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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 10년 만에 폐지…청소년 게임 강제서 자율로
청소년보호법 개정 16세 미만 밤 12시~6시 게임 금지 조항 삭제
수면권 보장 등 논란 일단락…모바일 게임 성장으로 실효성 줄어
2022년 01월 04일(화) 19:00
/연합뉴스
‘애들은 가라’ 식 제도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게임 셧다운제’(이하 셧다운제)가 지난 1일부터 폐지됐다.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심야 게임을 금지하는 제도다. 3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 시행에 따라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규정이 삭제됐다.

2011년부터 10년여 동안 유지됐던 셧다운제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셧다운제는 2004년 정부가 온라인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에서 시작했다.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하고 ‘게임중독’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되자 청소년들은 ‘신데렐라’ 신세가 됐다. 오전 0시가 되면 부모의 허락 여부와 관계없이 게임이 강제 종료됐던 것이다.

셧다운제가 문화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도 빗발쳤다.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로도 실효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청소년은 공공연히 부모 명의로 게임을 실행해 법망을 벗어났다. 온라인 게임을 제외한 오프라인 게임, 콘솔 게임, 모바일 게임 등은 사용자가 16세 미만인지 파악할 방법이 없거나, 기술적으로 이용시간 제한 기능을 적용하기 힘들어 셧다운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2012년 프랑스에서 열린 프로게임대회에 참가했던 프로게이머 이승현(당시 15세)군은 대회 도중 오후 11시 58분이 되자 게임이 강제 종료돼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셧다운제는 국내 게임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청소년 인터넷게임 셧다운제의 입법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시장 성장률은 2011년 18.5%에서 2012년 10.8%, 2013년 -0.3%로 급락했다.

원래 목적이었던 ‘수면권’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연구’에 따르면 셧다운제 도입 이후 초등학생의 수면 시간은 2011년 9.1시간에서 2013년 8.3시간으로 오히려 줄었다. 중학생 또한 같은 기간 7.8시간에서 7.2시간으로 감소했으며, 2020년까지 이들의 수면시간은 큰 변동이 없었다.

정부는 지난 31일 모바일 게임이 성장하면서 온라인 게임 비중이 줄어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유튜브 등 청소년이 심야에 이용할 수 있는 매체가 늘어나면서 셧다운제의 실효성은 더욱 줄었다고 셧다운제 폐지 배경을 밝혔다.

1일 이후 셧다운제 관련 제도는 ‘게임시간 선택제’(문체부 게임산업법)로 제도로 일원화된다. 이로써 게임 접속이 차단되는 시간을 청소년 본인이나 보호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에는 인터넷게임 중독·과몰입 청소년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상담, 교육, 치료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은 “게임 이용에 있어 청소년의 자기결정권과 가정 내 자율적 선택권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됐다”며 “게임 이용 교육과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청소년 보호 주무부처로서 청소년의 건강한 일상회복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