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적 풍경: 자연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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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적 풍경: 자연으로부터’
김일권 전남대 미대 교수 개인전, 14일까지 갤러리 소헌
2024년 05월 12일(일) 19:40
‘무제’
심상(心象)이라는 말은 다의적이다. 깊고 오묘하다. 사전적 의미는 ‘감각에 대한 자극 없이 의식에 떠오르는 영상’ 또는 ‘상상을 매개로 정경을 마음에 그리는 것’을 뜻한다. 예술가들에게 심상은 창작을 위한 중요한 동인이다. 의식에 그리는 또는 마음에 떠올리는 행위는 그 자체로 변화무쌍한 창작의 기제로 작용한다.

심상과 연계되는 대상은 대개 풍경인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예술가들은 마음의 눈으로 풍경을 본다.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심상으로 보는 편이 훨씬 깊고 다양한 의미를 창출한다.

김일권 전남대 미대 교수가 ‘심상적 풍경: 자연으로부터’를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까지 갤러리 소헌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풍경화를 소환한다. 그러나 익히 알고 있는 풍경화가 아닌 관념과 이해를 넘는 ‘심상으로 바라봐야 보이는’ 풍경이다.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풍경은 보는 이에게 마치 ‘풍경 속으로 들어오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작가는 동양화의 특징인 여백을 살리면서도 서양화의 색감에 주목한다. 자연 속의 어떤 이미지를 포착해 오래도록 내면의 발아 과정을 거친 듯 고요함과 무한함이 느껴진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가 모호한,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투영한 데서 획득되는 생명력이다.

각각의 작품 제목 또한 전시 주제와 일맥상통한다. ‘무제’는 제목이 없다는 것이 아닌 너무도 많은 느낌과 상상과 사유를 함의하고 있다는 뜻일 게다. 무제가 지닌 개방성, 원초적인 무정형의 미래 지향성은 결국 심상적 풍경으로 수렴된다.

일찍이 로버트 모건은 김 작가의 작품에 대해 “그의 풍경화는 구상과 추상 사이의 연결점이며, 지렛대이고, 저울의 균형대이며, 미래를 투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며 “그의 연작은 일종의 예언자적인 지진계이며, 의도적인 계산을 배제한 경고이며, 자신에 대한 사고와 감정을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평한 바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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