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당선-박정수 씨 소감] “팬데믹 2년, 희망 잃지 않고 긴 터널 이겨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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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당선-박정수 씨 소감] “팬데믹 2년, 희망 잃지 않고 긴 터널 이겨내길”
▲ 전남대 수학교육과 졸업
▲ 소설봄 동인
▲ 전남대 통계학과 교수
2022년 01월 02일(일) 22:00
당선자 박정수
청소년 시절, 나는 어떤 소설을 읽고 크게 흔들렸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했기에 이과계열의 안정된 직장으로 향했다. 나이 사십이 넘어서야,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소설창작에 들어섰다. 감동적인 글을 쓰기는 예상보다 어려웠다. 소설은 허구였고 현실은 냉엄했다. 하지만 어릴 적 생각은 늙지도 않는지, 자꾸 나를 잡아당겼다. 픽션이 주는 위안 덕분에도 계속 썼다. 삶에서 이루지 못한 회한을 이야기 속에서 어루만지고 추슬렀다.

‘V 난청’에서 나는 바이러스 탓에 고통 받는 우리의 딱한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 아울러 현재 팬데믹 상황이 과거 군사정권의 압제와 닮았다고 상상했다.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민주를 얻었듯이, 바이러스를 이겨내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니 희망을 잃지 말고 긴 터널을 견디어내자고 말하고 싶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여러 선생님과 문우들이 나를 길렀다. 창작을 가르쳐준 문순태, 채희윤, 이미란, 박상우, 최유안 소설가에게 감사드린다. 합평으로 나를 깨우친 생오지, 소설봄, 소설다방, 소행성, 말과활의 문청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부족한 작품을 뽑아준 함정임 소설가에게도 감사드린다. 소재를 제공하고 초고를 혹평한 아들과 아내에게 애정을 듬뿍 보낸다.

작가라는 길에 들어서면 부담과 외로움이 습작기보다 더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감동이나 위로를 주는 글을 쓴다면 좋겠다. 불가해한 삶의 진실을 캐는 작품을 짓도록 노력하겠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V 난청’ 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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