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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향]드라마·영화 촬영지, 남도여행 핫플
여기가 그 무대 주인공처럼 한 컷
현실감 그대로 살린 ‘옛 장흥교도소’
60~80년대 달동네 순천드라마촬영장
목포 시화골목, 근대 역사드라마 등장
사극 성지 보성 열화정·순천 낙안읍성
이순신대교 아래서 제이홉 뮤비 촬영
2023년 06월 19일(월) 19:15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마지막 화에 등장한 청송교도소 장면은 옛 장흥교도소에서 촬영됐다.
드라마나 영화, K팝 등 한국을 알리는 일등공신인 K-문화. 한국형 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주목받는 것이 있으니 바로 K-콘텐츠 촬영지다. 촬영지를 찾아다니는 ‘한류성지순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드라마·영화 관계자들의 섭외 1순위로 떠오르고 있는 전남의 촬영명소들과 정동진, 전주 한벽터널, 완주 BTS로드, 일본 삿포로 오타루시, 뉴질랜드 호비튼 등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국내·외 영화 촬영지들을 살펴본다.

◇국내 유일 감옥 실물 촬영지 ‘옛 장흥교도소’= 2023년 여름 청송교도소. 하늘색 죄수복을 입고 다른 죄수들과 함께 어딘가로 이동중인 연진이. 맞은편에서 오는 또 다른 죄수들 사이에서 누군가를 발견한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독하고 강하게 키워왔던 엄마였다. 수차례 소리치며 “엄마!”를 부르지만 엄마는 듣지 못했는지 지나쳐버리고 만다. 감방으로 돌아와 넋이 나간 얼굴로 앉아있던 연진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기상캐스터처럼 활짝 웃으며 날씨 예보를 시작한다. 미소짓는 얼굴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연진 역을 연기했던 임지연이 가장 울컥했다는 마지막 교도소 장면이다. 매번 화려하게 세상을 밑으로 바라보던 연진이가 누구보다 철저하게 무너지고 좌절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장면이었다. 임지연은 마지막 교도소 신을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 글로리’에 등장하는 청송교도소 촬영장은 옛 장흥교도소다. ‘더 글로리’ 뿐만 아니라 최근 방영된 ‘모범택시2’, ‘법쩐’, ‘닥터로이어’, ‘인사이더’, ‘설강화’, ‘친애하는 판사님께’, ‘지금 우리 학교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웬만한 드라마에는 모두 등장한 단골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장흥읍 원도리에 위치한 옛 장흥교도소는 9만318m² 부지에 연면적 1만230m², 건물 42동 규모로 지난 1975년부터 2015년까지 수감시설로 활용돼 왔다. 2015년 장흥교도소가 용산면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건물은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인수됐다.

수감시설로서의 역할을 다한 옛 장흥교도소는 드라마 및 영화촬영 장소라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아 꾸준히 이용돼 왔다. 실제로 옛 장흥교도소는 2019년 드라마 ‘닥터프리즈너’, ‘우아한 가’, 영화 ‘범털’ 등 6편의 촬영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9편, 2021년 22편, 2022년 20편의 드라마와 영화, 다큐 등을 촬영했다. 올해도 5월 현재까지 드라마 ‘악인전기’, ‘국민사형투표’, 영화 ‘하이재킹’, ‘보스’, TV프로그램 ‘꼬꼬무’ 등의 촬영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실제 사용했던 교도소라는 이점은 드라마·영화 관계자들의 러브콜을 받기에 충분했다. 교도소 건물과 내부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대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2019년 개방 이후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전북에 교도소 세트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촬영을 많이 하고 있지만 옛 장흥교도소의 경우 내·외부까지 모두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촬영감독들이 선호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드론을 이용해 교도소 상공 부분부터 시작해서 감방 안까지 따라 들어오는 샷이 가능하다는 거죠.”

옛 장흥교도소 문화재생사업단 정영희씨는 “촬영 선호 장소는 감독들의 구상에 따라 달라지는데 주로 교도소 출입구나 이동하는 복도를 많이 활용하고 감시탑에서 교도관이 총을 들고 감시하는 장면도 종종 촬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흥군은 옛 장흥교도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0년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사색과 치유의 갱생 문화공간’을 위한 감옥테마공원으로 조성중이다.

