 물가 따라 음식 가격도 오르니 고물가에 자연스레 외식부터 줄이는 것 같다”며 “특히 눈까지 잔뜩 내려서 시민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으니 장사가 될리 없다”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