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연구자가 바라본 광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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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연구자가 바라본 광주 이미지
광주 출신 김서라 연구자 ‘이미지와 함께 걷기’ 펴내
2024년 09월 08일(일) 19:13
지역의 이미지는 고착화돼 있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영향이라는 자장 속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그 과거의 이미지가 온전히 특정 지역의 현재를 다 말해주지는 못한다. 물론 현재 이미지는 과거의 시간이라는 토대 위에서 쌓아올린 장면들의 총합일 것이다.

지역 연구자의 시선으로 광주 이미지를 풀어낸 책이 발간됐다.

광주 출신 김서라 연구자가 펴낸 ‘이미지와 함께 걷기’(민음사)는 광주의 특정 이미지에 초점을 맞췄다.

김 연구자는 “지역의 연구자이자 비평가로서 내가 사는 광주를 낯설게 바라볼 때 ‘광주’에 입혀진 이미지 그리고 거기서 이탈하는 이미지들이 나타난다”며 “‘광주’를 이탈해 있지만 오랫동안 이곳에 남아 있었던 이미지는 잊히기 직전의 기억과 이름 없는 존재들 그리고 철거가 확정된 한 공간에도 있었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미지, 지역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여전히 잊히지 않는 장면은 붕괴와 관련된 사고다. 광주 출신으로 광주에서 나고 자란 연구자이기에 남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을 터다.

“글을 쓰는 동안 도저히 잊히지 않던 이미지가 있다. 붉은 토사와 건물 잔해가 도로로 쏟아져 내린 처참한 풍경. 23층부터 38층까지 한쪽 귀퉁이가 무너져 내린 아파트. 2021년과 2022년에 학동과 화정동에서 일어난 붕괴사고의 이미지다.”

책은 모두 세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전남의 이미지들’은 1970년대 광주와 전남을 포섭한 근대적 질서를 재현하는 이미지와 그 질서로부터 이탈한 이미지를 다룬다. 광주의 역사와 풍경을 기록했던 사진가 오종태, 보도사진을 찍고 사진 잡지를 만들기도 했던 강봉규에 대한 글이 수록돼 있다.

2장 ‘광주 2순환도로’에서 저자는 순환도로 이전 교통을 비롯해 순환도로 바깥의 사람들을 다룬다. 순환도로는 단순히 물질적 구조물만이 아닌 일상의 호흡을 ‘전쟁처럼 조직하는 참호의 길’이다. 저자는 “‘여전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숨을 불어넣는 수밖에 없다”는 관점을 견지한다.

마지막 3장은 ‘방직공장의 가장자리’로 전남방직과 일신방직과 관련한 이미지들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어디에나 ‘지역’들이 있다”며 “우리는 그 ‘지역’과 함께 그리고 그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글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이어져 또 다른 생산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김서라 연구자는 전남대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광주의 연구 공동체 ‘광주 모더니즘’에 참여하며 지역 문화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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