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수채화가 전하는 ‘물빛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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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수채화가 전하는 ‘물빛향기’
김일심 개인전, 31일~6월 12일 보성 아트홀
2024년 05월 30일(목) 20:10
‘5월이 되면’
확독의 물 위에 수국의 그림자가 비친다. 물결이 일렁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청명한 날씨인 듯하다. 보라색과 흰색, 연분홍색의 수국은 탐스럽고 아름답다. 고혹적이면서도 관능적이며, 청순하면서도, 성숙미가 느껴진다. 작품 ‘5월이 되면’에서는 5월에서 6월로 이어지는 계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맘때 보게 되는 수국은 늘 은은한 향기로 발길을 붙잡는다. 존재 그 자체로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시골 길을 걷다 어느 담장 너머로 핀 수국을 볼 때면 가만히 다가가 쓰다듬어 보고 싶어진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니 무연히 고개를 숙인 수국은 부끄러움 많은 우리네 옛 여인들 심성을 닮은 것도 같다.

김일심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보성 아트홀에서 31일부터 오는 6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전시 주제는 ‘물빛 향기’. 싱그러운 5월 끝날과 수목이 우거지는 6월 초에 열리는 전시는 물빛의 그윽한 향기를 발한다.

현재 보성 복내중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작가는 그동안 틈틈이 복내의 마을 풍경을 담았다. 물빛이 환기하는 30여 점 수채화는 작가의 감성이 오롯이 이입돼 있다. 서정적인 그림은 보는 이에게 맑음과 청량함을 선사한다.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아니 아이들을 향한 시선이 물빛처럼 맑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한편 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어디 꽃이 아닌 게 있을까? 30여 년 아이들의 시선(視線)으로 세상을 바라보니온통 꽃 천지였다”며 “오늘 이곳에 모인 꽃들은 그들만의 색깔로 내게 왔다가 꽃향기 하나 쓰윽 문지르고 간다. 수없이 스쳐가는 인연 속에서 한 점 꽃이 피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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