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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문화예술상’ 제도 전면 재검토해야-임원식 광주예총 회장
2021년 11월 30일(화) 06:00
임원식 광주예총 회장
광주시는 지난 11월 25일 상무지구 라마다호텔에서 ‘2021년 문화예술상 시상식’을 열고 문학 등 4개 부문에 선정된 5명에게 상패를 수여했다. 광주문화예술상은 한국 문화예술의 창조적 계발과 발전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문화예술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시인 박용철·김현승·정소파를 기리는 문학상을 비롯해서 임방울 국악상, 허백련 미술상, 오지호 미술상 등이 그것이다. 1992년 오지호 미술상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30년째 시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9개 부문에서 시상하고 있는 광주문화예술상은 작년에 정소파문학상, 허백련미술상 본상, 오지호미술상 특별상, 임방울국악상 특별상에 후보자가 없거나 적격자가 없었다. 올해에도 역시 김현승문학상, 허백련미술상 본상, 오지호미술상 본상, 임방울국악상 본상에 후보자가 없거나 적격자가 없어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이는 수많은 수상 대상자 중에서 적합한 수상자를 결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이 상에 대한 권위와 매력이 점점 희박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이 상에 대한 호응도도 갈수록 떨어져 접수자가 아예 없는 부문이 많은 것이다. 이번에도 접수 기간 마감 후 접수자가 없는 분야갸 많아서 2차 추가 재공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본상의 2개 분야에 아예 한 사람의 접수자조차 없는 실정이었다. 이는 이 제도에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이는 광주문화예술상이 갈수록 그 권위를 잃어 가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다.

그 원인은 간단하다. 상금이 없기 때문이다. 문학의 경우 저서 발간, 미술은 전람회 개최, 국악은 공연회 개최 등을 지원하는 지원금이 약간 있을 뿐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1천500만 원이 수여되었다. 그리고 수상 다음 해에 기념 초대전, 기념 공연, 기념문집 발간에 소요되는 지원금도 지급되었다.

그러나 이후 공직선거법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의 규정을 들어 상금을 아예 없애 버렸다. 시상금이 없는 ‘광주광역시문화예술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추천된 후보자의 숫자가 적어질 뿐만 아니라 수상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니 상의 권위가 추락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예향이라고 하는 광주광역시의 권위마저 떨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주광역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도 예술계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예술가의 이름을 붙인 예술상이 많다. 그러나 광주광역시에서 주는 예술상처럼 상금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남 지방의 문인 이름을 딴 문학상만을 예로 들어 보겠다. 강진의 ‘김영랑 시문학상’(3000만 원), 곡성의 ‘조태일시문학상’(2000만 원), 순천시의 ‘김승옥 문학상’(대상: 5000만 원, 우수상 6명: 3000만 원), 담양군의 ‘송순(면앙정) 문학상’(대상: 2000만 원, 우수상: 1000만 원), 나주시의 ‘백호임제 문학상‘(본상: 2000만 원, 나주문학상: 500만 원), 해남의 ‘고산(윤선도) 문학상’(시: 2000만 원, 시조: 2000만 원) 등이 모두 적정한 상금을 걸고 시행되고 있다. 이는 이웃 전남 지역의 문학상에 국한하여 사례를 든 것일 뿐, 전국으로 확대해 보면 더욱 많은 문학예술상들이 상당한 상금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알려진 것은 노벨상이다. 노벨상이 그만한 권위를 갖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상금이 한화로 13억 원에 달하고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이 공평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금도 중요하지만 수상자의 선정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예술인 스스로가 자천하는 방식보다는 사계에서 두루 인정하는 후보를 가릴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기회에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도 다른 지자체들의 사례를 참고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이 상이 예향이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서 시행하는 상이요, 광주가 낳은 훌륭한 예술가들인 박용철·김현승·정소파·허백련·오지호·임방울의 이름을 내세운 상이라는 사실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 이 상들이 더 이상 그 권위를 상실하지 않고 그 이름에 걸맞은 권위와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방도를 전반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