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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경이의 순간은 어떻게 내 삶을 지탱해주는가, 경외심 - 대커 켈트너 지음,
이한나 옮김
2024년 06월 21일(금) 18:00
“살면서 처음 바다를 보았을 때요. 아직 어렸지만 파도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부드러운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느꼈어요.”,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처음 봤을 때요. 음악이랑 주인공의 연기가 미친 듯이 강렬했어요. 인간본성에 대한 암울한 진실도요.”

연구에 참가한 26개국의 사람들은 ‘경외심’이란 ‘세상에 대한 기존 이해를 뛰어넘는 거대한 무언가와 마주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는 설명을 듣고 난 후 자신들이 느낀 체험담을 써내려갔다. 사람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각자만의 경외심을 느낀다. 인간을 압도하는 대자연의 장관 앞에서, 록스타의 공연장에서, 신과의 만남에서, 아이의 천진난만한 얼굴에서.

감정을 다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 등에 자문을 한 UC버클리 심리학과 교수이자 경외심 연구자인 대커 켈트너의 신작 ‘경외심’은 탄생과 죽음의 순간부터 음악과 자연, 집단 열광과 역경 극복까지 여덟 가지 경이의 순간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풀어낸 책이다.

부제는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경이의 순간은 어떻게 내 삶을 일으키고 지탱해주는가’. 경외심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거대한 신비를 마주했을 때 경험하는 정서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일상 속에서, 언제 어디에서든 맞닥뜨릴 수 있는 정서이기도 하다.

1부에서는 경외심의 과학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경외심이란 과연 무엇이며 두려움이나 미적인 감각과는 어떻게 다른지, 일상에서 우리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 지 살핀다.

2부는 생생한 개인 체험담이다. 타인의 용기, 친절, 역경 극복 사례가 어떻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의례, 스포츠 경기, 군무, 종교활동 등 구성원들의 하나된 움직임과 광활한 대자연은 어떻게 우리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지 이야기한다.

3부에서는 음악, 시각예술, 종교와 영성 등 지금까지 인류 문화가 어떻게 경외심을 담아냈는지 들려주며 마지막 4부는 상실과 트라우마를 겪었을 때, 삶의 불확실성 및 미지와 마주했을 때 이를 딛고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데 경외심이 어떤 도움을 주는가에 대해 들려준다.

저자는 “자신이 가진 것을 주변에 나누고 견고한 관계망을 구축하며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사회에 이로운 행동을 하려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감정이 경외심이다. 열린 마음으로 이성을 벼리고, 위대한 관념과 새로운 통찰에 귀 기울이고, 면역계 염증 반응을 줄이고, 몸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일상 어디에서나 경외심을 찾을 수 있다. 우리 뇌와 몸이 태생적으로 품는 기본욕구이기 때문에 잠시 호기심을 품고 주위를 둘러 보면 된다. 저자는 “경외심을 느끼기 위해 돈을 쓰거나,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아도 되기에, 심지어 별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에” 더 많이 경험해 보라고 강조한다.

<위즈덤하우스·2만3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