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폭락·사료가격 폭등…설 대목 축산농 울상
사료가격 1년새 80% 뛰어 올라 마리당 200만원~300만원 손해
사육 두수 ‘역대 최대’ 도매가 27% ‘뚝’…소비자 가격은 그대로
“전남도, 사료가격 보조금 지원 등으로 한우 생태계 붕괴 막아야”
사육 두수 ‘역대 최대’ 도매가 27% ‘뚝’…소비자 가격은 그대로
“전남도, 사료가격 보조금 지원 등으로 한우 생태계 붕괴 막아야”
![]() /클립아트코리아 |
사료 가격이 1년 사이 80%나 치솟은 반면 민족명절인 설 대목을 2주 앞두고도 전남도내 한우 도매가격 폭락이 이어지면서 축산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경제위기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이 이어지며 소고기 소비량은 줄어드는 반면 전남도내 한우 사육량은 늘고 있어 축산 농가 위기가 장기화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최근 사료 구매자금 이자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농민들은 실효성이 없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장흥군 용산면에서 한우 350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창전(56)씨는 요즘 사료 가격이 치솟아 소를 키울수록 손해가 늘고 있어 밤잠을 설치고 있다.
김씨는 “1년 전만해도 30개월 된 소 한 마리 키우는데 사료비로 300만원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500만원 정도 든다”면서 “소 한 마리를 팔 때마다 전에 비해 200~300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는 꼴이다. 키울수록 손해다보니 한우 농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소를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 대목을 앞두고도 한우 가격 폭락이 멈추지 않고 있어 농민들의 표정은 더욱 어둡다.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영향으로 수입 곡물 가격이 올라 사료비는 끝없이 올라가는데, 정작 한우 도매 가격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도매 가격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호남권 한우 도매 평균가격은 1kg당 1만340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5% 감소했다. 지난해 호남권 한우 도매 평균가격인 1kg당 1만8487원보다도 약 27% 감소한 수치다. 한우 한 마리 무게를 약 700kg으로 봤을 때, 한우 도매 가격이 약 400만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반면 국제 곡물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전쟁으로 수입 곡물 가격이 올라 한우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대두박·소맥·볏짚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김동구(55) 전국한우협회 영암군회장은 “전쟁 전에는 사료 25kg 한 포대당 1만1000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만5000원으로 끝을 모르고 계속 오르고 있다”며 “사료비와 금리, 인건비 등이 모두 오른 상황에서 소 도매 가격만 떨어져 키울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소 값이 하락하는 이유로는 전국 한우 사육 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급이 많아졌고, 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국 한우 사육 두수는 약 350만 마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상북도에 이어 두번째로 한우 사육 두수가 많은 전남도는 지난해 약 60만 마리의 한우를 길러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우 농가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너도나도 소를 팔려고 출하를 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2021년 한우 도축량은 약 12만 마리였지만, 지난해 도축량은 약 14만 마리로 10% 증가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2015년부터 한우 농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매년 한우 사육 두수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손해를 보면서도 한우를 출하하는 사람이 많아 한동안 도매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남도는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사료 구매 자금의 이자를 지원하고 한우 판촉에 적극 나서기로 했지만, 농민들은 언 발에 오줌누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복잡한 유통구조 탓에 한우 도매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아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한우 생산비에 가장 큰 부담인 사료 가격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한우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경제위기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이 이어지며 소고기 소비량은 줄어드는 반면 전남도내 한우 사육량은 늘고 있어 축산 농가 위기가 장기화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장흥군 용산면에서 한우 350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창전(56)씨는 요즘 사료 가격이 치솟아 소를 키울수록 손해가 늘고 있어 밤잠을 설치고 있다.
김씨는 “1년 전만해도 30개월 된 소 한 마리 키우는데 사료비로 300만원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500만원 정도 든다”면서 “소 한 마리를 팔 때마다 전에 비해 200~300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는 꼴이다. 키울수록 손해다보니 한우 농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소를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도매 가격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호남권 한우 도매 평균가격은 1kg당 1만340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5% 감소했다. 지난해 호남권 한우 도매 평균가격인 1kg당 1만8487원보다도 약 27% 감소한 수치다. 한우 한 마리 무게를 약 700kg으로 봤을 때, 한우 도매 가격이 약 400만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반면 국제 곡물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전쟁으로 수입 곡물 가격이 올라 한우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대두박·소맥·볏짚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김동구(55) 전국한우협회 영암군회장은 “전쟁 전에는 사료 25kg 한 포대당 1만1000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만5000원으로 끝을 모르고 계속 오르고 있다”며 “사료비와 금리, 인건비 등이 모두 오른 상황에서 소 도매 가격만 떨어져 키울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소 값이 하락하는 이유로는 전국 한우 사육 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급이 많아졌고, 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국 한우 사육 두수는 약 350만 마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상북도에 이어 두번째로 한우 사육 두수가 많은 전남도는 지난해 약 60만 마리의 한우를 길러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우 농가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너도나도 소를 팔려고 출하를 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2021년 한우 도축량은 약 12만 마리였지만, 지난해 도축량은 약 14만 마리로 10% 증가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2015년부터 한우 농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매년 한우 사육 두수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손해를 보면서도 한우를 출하하는 사람이 많아 한동안 도매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남도는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사료 구매 자금의 이자를 지원하고 한우 판촉에 적극 나서기로 했지만, 농민들은 언 발에 오줌누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복잡한 유통구조 탓에 한우 도매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아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한우 생산비에 가장 큰 부담인 사료 가격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한우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