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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신재생 에너지가 될 수 있을까?-김체현 한국폴리텍대학 전남캠퍼스 전기과 1학년
2022년 05월 24일(화) 22:30
현재 지구에서는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손상되고, 세계 각지에서 산불·폭우·폭설·태풍 등 자연재해의 빈도수와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여러 국가들은 탄소중립을 선포했다. 탄소중립의 목표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zero)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나 전기차 개발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중 탄소를 줄이기 위한 가장 큰 과제가 있다. 바로 발전이다. 지구에서 온실가스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은 정해져 있다. 그런데 2019년에 처리 가능한 용량을 초과해 약 510억t을 더 배출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발전소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량은 약 138 억t(27%)이다. 또한 화력 발전소는 전 세계 발전소의 5%이지만, 탄소 배출량은 73%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화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 발전은 어떤 방식이 있을까? 많은 나라에서 태양광발전과 풍력, 조력 등 다양한 발전 방식을 실행하고 있지만, 전력량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 이에 여러 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을 신재생 에너지의 대안으로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은 신재생 에너지라고 불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를 지니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안전성이다.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는 회복 불가능한 재앙을 불러 왔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앞으로 수백 년 동안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가 되었고, 아직도 불치병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또 방사능 폐기물 처리도 문제일뿐더러 지금까지 지어진 원전들은 부실하고 그마저도 수명이 다 돼 가는 실정이다. 원자력 발전은 탄소를 보다 적게 배출하고 발전 성능이 우수하지만,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시한폭탄 같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위험성이 큰 원자력 발전이 신재생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일까?

유럽연합(EU)은 보다 안전한 핵연료를 사용하고자,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을 가동하는 등의 엄격한 조건이 포함된 ‘EU 택소노미’(EU Taxonomy)라는 위임법을 내놓았다. 이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녹색 경제 활동으로 인정되는 목록을 담은 분류 체계이다. 한데 이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고, 요구하는 기술들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규제만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관련 기술이 개발되면 원자력 발전을 탄소중립에 활용하고 신재생 에너지로도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사실은 확실해 보인다.

영국·프랑스 등 원전 확대 정책을 내세운 나라들은 130여 개의 차세대 원자로를 개발하여 안정성뿐만 아니라 경제성까지 갖춘 원전을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차세대 원자로는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있다. 여러 주요 장치들이 배관으로 연결된 기존 원자로와 달리 일체형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원자로는 사고 발생 시에도 위험물 배출이 줄어든다. 우리나라에서도 외부에 누출되면 굳어 버리는 액체 핵연료인 용융염(Molten Salt)을 사용하여 사고 시에 핵연료가 누출되지 않는 용융염 원자로(MRS)를 연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차세대 원전을 개발하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관련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 시설 부지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을 EU 택소노미 기준에 맞추기는 힘들겠지만, 지금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의 탄소를 낮추기 위해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