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고 비용 늘고…소상공인 “새해에도 한숨만”
소비 부진·고금리·고물가 지속…대출 상환 부담까지
광주·전남 소상공인 경기전망 지수 4개월 연속 하락
광주·전남 소상공인 경기전망 지수 4개월 연속 하락
![]() /클립아트코리아 |
“인건비와 재료값, 공공요금은 올랐는데 지갑을 여는 시민들이 없어 걱정입니다….”
곡성군 곡성읍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정어진(30)씨는 새해가 됐지만 설레고 희망찬 생각보단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2022년 11월 은행권 대출을 받아 작은 카페를 개업한 정씨는 해가 바뀌면서 고민이 늘었으면 늘었지 가게 운영과 관련해 나아진 점이 하나도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당장 올해부터 작년보다 인상된 최저시급이 정씨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정씨는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2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달부터 최저시급이 오르면서 직원 한 명당 월급이 최소 20만원씩은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재료값 인상도 정씨를 우울하게 만들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끊임없이 오르던 물가가 올해 역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지난해 3분기 원두와 유제품을 포함한 모든 재료값이 5% 인상됐지만, 손해는 보더라도 폐업하지 않을 정도였지만 4분기부터는 재료값은 10%, 우유류는 15%가량 인상돼 타격이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정씨는 폐업만은 막아보고자 판매가를 200~300원 가량 올려보는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가뜩이나 손님이 적은 상황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정씨는 “좁은 동네에서 손님 유치 경쟁도 어려운 실정에 가격 인상으로 단골마저 잃을까 고민이다”며 “대출금 상황도 만만치 않고, 경기 전망도 좋지 않아 우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지만, 소상공인들의 한숨 소리는 새해 벽두부터 깊어지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고금리·고물가로 경영비는 날로 증가하고 있고, 부채는 날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지역 소상공인의 올 1월 경기전망지수(BSI)는 각각 84.1, 71.1로 전달인 89.4(광주), 84.3(전남)보다 하락했다. 무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이어진 하락세다.
전국을 기준으로 소상공인의 1월 전망 BSI(79.5)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음식점업(-11.9포인트)이 가장 큰 폭으로 내렸고 소매업(-8.5포인트), 스포츠와 오락 관련(-7.4포인트) 등 순으로 하락했다.
소상공인은 경기전망 악화 사유(복수 응답)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48.1%)를 가장 많이 뽑았고 이어 날씨·방학 등 계절적 요인(34.1%), 유동 인구·고객 감소(14.2%), 물가·금리 등의 상승으로 비용 증가(6.9%) 등 순이었다.
나주 혁신도시에서 옷가게를 운영 중인 박모(여·60)씨는 “코로나19때도 하루 평균 20명이었던 손님이 최근들어 10명 안팎으로 줄어들었다”면서 “불경기에 사치품은 물론 옷을 사는 고객들이 줄어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박씨는 특히 높은 금리로 빌린 대출금을 갚기 힘들어 조만간 폐업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이미 대출받은 돈만 3000만원 가까이 되는데 이자 내기도 급급한 상황이다”라며 “10년 넘게 가게를 운영했지만 올해를 넘기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의 금융 부담은 날로 커지면서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폐업을 사유로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광주의 경우 이 기간 296억원이 지급됐는데, 전년 같은기간(235억원)보다 26% 늘어났다.
지급 건수도 2262건에서 2815건으로 553건 증가했다.
전남 역시 지급액은 196억원에서 294억원으로 50% 늘었고, 지급 건수는 43%(855건) 늘어난 2816건으로 나타났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을 대신해 신용보증재단이 대출을 갚아주는 사례도 늘어났다.
지난해 광주의 1~11월 대위변제건수는 2898건으로 전년 같은기간(1068건) 보다 무려 171.35%나 증가했고, 대위변제 금액 또한 2022년 147억원에서 2023년 383억원으로 160.54% 증가했다.
전남은 같은 기간 658건(2022년)에서 2023년 2460건으로 늘었고, 대위변제 금액 또한 111억원에서 364억원(227.93%)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역 경제계 전문가는 “당분간 고성장은커녕 저금리도 어려운 상황이라 소상공인들에게 험난한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곡성군 곡성읍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정어진(30)씨는 새해가 됐지만 설레고 희망찬 생각보단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2022년 11월 은행권 대출을 받아 작은 카페를 개업한 정씨는 해가 바뀌면서 고민이 늘었으면 늘었지 가게 운영과 관련해 나아진 점이 하나도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재료값 인상도 정씨를 우울하게 만들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끊임없이 오르던 물가가 올해 역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지난해 3분기 원두와 유제품을 포함한 모든 재료값이 5% 인상됐지만, 손해는 보더라도 폐업하지 않을 정도였지만 4분기부터는 재료값은 10%, 우유류는 15%가량 인상돼 타격이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정씨는 “좁은 동네에서 손님 유치 경쟁도 어려운 실정에 가격 인상으로 단골마저 잃을까 고민이다”며 “대출금 상황도 만만치 않고, 경기 전망도 좋지 않아 우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지만, 소상공인들의 한숨 소리는 새해 벽두부터 깊어지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고금리·고물가로 경영비는 날로 증가하고 있고, 부채는 날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지역 소상공인의 올 1월 경기전망지수(BSI)는 각각 84.1, 71.1로 전달인 89.4(광주), 84.3(전남)보다 하락했다. 무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이어진 하락세다.
전국을 기준으로 소상공인의 1월 전망 BSI(79.5)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음식점업(-11.9포인트)이 가장 큰 폭으로 내렸고 소매업(-8.5포인트), 스포츠와 오락 관련(-7.4포인트) 등 순으로 하락했다.
소상공인은 경기전망 악화 사유(복수 응답)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48.1%)를 가장 많이 뽑았고 이어 날씨·방학 등 계절적 요인(34.1%), 유동 인구·고객 감소(14.2%), 물가·금리 등의 상승으로 비용 증가(6.9%) 등 순이었다.
나주 혁신도시에서 옷가게를 운영 중인 박모(여·60)씨는 “코로나19때도 하루 평균 20명이었던 손님이 최근들어 10명 안팎으로 줄어들었다”면서 “불경기에 사치품은 물론 옷을 사는 고객들이 줄어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박씨는 특히 높은 금리로 빌린 대출금을 갚기 힘들어 조만간 폐업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이미 대출받은 돈만 3000만원 가까이 되는데 이자 내기도 급급한 상황이다”라며 “10년 넘게 가게를 운영했지만 올해를 넘기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의 금융 부담은 날로 커지면서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폐업을 사유로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광주의 경우 이 기간 296억원이 지급됐는데, 전년 같은기간(235억원)보다 26% 늘어났다.
지급 건수도 2262건에서 2815건으로 553건 증가했다.
전남 역시 지급액은 196억원에서 294억원으로 50% 늘었고, 지급 건수는 43%(855건) 늘어난 2816건으로 나타났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을 대신해 신용보증재단이 대출을 갚아주는 사례도 늘어났다.
지난해 광주의 1~11월 대위변제건수는 2898건으로 전년 같은기간(1068건) 보다 무려 171.35%나 증가했고, 대위변제 금액 또한 2022년 147억원에서 2023년 383억원으로 160.54% 증가했다.
전남은 같은 기간 658건(2022년)에서 2023년 2460건으로 늘었고, 대위변제 금액 또한 111억원에서 364억원(227.93%)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역 경제계 전문가는 “당분간 고성장은커녕 저금리도 어려운 상황이라 소상공인들에게 험난한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