◇촬영감독들의 ‘원픽’ 전남의 촬영 명소= 장흥 뿐만 아니라 전남 곳곳이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드라마·영화의 ‘전남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다. 순천만 습지, 목포 근대문화의 거리, 구례 쌍산재, 강진 백운동정원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역사문화가 어우러진 관광 명소를 보유하고 있는 전남은 촬영 최적지로 꼽힌다.

대표적인 곳이 순천 드라마 촬영장이다. 순천시 조례동에 위치한 드라마촬영장은 1만2000평 규모로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1960~80년대까지의 순천읍내와 서울 달동네, 변두리 등 대한민국의 근대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세트장이지만 실제로 존재했었던 것처럼 가옥, 상가, 거리 등이 실감나게 표현돼 있다.

70~80년대 나이트클럽 고고장처럼 꾸며진 추억의 음악실, ‘맨발의 청춘’ 간판이 내걸린 순양극장, 한옥으로 지어진 청춘사진관, 추억의 교복과 교련복을 입고 골목길을 배회하는 사람들까지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전남에서 가장 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이뤄진 순천 드라마촬영장은 지난 11일 종영한 드라마 ‘구미호뎐 1938’을 비롯해 ‘소방서 옆 경찰서’, ‘파친코’ 등 2006년부터 지금까지 80여 편이 촬영됐다.

순천의 낙안읍성은 사극 촬영지의 단골장소다. 낙안읍성은 현존하는 조선시대 읍성 중 보존이 가장 잘 된 마을로 알려져 있다. 읍성 안에는 조선시대 관아로 쓰던 건물과 100여 채의 초가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정겨운 초가집과 흙길, 낮은 돌담길, 담장 밖으로 삐져나온 감나무까지 옛 모습 그대로다.

‘미스터 선샤인’, ‘구르미 그린 달빛’, ‘백일의 낭군님’, ‘조선정신과의사 유세풍 시즌2’, ‘붉은단심’, ‘옷소매 붉은 끝동’ 등이 낙안읍성에서 촬영됐다.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주인공 이산(이준호)과 덕임(이세영)의 러브스토리가 펼쳐졌던 촬영장소는 보성군 득량면 강골마을에 위치한 열화정이다.
보성 열화정(국가민속문화재 제162호)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붉은 단심’, ‘신입사관 구해령’ 등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특히 2021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주인공 이산(이준호)과 덕임(이세영)의 러브스토리가 열화정을 중심으로 펼쳐져 장소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목포의 거리는 근대 역사드라마에 종종 등장한다. 서산동 시화골목 일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1970~80년대 건물이 남아있는 복고풍 장소로, 벽화가 그려진 골목을 따라 오르면 코발트빛 지붕이 겹쳐진 마을 모습과 다도해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영화 ‘1987’ 촬영지로 알려진 목포 서산동 시화골목 연희네슈퍼.
영화 ‘1987’ 촬영지로 유명한 ‘연희네 슈퍼’는 연일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해 세계적인 그룹 BTS 제이홉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방화’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지목되면서다. 촬영장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현수교인 이순신대교 아래 공간으로 광양시와 전남영상위원회의 지원, 여수광양항만공사와 여수지방해양수산청 등의 협조로 촬영됐다고 알려졌다. 이순신대교에서는 지난 2014년 드라마 ‘아이언맨’ 등의 촬영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외에 강진 백운동 원림은 ‘환혼’의 촬영지로 인기를 모았다. 드라마 배경이 된 왕대나무숲은 백운동 원림의 대표 공간으로 드라마 주인공들의 로맨스를 신비롭게 연출해 신청자들의 궁금증을 불러모았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고애신(김태리)과 김희성(변요한)이 마지막 작별을 나눈 구례 천은사 수홍루,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송서래(탕웨이)와 장해준(박해일)이 우중 데이트를 즐기던 순천 송광사, 예능 ‘윤식당’ 촬영지로 화제를 모았던 구례 쌍산재, 드라마 ‘수리남’ 촬영지인 고흥 우주항공센터 등도 있다.

영화·드라마를 통해 소개되는 촬영명소는 호기심과 함께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지역 경제효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전남도와 전남영상위원회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전남도는 아름다운 풍광과 역사적 장소, 맛의 고향 등 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전남의 멋과 맛을 알리기 위해 전남영상위원회를 새롭게 개편, 22개 시·군과 협력해 촬영지 정보와 환경을 제공하는데도 총력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