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를 살려주세요”
  전체메뉴
“마을버스를 살려주세요”
광주 운영업체들, 현수막 걸고 운행하는 사연은?
5곳 지난해 22억6100만원 적자…시, 21·22년 두 차례만 지원
“마을버스도 대중교통, 준공영제 어렵다면 자치구 지원이라도”
2024년 10월 03일(목) 18:40
3일 광주시에서 운행 중인 마을버스에 적자 해소를 위한 지원금 제공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광산버스 제공>
광주시 마을버스 운영업체들이 ‘마을버스가 사라진다’는 현수막을 버스에 붙이고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 5개 마을버스 운영업체(나라교통, 나라버스, 광남운수, 석봉운수, 광산버스)는 최근 마을버스에 ‘시·구 공동분담으로 마을버스를 지원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각 버스에 게시했다.

이들 업체는 광주 마을버스가 지속적인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으나 지자체 지원이 끊겨 운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에서 재정 문제로 마을버스를 시내버스처럼 준공영제로 운영할 수 없다면, 관리권한을 위임받은 자치구라도 나서 지원금을 부담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 사항이다. 이들 업체는 비수익 노선이어서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마을 구석구석을 운행하는 서민들의 발이다.

각 업체에 따르면 광주시 5개 마을버스 운영사 적자액은 2021년 12억 1800만원, 2022년 20억 9100만원, 2023년 22억 6100만원 등 증가세다.

광주시의 마을버스는 모두 65대로, 한 대당 연간 3500만원 수준의 운영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적자의 주 원인으로는 인건비와 연료비 상승이 꼽히는데,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비가 상승하면서 연료비 부담이 높아진 것이 적자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우 전쟁 이전에는 표준운송원가 중 인건비가 69%, 연료비는 12% 가량이었지만, 전쟁 이후 연료비 비중이 운송원가의 25%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을버스 매출액은 2021년 마을버스 매출은 54억 5100만원에서 2023년 55억 1300만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에 비해 연료비는 2021년 10억 6900만원에서 2023년 17억 5100만원으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업체 대표까지 나서 직접 마을버스를 운전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운행할 수록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 설명이다.

더구나 광주시가 시내버스 요금을 동결하면서, 마을버스는 그보다 높은 요금을 매길 수 없는 처지라고 업체들은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의 시내버스 요금은 일반 요금 기준 카드 1250원, 현금 1400원으로 전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저렴하며, 지난 2016년 이후 8년째 동결 중이다.

광주시와 각 자치구에서 제공하는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광주시가 마을버스에 운영 지원금을 준 것은 2021년 9억 4000만원, 2022년 9억 6400만원 두 차례에 그쳤다. 한 해 마을버스 운영적자분 중 연료비상승분에 대해 70%를 시비로 지급하고, 30%를 구비로 지급하는 식이다.

2022년의 경우 북구와 남구는 구비로 지급했지만, 광산구는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구비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측에는 자체 매칭금액 제공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버스 관계자들은 마을버스도 시내버스·도시철도와 함께 법적 대중교통으로서, 시내버스가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광주시 구석구석까지 교통편을 연결해 주는 대중교통의 ‘실핏줄’로서 적자노선에 대한 재정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해신 광산버스 대표는 “서울, 부산, 대전 등 타 시·도에서는 마을버스를 준공영제로 운영하거나 시·구 매칭을 통해 적자노선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광주시는 변변한 지원 대책조차 세우고 있지 않다”며 “시내버스 요금 동결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는 가중된 운영적자를 단독 부담하는 가운데 마을버스만 외면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