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한전공대 출연금 축소 위기 현실화
산자부, 예산 삭감안 마련 요구
올해 30%·내년 40%까지
캠퍼스 건설·인력 충원 차질
2023년 05월 25일(목) 21:00
한전공대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측에 올해 30%, 내년 40% 정도의 예산 삭감안 마련을 요구한 알려졌다. 정부가 사실상 한전 등 전력그룹사의 한국에너지공대 출연금 축소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읽힌다. 이는 캠퍼스 건설과 인력 충원 등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2025년 완공이 상당 기간 미뤄지는 등 한국에너지공대의 장기 표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 정치권은 한국에너지공대 출연금 삭감이 현실화될 경우, 산자부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등 여권과의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한국에너지공대가 광주·전남 핵심 현안사업이라는 점에서 호남 배려를 내세운 여권의 서진정책도 진정성을 의심받으면서 뿌리부터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25일 민형배 민주당 의원(광산 을)에 따르면 산자부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에 올해 한전 등 전력자회사 출연금 예산 1588억 원 가운데 30% 정도 삭감할 것을 통보했다. 또 내년 출연금 예산 1321억 원 가운데 40% 정도의 삭감안 마련도 요구했다.

한국에너지공대 측은 산자부의 요구에 따라 예산 삭감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캠퍼스 건설 차질 등 기존 완공 계획에 심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워하는 입장이다. 건설 자재비 상승으로 현재 잡혀져 있는 예산도 빠듯한 처지에 삭감하라는 것은 사실상 완공 계획을 2~3년 이상 늦추라는 통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특히, 출연금 예산 삭감은 교직원 인건비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신규 인력 충원 등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산자부의 입장은 사실상 한전 등 전력자회사의 출연금을 대폭 삭감하려는 수순으로 보인다. 한국에너지공대 측으로부터 예산 삭감안을 받아 한전의 출연금 축소를 뒷바침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한전 등 전력그룹사의 출연금 축소 논란에 대한 김회재 민주당 의원(여수 을)의 질의에 “현재 한전이 워낙 어려워 전반적인 투자를 효율화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이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장관은 이어 “한전, 한전공대와 협의하고 있고 이후 재정당국과도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가 한국에너지공대에 대한 한전 등 전력그룹사의 출연금 축소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민주당 및 지역 정치권과의 정치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사원의 한국에너지공대 설립적법성 감사에 이어, 한전의 출연금 축소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정부의 치밀한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며 “산업부 장관이 법률에 명시된 한국에너지공대에 대한 직무와 책임을 유기할 경우, 해임을 추진할 것”이라며 강력 경고했다.

민주당도 문재인 정부에서 설립한 한국에너지공대에 대해 여권이 발목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입장이어서 한전의 출연금 삭감은 정치적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민형배 의원은 “한전 등 전력그룹사의 출연금 축소는 결국 한국에너지공대의 완공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 정책의 결과인 한전 적자의 책임을 한국에너지공대에 묻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