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 이종묵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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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X’, ‘개만도 못한 X’라는 표현이 있다. 행실이 개만도 못한 사람을 욕하는 말이다.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초 개는 인간보다 못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인들에게 개는 ‘반려’의 존재다. 개모차, 개 장례식, 개 유치원이 등장할 만큼 반려견을 향한 사랑은 가히 차고 넘친다.
반대로 ‘개망나니’, ‘술먹으면 개가 된다’ 등 누군가를 비하할 때 개가 쓰이는 사례도 많다. 그만큼 개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임은 틀림없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이종묵 교수가 엮은 ‘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는 개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인문학 책이다.
책에는 31편의 개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이규보의 ‘나의 개에게’, 이익의 ‘개의 직책과 천성’, 이시원의 ‘공정한 개의 마음’, 허균의 ‘불법을 깨달은 개’ 등 조선시대 사람들이 개에 대해 다룬 글을 소개하고 각 편마다 저자의 해설을 덧붙였다.
조선 시대 기록에는 목을 매어 주인을 따른 충구(忠狗), 주인을 화재에서 구하고 죽은 의구(義狗), 어미 개가 죽자 새끼 개가 따라 죽는 효구(孝狗) 등의 존재가 등장한다. 다른 개의 새끼에게 젖을 나눠 먹이는 개, 우애와 효심이 깊은 개, 불심(佛心)이 있어 몸에서 사리가 나오는 개,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개들의 일화도 소개돼 있다.
옛 사람들의 글에서 개를 다룬 시각은 명확하다. 개의 행동을 통해 잘못된 인간의 행위를 꾸짖는 교훈의 성격을 갖는다. 흘러간 옛이야기 정도로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큰 글들이 많다. <돌베개·1만85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현대인들에게 개는 ‘반려’의 존재다. 개모차, 개 장례식, 개 유치원이 등장할 만큼 반려견을 향한 사랑은 가히 차고 넘친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이종묵 교수가 엮은 ‘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는 개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인문학 책이다.
책에는 31편의 개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이규보의 ‘나의 개에게’, 이익의 ‘개의 직책과 천성’, 이시원의 ‘공정한 개의 마음’, 허균의 ‘불법을 깨달은 개’ 등 조선시대 사람들이 개에 대해 다룬 글을 소개하고 각 편마다 저자의 해설을 덧붙였다.
옛 사람들의 글에서 개를 다룬 시각은 명확하다. 개의 행동을 통해 잘못된 인간의 행위를 꾸짖는 교훈의 성격을 갖는다. 흘러간 옛이야기 정도로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큰 글들이 많다. <돌베개·1만85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