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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린 우주 속 ‘암흑물질’ 지도 나왔다
한국천문연구원 딥러닝 기술 사용…기존 연구보다 3배 이상 정밀
2021년 06월 02일(수) 00:00
왼쪽부터 초은하좌표계 XY평면, YZ평면, ZX평면으로 본 우리 은하 주변 암흑물질 분포도. 각 좌표 가운데에 우리 은하가 있으며, 빨간색이 짙을수록 암흑물질 밀도가 높은 영역이다. 화살표는 암흑물질의 운동 방향을 나타낸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인공지능(AI)이 그린 우리은하 주변 ‘암흑물질’ 지도가 공개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AI를 이용해 우리 은하 주변에 분포한 암흑물질을 분석, 기존 연구보다 3배 이상 정밀한 지도를 그렸다고 31일 밝혔다.

암흑물질은 빛을 내거나 반사하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질량을 갖고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고 추정되는 물질이다.

천문연 홍성욱 박사가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우리 은하로부터 1억 광년 내에 펼쳐져 있는 암흑물질의 밀도 분포를 예측했다. 외부 은하 1900여개를 대상으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AI는 약 300만 광년의 해상도로 ‘우주 거대 구조’를 그렸다.

연구진은 AI에게 ‘일러스트리스-TNG’라는 대규모 우주 거대 구조 시뮬레이션을 학습시켰다. 이 시뮬레이션은 은하 간 실가닥(filament) 구조를 매우 자세하게 재구성한 게 특징이다. 연구진은 시험 삼아 실제 우리은하 주변 1억 광년 내에 존재하는 은하 정보를 적용했을 때, AI가 처녀자리 은하단 등 기존에 알려진 은하 집단과 은하들을 연결하는 실가닥 구조를 잘 재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암흑 물질은 우주의 팽창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로 꼽힌다. 학계에 따르면 우리 눈에 보이는 우주는 4%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암흑물질(27%)과 암흑에너지(69%)로 구성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하와 은하를 연결하는 우주망(cosmic web)이 대부분 암흑물질로 구성된 만큼, 암흑물질의 분포 양상을 분석하면 각 은하의 과거 형성 과정부터 미래 진화 양상까지 분석할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과 달리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은하의 확률적 통계 모형을 구축했으며, 이로써 암흑물질 분포 예측을 매우 효율적으로 재현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십억 년에 이르는 우주의 진화를 모사할 때 방대한 계산과 전산 자원이 필요한데, AI를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인데다 상세한 암흑물질 분포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홍 박사는 “차세대 첨단 천문관측 장비들이 가동되면 이제껏 발견되지 못한 새로운 은하들이 지속적으로 은하 목록에 추가될 것이며, 이를 통해 암흑물질 예측 모형의 신뢰성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며“이번에 활용된 딥러닝 기술을 통해 향후 우리은하 주변뿐 아니라 더 확장된 우주 거대 구조에 대한 상세 지도를 얻는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힐 결정적 단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5월 26일자에 게재됐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