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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아 간다는 것- 김원명 광주원음방송 교무
2022년 11월 11일(금) 00:45
세상에서 흔히 하는 말로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함께 산다고 작았던 눈이 커지거나 낮았던 코가 높아질 리는 없을 것이다. 부부가 서로 생각이 같아지고, 습관이 같아지고, 성격이 같아져서 그것이 눈으로 표정으로 나타나 다른 사람에게 비슷한 인상을 주게 되는 모양이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며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화평한 마음, 겸손한 태도, 성실한 삶은 편안하고 진실한 얼굴로 나타나고 독한 마음, 비굴한 마음, 음흉한 마음은 심술궂은 얼굴로 나타나게 된다.

링컨 대통령은 사람이 사십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거울을 보고 나는 어떤 얼굴인가 생각해 보자.

남에게 신뢰와 기쁨을 줄 얼굴인가, 아니면 혐오감을 주고 불신을 주는 얼굴인가 또 나는 지금 어떤 얼굴을 닮아가고 있는가, 마음속에 존경하는 사람을 모시고 사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인품을 닮아간다고 한다. 원불교 3대 종법사인 대산 종사께서는 항상 마음속에 자신에게 귀감이 되고 닮아가려는 스승을 모시고 살라고 가르친다.

미국의 학자 나다니엘 호손이 쓴 큰 바위 얼굴이라는 단편은 우리에게 닮아감의 교훈을 잘 일깨워 주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미국의 어느 산골 마을에는 사람 얼굴 모양의 큰 바위가 있었다. 이 바위는 멀리서 볼수록 윤곽이 뚜렷하여 온화하고 자비가 넘치는 거룩한 모습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큰 바위 얼굴이 마을의 번영과 평화의 수호신이며 언젠가는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주인공이 나타난다는 전설을 굳게 믿었다.

소설의 주인공 어니스트는 어머니로부터 이 전설을 들으며 항상 큰 바위 얼굴의 평화로운 얼굴을 바라보고 일하고 독서하고 사색하며 살았다. 그는 가난하였지만 항상 성실하고 참되게 살아갔다. 그러는 동안 마을에는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이 많이 지나갔다. 돈 많은 사업가, 명성 높은 정치가 그리고 개선 장군 등…. 그들이 나타날 때마다 동네 사람들은 기대와 환성을 보냈지만 오래지 않아 실망을 주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러는 사이에 주인공 어니스트도 백발이 되고 이마에는 굵은 주름살이 잡혀 있었다. 그의 성실하고 순수한 생활은 그를 평화롭고 자비스러운 풍모로 변화시켜 왔다. 어니스트는 여느 때처럼 해질 무렵 동네 사람들을 모으고 자기가 사색과 독서와 체험에서 얻은 인생의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위대한 시인은 저녁 햇볕을 받고 서 있는 어니스트의 모습에서 바로 큰 바위 얼굴의 평화와 자비를 보았다. 그는 이가 바로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이라고 하였다. 모든 사람들은 조용히 이 외침에 머리를 끄덕였다.

이 작품은 마음속에 스승을 모시고 닮아 가는 겸손하고 성실한 한 수행자의 모습을 잘 그려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살아가다 보면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활용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면 나만의 습관이 버릇이 되고 그것이 바로 나의 모습으로 귀착되어지는 것이다.

요즘 입에 담기도 힘든 사건 사고와 그로 인해 희생과 참사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인물이 없다며 지도자가 없다며 원망과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큰 바위 얼굴처럼 나를 한번 돌아보자. 나는 원망과 한숨으로 일그러진 얼굴인지 아니면 그 안에서 참회와 반성, 안타까움과 자비의 모습인지 돌아보는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