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장기화…광주 시립 제2요양병원 문 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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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업 장기화…광주 시립 제2요양병원 문 닫나
오늘까지 환자 전원·퇴원 예고…31일 계약만료, 새 위탁기관 못 구해
제1요양병원 노조 집단단식…내달 민관협치협의회 해법 모색 집담회
2023년 07월 26일(수) 19:10
이달 말 위탁운영 종료를 앞둔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이 새로운 운영자를 찾지 못하고, 노조와의 갈등도 깊어지면서 입원 환자들에게 퇴원 권고 안내문을 전달하는 등 사실상 운영 중단 절차를 밟고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광주 시립요양병원이 노조 파업에 따른 진료 공백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결국 제2요양병원측은 환자들에게 퇴원을 권고하고 나섰고, 위탁 운영 계약 만료일인 이달 말 이후에는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시립 제2요양병원장은 지난 24일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전원 또는 퇴원을 예고하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병원은 “파업 장기화로 정상적인 진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가피하게 전체 입원환자에 대해 27일까지 전원 및 퇴원 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미 환자 40여명이 떠난 상태로, 병원에는 130여명의 환자가 남아있다.

제2요양병원측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일부 간호 인력만으로는 더 이상 환자를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제1요양병원 노조도 현재 집단단식에 돌입하는 등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시립정신·제1요양병원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민의 건강권을 담보로 42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당 병원 일부 조합원 여러분께 유감을 전한다”며 “특히 공공병원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사회적 문제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병원 노동조합이 이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려는 상황이 매우 아쉽다”고 주장했다.

제1요양병원 노조는 지난달 15일부터, 제2요양병원 노조는 지난 7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으며, 상대적으로 파업 참여 인원이 더 많은 제2요양병원의 운영 차질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광주시는 제2요양병원의 새로운 위탁 운영자도 구하지 못한 상태로, 현재 병원을 운영 중인 전남대병원의 수탁 기간은 이달 말까지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위탁 운영자를 공모했지만, 단독으로 응모한 의료법인마저 운영 의사를 철회했다.

광주시는 손실을 모두 보전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수탁자가 나타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전남대병원과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남대병원측은 노조 문제 등을 이유로 계약 연장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조측은 “위탁 기관이 바뀌는 과정에서 되풀이되는 인건비 삭감, 의료 서비스 질 저하로 공공성 붕괴가 우려된다”며 광주시 직영을 요구하고 있다.

갈등의 직접 당사자는 병원 운영자와 노조이지만, 공공 의료시설 운영 위기에 대한 광주시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직접 운영은 어렵다”면서 “전남대병원과 추가 협의를 통해 운영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오는 8월 3일 전일빌딩245 중회의실에서 민관협치협의회 주최로 광주시립요양병원 갈등 해법 모색 집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집담회를 통해 시립요양병원 갈등 원인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해결 방안 등에 대한 공론을 형성하고 대안 등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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