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울리는 고금리·고물가… 비명이 쏟아진다
주담대 2.1%에서 2.47%로 올라
갚아야 할 이자 월 수십만원 늘어
치솟는 물가에 외식 하기도 겁나
주가 폭락에 빚투자자 ‘전전긍긍’
갚아야 할 이자 월 수십만원 늘어
치솟는 물가에 외식 하기도 겁나
주가 폭락에 빚투자자 ‘전전긍긍’
![]()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의 폭락으로 자산시장 악화가 우려된다. /연합뉴스 |
“매달 대출금 상환일이 다가오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A(40)씨는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추가로 신용대출까지 받았다. 그렇게 총 4억원 상당을 은행에서 빌렸다.
대출을 받을 당시에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2.1%였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현재 이자율은 2.47%로, 신용대출 금리는 1.86%에서 무려 3.01%로 올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한 달에 원금을 제외하고 A씨가 갚아야 할 이자만 60만원에서 90만원까지 늘었다.
A씨는 “월급은 제자리 걸음인데 금리가 오른 데다, 물가도 무섭게 올랐다”며 “출퇴근 기름값에 점심 밥값, 대출이자만 해도 매달 150만원은 우숩다”고 하소연했다.
퇴직을 앞두고 노후를 위해 대출을 받아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시작했다는 B(59)씨는 최근 사업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은행에서 5억원 상당을 대출받아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3.39%였던 대출 금리가 4.69% 오르면서 매달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만 55만원이 더 늘었다.
B씨는 “대출금리가 너무 올라 태양광발전소 수입보다 이자 지출이 더 많을 지경”이라며 “앞으로 더 금리가 오르면 손해만 볼 듯해 발전소를 매각하고 대출을 갚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월급은 그대로인 것에 반해 물가는 급등하면서 씀씀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데다, 대출 금리도 연일 치솟으면서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이자 부담도 크게 늘었다. 한 푼이라도 아껴보기 위해 점심시간 저렴한 한 끼를 찾아다니는 등 하루하루 절약하며 버텨내고 있지만, 물가와 금리부담이 워낙 큰 탓에 이마저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불만이 쏟아져나온다.
3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14%로 한 달 새 0.09%포인트 높아졌다. 2014년 1월(4.15%) 이래 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월 3.91%에 비해서는 0.23%나 오른 것이다.
가계대출 중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한 달 새 5.62%에서 5.78%로 0.16%포인트나 올랐는데, 이 역시 2014년 1월(5.85%) 이래 8년 4개월 만의 최고점이다.
치솟는 물가도 직장인들의 근심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이날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광주가 5.5%, 전남이 6.2% 상승했다. 광주 물가는 2008년 8월(6.0%)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전남도 2008년 7월(6.3%)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식물가는 더 올랐다. 광주의 외식물가는 전년 대비 7.2% 올라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8월(7.6%) 이후 23년 9개월만에 7%선을 넘겼다. 전남 외식물가도 7.4% 오르면서 2008년 12월 금융위기(7.5%) 이후 13년 5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이처럼 물가가 크게 오르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만원으로는 점심 한 끼 제대로 먹을 수 없게 됐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C(여·24)씨는 “식비가 부담스러워 동료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기보다 혼자 간단히 때울 때가 많다”며 “식후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겁나 1000~2000원짜리를 찾아다닌다. ‘한턱 쏜다’는 분위기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금리, 고물가 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이번 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되고 추석(9월 10일) 성수품 수요가 몰리는 7∼8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이번 주부터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대부분 연 6%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달 이자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경제계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계속해 오르면 매달 이자 상환액이 커지게 되고, 물가마저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가계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신용대출을 받아 ‘빚투’에 나선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도 폭락을 면치 못해 자산시장 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A(40)씨는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추가로 신용대출까지 받았다. 그렇게 총 4억원 상당을 은행에서 빌렸다.
대출을 받을 당시에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2.1%였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현재 이자율은 2.47%로, 신용대출 금리는 1.86%에서 무려 3.01%로 올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한 달에 원금을 제외하고 A씨가 갚아야 할 이자만 60만원에서 90만원까지 늘었다.
퇴직을 앞두고 노후를 위해 대출을 받아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시작했다는 B(59)씨는 최근 사업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은행에서 5억원 상당을 대출받아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3.39%였던 대출 금리가 4.69% 오르면서 매달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만 55만원이 더 늘었다.
직장인들의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월급은 그대로인 것에 반해 물가는 급등하면서 씀씀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데다, 대출 금리도 연일 치솟으면서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이자 부담도 크게 늘었다. 한 푼이라도 아껴보기 위해 점심시간 저렴한 한 끼를 찾아다니는 등 하루하루 절약하며 버텨내고 있지만, 물가와 금리부담이 워낙 큰 탓에 이마저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불만이 쏟아져나온다.
3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14%로 한 달 새 0.09%포인트 높아졌다. 2014년 1월(4.15%) 이래 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월 3.91%에 비해서는 0.23%나 오른 것이다.
가계대출 중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한 달 새 5.62%에서 5.78%로 0.16%포인트나 올랐는데, 이 역시 2014년 1월(5.85%) 이래 8년 4개월 만의 최고점이다.
치솟는 물가도 직장인들의 근심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이날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광주가 5.5%, 전남이 6.2% 상승했다. 광주 물가는 2008년 8월(6.0%)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전남도 2008년 7월(6.3%)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식물가는 더 올랐다. 광주의 외식물가는 전년 대비 7.2% 올라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8월(7.6%) 이후 23년 9개월만에 7%선을 넘겼다. 전남 외식물가도 7.4% 오르면서 2008년 12월 금융위기(7.5%) 이후 13년 5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이처럼 물가가 크게 오르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만원으로는 점심 한 끼 제대로 먹을 수 없게 됐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C(여·24)씨는 “식비가 부담스러워 동료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기보다 혼자 간단히 때울 때가 많다”며 “식후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겁나 1000~2000원짜리를 찾아다닌다. ‘한턱 쏜다’는 분위기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 고금리,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
당장 이번 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되고 추석(9월 10일) 성수품 수요가 몰리는 7∼8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이번 주부터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대부분 연 6%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달 이자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경제계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계속해 오르면 매달 이자 상환액이 커지게 되고, 물가마저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가계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신용대출을 받아 ‘빚투’에 나선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도 폭락을 면치 못해 자산시장 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