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 배제 등 공교육 강화 의지를 제고한 가운데,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사교육비가 2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대열풍이 지속되면서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사교육에 더욱 열을 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사교육비는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계청은 14일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해당 조사결과는 교육부와 통계청이 함께 전국 3000여개의 초·중·고등학교 학생 7만 4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총 27조 1000억원으로 전년(26조원) 대비 4.5% 증가했다.

반면 저출산 등의 문제로 초등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전국 학생 수는 528만명에서 521만명으로 1년 새 7만명(1.3%)가 감소했다.

학생 수는 감소했는데 오히려 사교육비는 증가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6월 수능 킬러문항 배제 논란이 일면서, 수능 출제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학원을 찾은 고등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의대 열풍이 이어진 점도 사교육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사교육비 규모는 지난 2021년(23조 4000억원)→2022년(26조원)→2023년(27조 1000억원)까지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사교육비 목표액을 24조 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8000억원(6.9%) 줄이겠다는 내용이 담긴 ‘2024년도 성과계획서’를 국회에 제출한 바 있으나, 지난해 사교육비가 감소는 커녕 4.5%증가하면서 당초 목표 달성에는 실패한 셈이다.

광주·전남지역의 초·중·고등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타지역 학생보다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광주시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39만 6000원으로 전국 6개 광역시 중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울산이 36만 8000원으로 광역시 중 가장 낮았으며, 광주(39만 6000원), 대전(41만원), 인천(42만 4000원), 부산(43만 4000원), 대구(45만 9000원) 순으로 낮았다.

전남지역 학생들의 1인당 사교육비는 27만 9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서울(62만 8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며, 서울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0만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전체 학생이 아닌 사교육 참여 학생만 대상으로 놓고 보면 서울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74만 1000원까지 치솟는다.

광주·전남지역 학생들은 사교육 참여율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학생들의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76.3%로 전국 평균(78.5%)에 못미쳤을 뿐만 아니라, 전국 8개 특·광역시 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광주에 이어 인천(77.3%), 대전(77.9%), 울산(78.2%), 부산(80.1%), 대구(80.2%), 세종(83.9%), 서울(84.8%) 순으로 낮았다.

전남도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지난해 기준 67.3%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