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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바로 알기] 난자냉동시술 - 기광수 시엘병원 생식의학연구소장
결혼 늦어지는 여성 ‘난자 냉동’으로 가임력 보존
난임 진단 환자 수 해마다 증가
출산 장려 보완책 중 하나로 주목
과배란 유도→난자채취→동결 진행
생존율 높이기 위해 35세 이전 시행
2023년 09월 17일(일) 19:10
동결된 난자의 해동 과정을 체크하는 시엘병원 기광수 소장.
#.27세 미혼여성 A씨는 오랜 외국 유학생활 중, 3년 전부터 월경기간 중 참지 못할 심한 복통 및 허리통증이 있어 귀국한 김에 산부인과를 찾았다. 초음파 진단으로 한쪽 난소내막종(난소종양 일종) 진단을 받았으며, 고민 끝에 복강경수술을 통해 난소 혹 일부를 제거해 정상호르몬 조직을 보존하는 수술을 받았고 재발 방지 목적으로 호르몬치료를 4개월 동안 받았다. 수술전 난소기능을 예측하는 항뮬러관 호르몬(AMH)결과가 30대 후반으로, 수술 후 AMH 추적검사는 이미 정상난소조직이 병변에 의해 파괴된 소견으로 40대 여성의 난소기능으로 저하됐다. 담당의사에게 난소기능이 떨어져 임신에 불리한 상황을 들었으며, 결혼 계획이 미뤄져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난자냉동(동결)시술’을 선택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고, 고령의 미혼자가 늘어남에 따라 출산율이 평균 0.7대로 OECD 국가 중 역대 최저를 경신했다. 우리나라 인구중 난임 진단 환자 수는 2000년대 이후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다 최근 3년 평균 약 5%씩이나 증가하며 난임 여성 연령 또한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같이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고 있으며, 그 중 난자동결시술이 출산 장려의 보완책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난자동결시술=우선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기 전에 과배란유도법(과배란주사 사용)후 건강한 난자를 채취하고 동결한다. 원하는 시기에 해동하고 수정란을 생산해 자궁내 배아 이식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난자동결시술은 월경이 시작된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능하지만 여성의 난소기능은 만 35세부터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면 동결 난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35세 이전에 하는 것을 권유한다.

난자냉동을 통해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경우는 ▲난소에 손상을 줄 위험이 있는 수술 전후(난소의 자궁내막종, 난소종양 등) ▲원인불명의 난소기능 저하가 있는 경우 (AMH수치가 낮게 진단된 경우) ▲항암제 치료 및 방사선 치료를 앞둔 경우(자궁경부암, 유방암, 갑상선 암 등) ▲가임력 보존을 위한 미혼 여성(결혼시기를 미뤄야 하는 경우) 등이다.

여러 가지 전문 검사를 통해 현재 본인의 난소기능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 난소기능은 떨어지면 회복이 어려운 특징이 있으므로 이러한 검사결과 값이 여성의 나이에 따라 측정되는 평균값보다 낮은 경우, 난소 예비력이 더 이상 저하되기 전에 ‘난자냉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난자냉동 시술과정=먼저 의료진과 진료 및 검사를 하고 과배란 유도, 난자채취, 동결 과정 순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생리 2~3일째 내원해 과배란유도를 시작하고, 난포가 충분히 자라고 성숙된 것으로 판단되면 시기에 맞춰 난자를 채취한다. 이후 초저온 냉각 상태로 동결해 특수 냉동고에 보관하면 생명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킨 후, 필요할 시 해동해 체외수정시술을 이용해 수정란을 확보할 수 있다.

임신을 위해서 권장되는 난자냉동 개수는 연령대별로 다르다. 35세 미만인 경우 10~15개, 35~37세인 경우 15~20개, 38세 이상은 20개 이상의 난자가 있어야 임신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여성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난자의 질이 떨어지고 염색체 이상의 빈도가 높다. 또 한 번에 채취되는 난자의 수 또한 적기 때문에 임신율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만약 난자냉동을 결정했다면 35세 이전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난자냉동과정은 시험관 시술과정과 비슷하지만 지금껏 국민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해당되지 않아 전액 비급여로 진행돼 경제적 부담이 컸다. 하지만 이달 초 서울시가 지원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타 지자체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난자냉동은 수정란이나 정자 냉동과정보다 보관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해동 난자의 생존율은 의료기관의 수준과 배양실 연구원의 경험 등 냉동된 난자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성숙보관된 난자는 평균적으로 70~80%이다. 상대적으로 시술건수가 많은 난임전문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이유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