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관계 ‘최악’·산업안전 ‘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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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사관계 ‘최악’·산업안전 ‘펑크’
지난해 매출 4조 414억·영업이익 4110억 사상 최대 실적
경영진, 조합원 희생 속 중국 기업 더블스타에만 이익 몰아줘
노조와 임단협 거부해 파업 ‘초읽기’… 사망사고도 잇따라
2024년 08월 11일(일) 19:55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노사안정과 산업안전을 외면해 경영위기와 신인도 하락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분기까지 영업이익을 내고도 노조와 임단협을 사실상 거부해 파업을 부르고 안전에 대한 투자는 뒷전이어서 근로자가 숨지는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지난 8~9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쟁의행위(파업)에 찬성한다는 응답률이 96.43%에 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조합원 3545명 중 3219명이 투표에 참여해 3104명이 파업에 찬성해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쟁의권이 없는 제2노조와 현장관리 노조까지 포함하면 3918명 중 85%가 쟁의행위에 찬성표를 던질 정도로 사측에 대한 불만과 반발 강도가 높다.

노조는 “금호타이어 경영진이 중국자본 더블스타의 이익에만 골몰하고 지역경제 발전은 무시하는 등 사회적 역할까지 외면하고 있다. 노사관계까지 적대적으로 일관한다면 파국을 부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을 위해 지난 6월부터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다. 사측에 15만 9800원의 기본급 인상(7%인상)과 지난해 성과금 배분, 고용안정과 미래비전 제시, 신입조합원과 정규직 전환자 차별해소 등을 촉구했다.

하지만 사측이 이 같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노조는 지난달 29일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7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양측에 대한 조정중지 결정을 내려 노조는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사항은 무리한 주장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2018년 4월 중국 더블스타 그룹이 인수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4조 414억원, 영업이익 411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1456억원으로 전년비 13.9%를 달성했다. 막대한 경영이익에도 사측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두차례 2%대 임금인상 만을 해왔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영업이익에 비해 인상률이 현저히 적다는 것이다.

경영위기 때 조합원들의 희생으로 경영정상화를 일궈냈지만 정작 노조의 요구안은 묵살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조는 깊은 배신감을 토로한다. 노조는 지난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고 법정수당을 지급하기로 합의해 회사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소취하로 금호타이어는 확정 판결시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할 1700억여원을 절감한 것으로 노측은 추산한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사측이 안전조치를 외면해 산재 사망사고와 부상자도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들어서만 금호타이어 조업현장에서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지난 4월에는 금호타이어 미국 조지아공장(10일)과 곡성공장(29일)에서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일 광주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7월 22일자 광주일보 6면>에서도 노동자가 참변을 당했다. 지게차가 급정차하는 바람에 지게차에 실려있는 원자재가 40대 작업자에게 쏟아져 사망 사고가 났다.

 노동당국은 산재가 잇따르는 금호타이어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경찰청도 지난 7일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지게차 운전자를 불구속 입건한 데 이어 추가 책임자를 색출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노조는 “그동안 사측에 사고원인 파악과 대책을 요구했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사측의 안전에 대한 투자외면과 경영진의 산업안전 의식 실종으로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곡성공장 사망사고가 작업자 통로를 확보하지 않아 발생했다는 사실을 사측에서 알고 있었음에도 반사경 등을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지난 2일 광주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사망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해당 공정에 반사경을 설치했다고 노조는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회사는 전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한 결과, 지난해 뜻 깊은 경영성과를 이뤘지만, 오랜 적자로 취약해진 재무구조, 치솟는 선임과 재료비 상승 등 하반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조속히 교섭이 재개돼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노사가 상호 수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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