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김성은 감독 토크쇼
“어려운 시기, 자신만의 재미 찾으며 이겨내야”
내년 국가대표 선발 대비 훈련 중
징크스 없고 실수 연연하지 않아
경기 열리는 날 새 옷 입는 김 감독
“즐기는 산 보고 크게 될 거라 생각”
2021년 10월 20일(수) 21:00
19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에 초청된 도쿄 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가 활 시위 당기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의 주인공이 된 안산 선수가 지난 19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에 초청돼 팬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안산 선수와 지도를 맡고 있는 김성은 광주여대 양궁 감독이 자리를 함께해 도쿄 올림픽 뒷이야기를 들려주고 평소 궁금했던 질문에 답하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형욱 객원MC가 진행을 맡았다.

안 선수는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도쿄 올림픽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감사의 인사와 함께 오늘 26일부터 시작되는 2022년도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국내 양궁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에 출중하다보니 국가대표 선발전은 세계대회보다 치열하다고 익히 알려져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도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시합이기 때문에 훈련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안 선수를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는 ‘강심장’이다. 중압감이 만만치 않은 올림픽 무대에서 개인전 준결승과 결승 두차례나 마지막 화살 한 발로 승부가 결정되는 슛오프 상황. 평소 잘해왔던 것도 못할 것 같은 긴장의 순간에도 안 선수의 멘탈은 흔들리지 않았다.

“양궁 경기가 세트제로 진행되는데 세트 점수가 동점일 때 마음속으로 ‘슛오프 가면 좋겠다. 슛오프 가서 내가 이기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마음은 바로 ‘나는 이길거야’로 이어지는 거죠. 저는 시합 할 때 질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은 스스로의 실력을 믿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징크스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시합할 때 루틴이라고 한다면, 국내 대회의 경우 기록발사 들어가기 전에 과녁에 있는 표적지를 선수들이 교체하는데 그때 10점 자리를 톡톡 치고 돌아와요. ‘잘 부탁한다. 많이 들어가라’라는 마음을 담아서요.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거 같아요. 하지만 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안하거나 하지도 않아요.”

안 선수와 달리 지도자인 김 감독은 꼭 지키는 루틴이 있다. 지도하는 선수들의 대회가 열리는 첫날에는 새 양말을 신고 새 옷을 입는다고 이야기했다. 마음가짐을 바르고 깨끗하게 하려는 김 감독만의 규칙이고, 그게 선수들에 대한 예의라고도 생각한다. 안 선수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날에도 새 옷을 갖춰입고 TV를 보며 응원했다고 전했다.

토크쇼에 참석한 안산 선수(가운데)와 김성은 광주여대 양궁 감독(오른쪽).
김 감독이 지켜본 안 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양궁을 즐기는 선수였다.

“안 선수를 처음 본 게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광주국제양궁장에서 광주 대회가 열리는 날이었어요. 대개 초등학교 어린 선수들은 실수를 하면 우울해하는데 산이는 실수를 해도 즐거워하고 재밌게 쐈던 거 같아요. ‘특이한 아이다’ 생각을 했죠. 이후에 중학생이 된 산이가 다시 전국대회에 출전했는데 그때도 역시 실수하고도 웃는 거에요. 즐기는 운동을 하는 거였죠. ‘크게 될 선수다’라고 그때부터 생각했습니다.”

안 선수는 양궁선수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양궁은 활동량이 많이 없는 정적인 운동이지만 그 속에서 재미를 찾으면 도움이 된다”며 “운동이라는 게 힘들 때도 많지만 자신만의 재미있는 포인트를 찾으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기도 했다.

광주체중·체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광주여대에 입학하면서부터 김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지만 안 선수는 누구보다 감독을 믿고 신뢰한다. 지시와 복종, 억압적인 훈련이 아닌 선수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소통하고 개선점을 찾아내려는 지도자로서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기보배, 최미선에 이어 안산까지 3개 대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 6개를 획득한 광주여대 양궁부의 힘이기도 하다.

안 선수는 마지막으로 코로나19를 비롯해 삶의 어려운 순간마다 포기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면 언젠가는 기회를 잡고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했다.

“독립영화 ‘메기’에 이런 문구가 나와요.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깊게 파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얼른 빠져 나오는 일이다’. 그 대사에 감명을 많이 받았어요. 양궁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실수를 했을 때 거기에 연연해 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빠져나와서 제 길을 찾아가는게 중요해요. 저는 시합을 할 때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면서 기회가 생겼을 때 그 기회를 잘 잡으면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파이팅!”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