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구 광주지법원장·최인규 광주고법 수석부장판사 퇴임
![]() 고영구 광주지방법원장 |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 온 고위 법관 두명이 광주지방법원과 광주고등법원을 떠나게 됐다.
광주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 따르면 고영구(65·연수원 20기) 광주지방법원장과 최인규(59·연수원 23기) 광주고법 수석부장판사가 16일 각각 퇴임식을 갖고 퇴임했다.
32년 법관생활을 마무리한 고 법원장은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사건에서 정의와 진실을 찾으려 노력했다”면서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지켜온 사법부 독립을 완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출신인 고 법원장은 사회적 약자들을 법원에 초청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우크라이나 난민 등이 거주하는 고려인마을을 방문해 국내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법적 조언을 하는 등 지역 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최인규 광주고법 수석부장판사도 같은 날 법복을 벗고 제 2의 인생 설계에 나섰다.
해남출신으로 조대부고·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판사로 임용돼 29년동안 광주지법 판사·전주지법 군산지원장·대전고법 부장판사·광주고법 부장판사와 광주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최 부장판사는 “지역 법조계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는데 은혜를 다 갚지 못한 것 같아 송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부장판사는 광주일보와의 인연도 깊다. 1985년 1월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지만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등록금을 구할 길이 없어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딱한 사연을 접한 지인들의 제보로 광주일보는 1985년 1월 25일자 신문을 통해 ‘입학금에 애타는 의지의 법학도’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사연이 소개된 다음날부터 각지에서 성금과 후원이 잇따라 최 부장판사는 접을 뻔한 꿈을 잇게 됐다.
지역민의 후원에 답하기 위한 탓인지 몰라도 최 부장판사는 근로정신대와 5·18 피해자들의 소송부터 전두환 회고록 손해배상까지 지역에서 굵직한 사건마다 재판을 맡았다.
최 부장판사는 29년간의 재판 중 2010년 장흥수협과 어민들의 조정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 적극적인 민사배심 조정을 통해 생계터전이자 어촌계 공동재산인 양식어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어민들의 어업권을 되찾아 줬기 때문이다.
최 부장판사는 “사법부 내에 꾸준했던 호남 법조인 명맥이 최근 뜸해졌다”면서 “선배들이 이어온 명맥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지만, 법조계를 떠나지 않고 법원 밖에서도 지역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갚겠다”고 다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광주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 따르면 고영구(65·연수원 20기) 광주지방법원장과 최인규(59·연수원 23기) 광주고법 수석부장판사가 16일 각각 퇴임식을 갖고 퇴임했다.
32년 법관생활을 마무리한 고 법원장은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사건에서 정의와 진실을 찾으려 노력했다”면서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지켜온 사법부 독립을 완수해달라”고 당부했다.
![]() 최인규 광주고법 수석부장판사 |
해남출신으로 조대부고·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판사로 임용돼 29년동안 광주지법 판사·전주지법 군산지원장·대전고법 부장판사·광주고법 부장판사와 광주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최 부장판사는 광주일보와의 인연도 깊다. 1985년 1월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지만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등록금을 구할 길이 없어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딱한 사연을 접한 지인들의 제보로 광주일보는 1985년 1월 25일자 신문을 통해 ‘입학금에 애타는 의지의 법학도’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사연이 소개된 다음날부터 각지에서 성금과 후원이 잇따라 최 부장판사는 접을 뻔한 꿈을 잇게 됐다.
지역민의 후원에 답하기 위한 탓인지 몰라도 최 부장판사는 근로정신대와 5·18 피해자들의 소송부터 전두환 회고록 손해배상까지 지역에서 굵직한 사건마다 재판을 맡았다.
최 부장판사는 29년간의 재판 중 2010년 장흥수협과 어민들의 조정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 적극적인 민사배심 조정을 통해 생계터전이자 어촌계 공동재산인 양식어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어민들의 어업권을 되찾아 줬기 때문이다.
최 부장판사는 “사법부 내에 꾸준했던 호남 법조인 명맥이 최근 뜸해졌다”면서 “선배들이 이어온 명맥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지만, 법조계를 떠나지 않고 법원 밖에서도 지역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갚겠다”고 다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