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기다림…KIA 김호령, 그라운드를 호령하다
‘외야 핵심’ KIA 김호령 방망이까지 터지며 존재감
프로 첫 그랜드슬램 등 멀티포…동료들 “완벽한 날”
프로 첫 그랜드슬램 등 멀티포…동료들 “완벽한 날”
![]() KIA 타이거즈의 김호령이 지난 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김호령은 이날 프로 첫 만루홈런 등 첫 멀티포를 장식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
10년을 기다린 KIA 타이거즈 김호령의 ‘방망이쇼’가 시작됐다.
KIA는 지난 2015년 동국대 출신의 김호령을 10라운드에서 호명했다. 수비 하나만을 보고 선택한 김호령은 기대 대로 ‘호령존’이라는 용어를 만들면서 KIA 외야에 핵심 선수가 됐다.
남다른 수비와 성실함으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선수지만 타격은 늘 아쉬움이었다.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하고 노력도 했다. 하지만 열정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김호령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개인적으로 타격 훈련을 하다가 옆구리 부상을 당하면서 ‘가을잔치’에 나서지 못했다. 지도자들의 간절함 바람과 노력과 달리 방향을 잡지 못하고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많은 이들의 애를 태웠던 김호령이 ‘타석’에서도 경기를 호령하기 시작했다.
이범호 감독의 조언으로 타격 스탠스에 변화를 준 김호령은 타격 타이밍에도 신경 쓰면서 타석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월 3일 두산전에서 3안타를 장식했던 그는 6월 11일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623일 만의 결승타를 기록했다. 김호령은 알짜배기 타격으로 6월 한 달 0.271의 타율을 기록했다.
하위타순에서 김호령이 움직이자 KIA의 화력도 살아났고, 뜨거운 6월을 보낼 수 있었다. 팀의 순위 싸움에 불을 붙인 김호령의 방망이는 7월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일 SSG전에서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2개의 볼넷을 골라냈고, 3·4일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김호령은 5일에는 롯데를 상대로 3안타 맹타를 선보였다.
특히 2개의 공은 담장 밖으로 보내면서 프로 첫 멀티포를 장식했다. 이 중 하나는 무사 만루 상황에서 나온 그랜드슬램이었다. 하루에 9루타 5타점을 쓸어 담은 김호령의 활약으로 KIA는 13-0 대승을 완성했다.
김호령은 “넘어갈 줄 몰랐다. 첫 홈런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만루홈런도 전혀 생각을 안 했다. 어떻게든 주자를 불러들이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만루 때 점수 차도 많이 났고 그 전에 2안타를 쳤기 때문에 긴장감 보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마음도 편하니까 더 좋은 결과 나온 것 같다”라고 잊지 못할 날을 이야기했다.
지켜보던 이들의 말을 잃게 한 김호령의 화력쇼. 휴식조로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투수 전상현은 6일 “말도 안 된다. 사기다. 호령이 형이 1경기에 2개 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웃었다.
전상현은 김호령을 중심으로 좋은 활약을 해주는 타자들이 고맙다.
전상현은 “이틀 연속 말이 안 되는 경기들이었다. 특히 첫날은 쉽지 않았다. 내가 경기를 날렸는데, 그걸 역전시켜 줬다. 확실히 기세가 좋은 것 같다. 분위기도 좋고 하니까 어제 같은 경기가 나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호령의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면서 홈런 세리머니를 준비했던 조재영 작전 코치도 “계속 잘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이야기했다.
3루에서 넓은 시야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조재영 코치는 “타격 접근 방법을 보면 선구안이 나쁜 선수가 아니었다. 기술적으로 상체를 움직이기 때문에 선구안이 안 좋게 보였던 것 같은데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접근법을 보면 공을 잘 본다”며 “그 이야기를 하면서 홈런이 곧 나올 것 같다고 세리머니를 만들자고 했다. (홈런 치고) 뛰면서 엄청 좋아하더라. 호령이가 그렇게 활짝 웃을 수 있는 아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고 김호령의 활약을 기뻐했다.
KBO레전드 최형우도 “완벽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김호령의 완벽한 날이었다.
