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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도 시민도…그리웠다, 캠퍼스의 낭만
전남대 용봉대동풀이 3년 만의 개최…주점 공연장 등 ‘북적’
2022년 09월 23일(금) 11:00
전남대학교축제 용봉대동풀이가 열린 21일 밤 5·18잔디광장을 찾은 학생과 주민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 해 행복하다”

광주·전남지역 대학축제를 대표하는 전남대 ‘용봉대동풀이’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2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첫날인 21일, 축제의 주 무대인 전남대 5·18 잔디광장에는 밤 9시가 넘은 시간에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전남대 측은 이날 용봉관 뒤쪽에 마련된 야외 공연장에만 약 3000여명의 사람이 몰렸다고 밝혔다.

대학 곳곳에 마련된 주점은 모두 만석이었다. 천막 아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마스크를 벗은채 술게임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코로나19 이전 대학생들의 모습과 같았다. 다만 코로나19로 술자리를 가질 기회가 적어서인지, 신입생이 모인 테이블에서는 술게임이 1분 이상 이어지질 않았다. 그래도 학생들은 리듬에 맞춰 “민영이가 좋아하는 랜덤게임, 랜덤게임”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서로 등을 두드리며 웃는 소리가 전남대 곳곳에 퍼졌다.

이날 축제의 주인공은 의외로 초등학생들이었다. 저녁 내내 5·18 잔디광장앞에 설치된 야외 공연장 앞을 지키던 초등학교 1~3학년 4명을 사회자가 무대로 초청했다. 학생들이 수줍은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고 한마디씩 할 때마다 광장에선 여성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곧이어 무대에서 가수 아이브의 ‘러브다이브’ 노래가 나오자, 초등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작은 손으로 얼굴을 받치며 도도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야외공연장에 모인 학생, 주민, 카메라 감독, 안전 요원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무대에 오른 초등학생 중 청일점이었던 배선우(7)군은 공연장을 나서며 아쉬운 듯이 자꾸만 뒤를 돌아봤다. 배군은 “또 무대에 오르고 싶다”며 아버지 배세진(43)씨의 소매를 잡아 끌었다. 배군은 평소에도 ‘틱톡’ 앱을 활용해 친구들과 춤을 추며 논다고 했다. 오늘은 안된다는 아버지의 말에 배군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를 올려다보며 “내일 또 오자”고 말하는 그의 눈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배씨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늘 전남대 축제를 한다길래 아이와 아이 친구들을 데리고 나왔다. 사람들과 어울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노래를 부르는 이런 모습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배씨는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이런 공간이 그동안 필요했다.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가는 것 같아 좋다.”며 아이들과 함께 웃었다.

이날 공연 마지막 순서는 전남대 락밴드 ‘맥킨토쉬’의 공연이었다. 밴드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정재윤(22)씨는 ‘코로나 학번’이다. 대학 3학년이지만 대학 축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을 앞둔 정씨는 “이제야 대학 생활을 제대로 즐기는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되지만, 막상 무대에 올라가면 떨림이 흥분으로 바뀐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점은 아쉬웠다. 야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밀집해있었던 만큼 마스크를 착용한 가운데 축제가 진행됐다면 하는 아쉬움이다..

이날 축제는 3년 전 여느 대학 축제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남대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웃고 있었다. 오랜만에 광장에서 축제를 즐기며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