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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 슬기로운 문화생활
2022년 05월 10일(화) 19:10
/박진현 문화·예향담당국장, 선임기자
지난 주말, 완도 나들이에 다녀온 지인은 모처럼 ‘축제 다운 축제’를 즐겼다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5일부터 완도 해변공원 등에서 펼쳐진 ‘2022 완도 장보고 수산물 축제’에 참가해 가족과 함께 행사장 곳곳을 돌며 오븟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특히 개막행사로 마련된 군민화합노래자랑에서는 초청가수와 출연자들의 무대에 환호성까지 질렀다고 말했다.

그녀가 전해준 ‘완도 기행’은 얼마 전까지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아직 엔데믹 시대를 맞이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4월15일을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해제되면서 코로나19로 잊고 살았던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간 것이다.

최근 광주시립미술관에서도 ‘코로나의 그늘’에서 벗어난 노멀 라이프(normal life)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2시 광주 시립미술관 대강당은 ‘2022 미술관 아카데미’의 첫 강의를 듣기 위해 온 100여 명의 수강생들로 북적였다. 전시장도 아닌 대강당에, 그것도 대낮에 많은 사람이 몰려든 건 근 2년 만이다.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미술관 1층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두번째 봄’도 연일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바야흐로 엔데믹 시대에 다가서고 있다. 여전히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오랜 거리두기에 지쳐 있던 사람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문화예술계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미술관은 인원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전시장을 오픈할 수 있고 공연장은 객석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되면서 잔뜩 들뜬 분위기다. 실제로 광주 도심 곳곳에는 클래식에서부터 트롯콘서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배너광고들이 관객들을 손짓하고 있다.

오는 13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막하는 중국 현대미술 작가 유에민쥔(岳敏君) 개인전도 그중에 하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재단 주최로 오는 8월28일까지 열리는 ‘유에민준:한 시대를 웃다! in 광주’는 블록버스터급 행사로는 코로나19 이후 지역 최초의 전시다. 유에민쥔의 대표작인 웃음 회화작품을 비롯해 차이나아방가르드의 진수를 보여주는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사실, 누구보다도 ‘엔데믹’ 상황이 반가운 이들은 관객과 예술가일 터. 지난 2년 여 동안 문화 나들이가 제약을 받으면서 관객들은 비대면 관람으로 ‘집콕’스트레스를 풀어야 했고, 예술가는 생계를 위해 정든 무대를 떠나야 하는 등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코로나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웃프기도’ 하다.

마침내 돌아온 일상, 문화예술계가 긴 침묵에서 벗어나 많은 이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민들도 미술관과 공연장을 찾아 예술가들의 무대에 박수를 보내자. 그들의 땀과 열정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행복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예술가가 행복한 도시야 말로 문화도시다.

<문화·예향담당국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