최형우는 “누구나 하루는 미친 활약을 하는 날이 있다. 그걸 최대한 꾸준히 잘 지켜야 한다”며 “호령이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호령이가 지금까지 꾸준하게 한 것을 못 봤는데 노력하니까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김호령과 함께 후배들의 달라진 승부 근성과 결과에 최형우는 “상을 줘야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형우는 “후배들 타격하는 것 보면 이제 답답함도 풀린다. 냉정하게 우리 애들이 이 정도 왔으면 우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누가 우리가 2달 동안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상상했겠나. 나도 생각을 안 했는데 말이 안 된다. 상 줘야 한다”고 웃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KIA는 지난 2015년 동국대 출신의 김호령을 10라운드에서 호명했다. 수비 하나만을 보고 선택한 김호령은 기대 대로 ‘호령존’이라는 용어를 만들면서 KIA 외야에 핵심 선수가 됐다.
남다른 수비와 성실함으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선수지만 타격은 늘 아쉬움이었다.
많은 이들의 애를 태웠던 김호령이 ‘타석’에서도 경기를 호령하기 시작했다.
이범호 감독의 조언으로 타격 스탠스에 변화를 준 김호령은 타격 타이밍에도 신경 쓰면서 타석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위타순에서 김호령이 움직이자 KIA의 화력도 살아났고, 뜨거운 6월을 보낼 수 있었다. 팀의 순위 싸움에 불을 붙인 김호령의 방망이는 7월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일 SSG전에서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2개의 볼넷을 골라냈고, 3·4일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김호령은 5일에는 롯데를 상대로 3안타 맹타를 선보였다.
특히 2개의 공은 담장 밖으로 보내면서 프로 첫 멀티포를 장식했다. 이 중 하나는 무사 만루 상황에서 나온 그랜드슬램이었다. 하루에 9루타 5타점을 쓸어 담은 김호령의 활약으로 KIA는 13-0 대승을 완성했다.
김호령은 “넘어갈 줄 몰랐다. 첫 홈런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만루홈런도 전혀 생각을 안 했다. 어떻게든 주자를 불러들이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만루 때 점수 차도 많이 났고 그 전에 2안타를 쳤기 때문에 긴장감 보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마음도 편하니까 더 좋은 결과 나온 것 같다”라고 잊지 못할 날을 이야기했다.
지켜보던 이들의 말을 잃게 한 김호령의 화력쇼. 휴식조로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투수 전상현은 6일 “말도 안 된다. 사기다. 호령이 형이 1경기에 2개 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웃었다.
전상현은 김호령을 중심으로 좋은 활약을 해주는 타자들이 고맙다.
전상현은 “이틀 연속 말이 안 되는 경기들이었다. 특히 첫날은 쉽지 않았다. 내가 경기를 날렸는데, 그걸 역전시켜 줬다. 확실히 기세가 좋은 것 같다. 분위기도 좋고 하니까 어제 같은 경기가 나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호령의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면서 홈런 세리머니를 준비했던 조재영 작전 코치도 “계속 잘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이야기했다.
3루에서 넓은 시야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조재영 코치는 “타격 접근 방법을 보면 선구안이 나쁜 선수가 아니었다. 기술적으로 상체를 움직이기 때문에 선구안이 안 좋게 보였던 것 같은데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접근법을 보면 공을 잘 본다”며 “그 이야기를 하면서 홈런이 곧 나올 것 같다고 세리머니를 만들자고 했다. (홈런 치고) 뛰면서 엄청 좋아하더라. 호령이가 그렇게 활짝 웃을 수 있는 아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고 김호령의 활약을 기뻐했다.
KBO레전드 최형우도 “완벽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김호령의 완벽한 날이었다.
최형우는 “누구나 하루는 미친 활약을 하는 날이 있다. 그걸 최대한 꾸준히 잘 지켜야 한다”며 “호령이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호령이가 지금까지 꾸준하게 한 것을 못 봤는데 노력하니까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김호령과 함께 후배들의 달라진 승부 근성과 결과에 최형우는 “상을 줘야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형우는 “후배들 타격하는 것 보면 이제 답답함도 풀린다. 냉정하게 우리 애들이 이 정도 왔으면 우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누가 우리가 2달 동안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상상했겠나. 나도 생각을 안 했는데 말이 안 된다. 상 줘야 한다”고 웃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