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위에 수놓은 시장 여성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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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위에 수놓은 시장 여성들의 삶
광주여성가족재단 허스토리 기획전, 3월 21일까지 여성전시관
2025년 01월 07일(화) 20:25
‘내가 살고 싶은 나라’ 패브릭 전시물. <광주여성가족재단 제공>
이연숙 작가는 장소와 기억, 여성의 이야기를 질료 삼아 설치·조각 작품을 제작해 왔다. 그는 어머니, 외할머니 등 여성의 삶으로부터 전승되는 지혜에 초점을 맞춰 비정형, 모성의 유연한 이야기를 포착하는 데 주목한다. 한복 천과 같은 유연한 패브릭이 사용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광주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김경례·재단)이 제7회 허스토리 기획전 ‘내가 살고 싶은 나라’를 오는 3월 21일까지 광주여성전시관(광주시민회관 1층에서 펼친다. 이 작가의 개인전으로 재단이 추진해 온 ‘광주여성 생애구술 사업’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장 여성들의 말과 삶을 섬유와 기계자수로 표현했다.

다양한 섬유에는 근기 있던 여성의 삶이 양각돼 있다. “날 새는 것 빼끼는(밖에는) 힘든 것이 없었제”, “잘 먹었네 고맙네” 등 시장의 삶이 투영된 언어에서 생명력을 엿볼 수 있다.

조명 작업 ‘MARRY ME’는 결혼과 가족을 위해 희생하면서도 지혜를 발휘한 여성 이야기를 담았다. 재봉 일을 하던 여인들이 실밥을 뜯지 않고 가져와 밤늦게 정리하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한편 이 작가는 지난해 삼청각 취한당 ‘물 위를 걷는 꿈’ 전을 비롯해 문화비축기지 ‘티핑포인트’ 등에서 작업물을 선보여 왔다. 뉴욕 ‘Voidscape’전, 캐나다 2인전 ‘Two Rivers Crossed Landscape’를 펼쳤으며 광주 닷밀에서 ‘금남나비정원’을 전시했다.

이 작가는 “관객들이 패브릭 사이를 유연하게 거닐며 시간의 ‘켜(층)’를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며 “재단이 주변 시장 어머니들의 삶을 구술 채록했던 ‘시장은 나의 힘’ 등 텍스트를 기반으로 작업했다”고 했다.

무료 전시, 재단 유튜브 채널에서도 감상 가능.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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