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정쟁 속 주목받는 DJ ‘통합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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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정쟁 속 주목받는 DJ ‘통합의 리더십’
여야 14주기 추도식서 “정치 복원”
갈등 격화 민주당에도 결집 메시지
2023년 08월 20일(일) 20:15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 <광주일보 DB>
정치권이 무한 정쟁을 반복하면서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통합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배제와 독단, 증오와 독설이 판을 치는 구조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 나아가 협치를 통해 미래를 열어가는 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정쟁에 지친 민심을 고려할 때, 내년 총선을 뒤흔들 화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지난 18일 열린 DJ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여야 정치권은 앞 다투어 ‘DJ 정신’을 강조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자리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추도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일체의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끝까지 지키셨다”며 “김대중의 정치는 통합과 협력의 정치, 화해와 미래로 가는 정치였다. 김대중식 큰 정치가 한없이 그립다”고 토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추모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은 국익과 국민 통합을 위해선 과거의 어떤 악연도 다 초월하는 결단도 보여줬다”며 “국민의힘도 김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잘 새기며 큰 정치를 복원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추모사에서 독재정권과 맞서 싸웠던 김 전 대통령의 결기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권의 폭력적 통치가 국민과 나라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며 “혹독한 고난도 인내하며 투쟁하신 강철 같은 의지를 되새기고, 정권 퇴행에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의 ‘통합의 리더십’은 여야 정치권에 시사점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여권과 검찰은 문재인 정부 정책, 이들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에 나서면서 더욱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민 통합을 통해 미래를 열어가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이 야권보다 정국 운영에 책임이 더 크다는 점에서 아픈 지점이다. 야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선 패배에도 뼈저린 성찰 없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자체 평가에 안주하고 팬덤 정치에 빠져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시스템을 바꾸고 인재를 널리 등용, 국민 통합을 꾀하기 보다는 과거 부정의 인적·정책적 단절을 근간으로 하는 ‘적폐청산’이 반복되면서 사회적 갈등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상대 진영을 척결해야 하는 악으로 규정함에 따라 강경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는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영수회담이나 여야 대표 회담이 단 한 번도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은 정치 실종의 현실을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극단적 정쟁 구도에 DJ의 ‘통합의 리더십’은 내년 총선 화두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쟁에 지친 부동층 및 중도층 유입 등 외연 확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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