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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제3함대사령부 군악대 - 영암 ‘은광학교’ 특별한 인연
악보 볼수 없어 소리듣고 반복 연습…연말 학예발표회 감동
“어둠 속 한줄기 빛…음악 통해 자신감 가졌으면”
2022년 07월 04일(월) 19:30
3함대 군악대원들과 은광학교 학생들이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해군 제3함대사령부 제공>
우리 바다를 지키는 군인들과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20년째 이어진 특별한 인연이 눈길을 끈다.

해군 제3함대사령부(이하 3함대) 군악대는 영암군 삼호읍 시각장애인 특수학교 ‘은광학교’ 학생들에게 드럼, 트럼펫, 플룻 등 다양한 악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한 차례, 두 시간씩 은광학교 관악부 학생들은 3함대 군악대를 찾아 악기 수업을 받는다.

학생들은 장애를 가진 탓에 악보를 제대로 볼 수 없지만 군악대가 들려주는 악기 소리를 듣고 반복 연습을 통해 연주를 배운다.

3함대와 은광학교 학생들의 인연이 시작된 건 지난 2002년. 당시 은광학교가 전남교육청에 악기 연주를 지도해 줄 자원봉사자를 요청했는데, 3함대가 지원자로 나서면서 악기 수업이 시작됐다. 군악대 장병들은 학생들이 음악을 통해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고, 자신감과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또한 군악대 장병들은 비장애인들에 비해 은광학교 학생들이 다소 더디지만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아울러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의미를 깨닫게 된다. 학생들도 불가능하다고 만 여겼던 악기연주에 큰 자신감을 얻었고, 지금은 군악대와 합주를 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올랐다.

3함대 군악대원이 은광학교 학생에게 악기를 지도하고 있는 모습.
군악대와 은광학교는 매년 연말 은광학교 학예 발표회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낸다. 이들의 협연은 발표회장을 찾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재능기부 인연을 매개로 3함대와 은광학교는 지난 2019년에는 자매결연을 맺기도 했다. 악기수업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안보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군악대 악기 레슨에 참여 중인 은광학교 김예정(17)양은 “악보를 볼 수 없으니 당연히 내가 스스로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악기를 연주하는 제 모습을 볼 때면 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자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군악대 중에는 은광학교와의 인연으로 후일 직업군인의 길을 택한 이도 있다. 임주완 하사는 병사로 복무하던 시절, 자신의 재능기부가 학생들의 변화로 이어지는 모습에 전역 후 전문 부사관으로 재입대했다. 현재 은광학교 악기지도를 담당하고 있다.

군악대와 은광학교 학생들은 20주년 인연을 맞은 올해 특별한 연주회를 연다.

이들은 오는 14일 목포시민문화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해군 호국음악회’에서 ‘시(sea)-앙상블’을 주제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군악대장 전기찬 원사는 “음악은 마음으로 속삭이는 이야기”라며 “학생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 마음속에 따뜻한 음악표를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