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대기만 4시간…독감 유행에 병원 ‘북새통’
  전체메뉴
진료 대기만 4시간…독감 유행에 병원 ‘북새통’
광주 1000명 당 환자 19.4명으로 급증…백신 부족사태 우려
일부 예방주사 동나고 비용 천차만별…고물가 속 시민 한숨만
2024년 12월 25일(수) 20:20
/클립아트코리아
# 광주시 동구에 사는 장혜민(여·30)씨는 지난 21일 목덜미 뻐근함과 함께 인후통을 겪었다. 지나가는 통증일 거라 방치했지만 오한에 몸살 기운까지 느꼈다. 병원을 찾은 장씨는 A형 독감을 판정받았다. 장씨는 해열 링거를 1시간 가량 맞고 나서야 열이 떨어져 귀가할 수 있었다.

이날 장씨가 찾은 병원에는 독감 때문에 수액을 맞고 있는 환자들로 가득찼다.

# 직장인 장기영(50)씨도 지난 22일 A형 독감을 된통 앓았다. 근육통으로 시작된 증상은 식욕 저하와 기침, 무기력으로 이어졌고 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오한이 계속됐다. 장씨는 결국 병원을 찾아 2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진료를 받고 해열제와 주사를 처방받았다.



광주·전남에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병원마다 많게는 10배까지 늘어나 내과와 소아과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광주지역 일부 병원의 경우 독감진료 대기만 4시간에 달하고 일부 병원에서는 예방주사가 동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백신 예방접종이 비급여 진료(건강보험 미적용) 항목이라는 점에서 병원마다 비용이 천차만별이라 환자들의 불만이 높다.

혹시 코로나19가 아닐까하는 의구심에 코로나 검사까지 하면 비용은 5만~7만원까지 증가해 고물가에 어려운 지역민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12월 2주차(50주·12월 8일~14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감염병 환자로 확인되기 전 단계)수는 외래환자 1000명 당 19.4명으로 전국 평균인 13.6명을 웃돌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의원급 표본감시결과 외래환자 1000명 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가 8.6명을 초과할 경우 주의보를 내린다. 이에 지난 19일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광주지역 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47주 6.4명, 48주 7.7명, 49주 12.5명으로 매주 급증하고 있다.

호흡기 감염증이 급격히 확산하자 시민들은 다시 마스크를 찾고 있다. 광주지역 맘카페도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광주지역 한 맘카페에는 ‘진료부터 처방전을 받기까지 병원에서만 4시간을 기다렸다.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고 약국에서도 타미플루약이 동나고 있다고 한다. 약국에서 하나 남은 타미플루를 겨우 받아왔다’, ‘아이가 아픈데 아동병원 대기가 너무 길어 동네 병원에 왔는데도 대기자만 23명이다’는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독감 유행에 따라 백신 예방백신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역 거점병원보다 비용이 저렴한 2차 병원의 경우 올해분 독감 예방 주사 수량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광주시 북구 용봉동과 광산구 쌍암동에 있는 2차병원의 어르신 무료 독감 접종 주사 수량은 진작 바닥이 났고 북구 풍향동과 광산구 수완동의 2차병원 유료 주사분도 이미 올해 맞을 수 있는 분량은 다 떨어지고 없다.

전남대병원과 기독병원은 물량이 남아있으나 조선대병원은 24일 기준 10명분 밖에 남지 않았다.

의료계에서는 단순 감기라고 생각해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원영 우리들내과 원장은 “요즘 유행하는 A형 독감의 경우 독감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독감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서둘러 맞는게 좋다”며 “이미 독감에 걸려 고열 등이 동반된다면 증상을 보인 지 48시간 내에 병원 검사를 받고 항 바이러스제를 먹어야 약효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예방접종 가격이 병원마다 달라 지역민들은 혼란 스러워하고 있다. 병원에 따라 같은 백신을 맞고도 최대 두 배의 돈을 더 내야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더구나 물가 상승으로 병원에서 구입하는 백신 원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병원 운영을 위해 부득이 가격을 높이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